BASEBALLPARK

(다 들어보는 데 110분 쯤 걸려요)


오래간만에 바흐를 벗어나,

라모의 신보를 하나 올려봅니다.

프랑스 바로크 음악의 역사의 마지막 하일라이트를 장식한 인물인 장-필리프 라모.

청/중년기에는 음악 이론가, 교육자, 연주자로 이름을 날렸다가 장년기에는 서정 비극, 오페라-발레 등의 무대 작품에 눈을 돌려 바로크-로코코 양식의 마지막 꽃망울을 터뜨린 이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고전 시대로 넘어가기 직전 음악 쪽의 앙시앵 레짐의 대표 취급을 받았던 관계로 그의 작품 상당수가 사장되어 20세기 초반까지 빛을 보지 못한 비운을 맛보기도 했습니다. 뭐 본인이 의식적으로 그런 입장에서 음악 활동을 했을 것 같진 않습니다만 어쨌든...

프랑스 바로크의 건반음악에 있어서 빅3 로 통하는 이 중 루이 쿠프랭, 프랑수아 (大) 쿠프랭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매우 적은 수의 작품만을 남겼지만 그의 클라브생 작품집이 갖는 다채로운 매력은 상당합니다.

비단 작품의 내용 뿐 아니라 출판 연대를 보아도 라모가 굉장히 야심찬 인물이었을 거라는 짐작이 능히 가능합니다. 그가 첫 작품집을 출판한 연도는 그의 나이 23세인 1706년, (파리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시골에서 올라온 촌티나는 작곡가가 겁도 없이 출판을 하. 당시 프랑스 음악계의 적자였던 38세의 정통 빠리쟝 大쿠프랭도 아직 1집을 출판하지 않았던 상태였는데 말입니다.

그는 건반악기를 위한 작품집을 네 차례 출판합니다.

1706년에 첫 작품집을 낸 후 1724년에 두번째 작품집을, 1728년 즈음하여 '새 작품집'을, 1741년에 '합주곡 형태의 작품집'이라는 이름으로요.

어느 것이나 프랑스 바로크를 대표하는 독특한 연주 관행인 노트 이네갈notes inegales 같은 기법을 포함하여 선배 음악가들의 성과를 충실히 계승했음은 물론, 당대 최고의 테크니션으로서의 위치를 과시할 수 있는 다채로운 음색의 매력 넘치는 소품들로 가득한 작품들입니다.

무슨 뜻인지 얼른 해득하기 어려운 모호한 제목을 붙인 것까지 그러하지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