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여행] 허겁지겁 산동성 (2)
- 작성일
- 13-06-27 17:47
직장에서 단체로 후다닥 둘러본 산동성 이야기예요~
첫 날,
진종일 달리고 달린 끝에 마침내 첫 날의 종착지인 곡부에 입성.
곡부 최고의 숙소답게 식탁 꾸밈도 제법 때깔이 그럴싸하다.
궐리빈사가 자랑하는 메뉴 '공부채'인데, 한국인은 워낙 산동 스타일의 요리에 익숙하기 때문에 그닥 이국적으로 보이진 않는 편.
공자의 고장에 왔으니 공부가주도 마셔 주고, 에헤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여행 가이드북 같은 데서 소개하던 곡부의 이미지는 '깡시골'이었는데,
반짝반짝한 궐리빈사 입구.
날이 밝았으니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곡부 최대의 볼거리를 향해 출발.
'궐리'란 공묘 및 공부가 자리잡은 이 지역의 다운타운(?)을 뜻하는 말.
보시다시피 이런 큼지막한 성벽이 이곳을 감싸고 있다.
이곳에 아직 안 와보신 분들이시여,
공자님 사당에 닿으려면 보시다시피 겹겹이 놓인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먼저의 두 문이 청나라 때였고, 이거이 명나라 때 만들어진 문이었던가, 가물가물......
비싼 표값도 아랑곳하지 않는 관광객들로 평일에도 이곳은 바글바글.
'지성묘'라 적혀 있던 관문 통과.
이제 제법 진짜 문 같은 문도 통과.
가이드 청년 및 우리 대빵 (동양철학 박사)께서 공자님과 측백나무의 관계를 설명해 주셨는데 까묵었다.
계속해서 문, 문, 문 하는 것이 과연 황제의 궁성을 짓는 격식에 준하여 지어졌다는 공묘답다.
공묘의 본격적인 내부로 들어오면 이렇게 사방팔방에 공자의 덕을 기리는 비석이 가득하다.
가슴 아프게도 거의 대부분 비석들에 저리 동강난 흔적이 눈에 띈다.
다행히도 그나마 멀쩡히 살아남은 비석들이 몇 안 되는 와중에도 있긴 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붉은 글씨의 흔적이 보이긴 한다.
겉때깔은 멋져 보이는 건물이건만,
계속 전진 또 전진.
이 비석을 이고 있는 동물은 거북이 아니라 전설 속의 머시기라 했는데 그새 또 까묵-_-;;;;;
공묘의 본 건물에 가까워 가니 이런 멋들어진 용기둥도 보이기 시작.
공자께서 이곳에서 제자들에게 가르침을 베풀었다는 곳 '행단'.
마침내 도착.
현판 생김새로 보아 하니 청나라 때 만들어진 것 같은데,
크기는 태화전보다 조금 작지만, 태화전에서조차 찾아볼 수 없는 이곳만의 위엄을 보여주는 것,
어쨌든 참 므찌다. 용기둥들이여.....
대성전 내부에 공자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공자상 자체는 문화재라 할만한 거리는 없어 보임.
대성전을 지나 뒤켠의 정원에 가 보면,
저~~ 위, 궐리빈사 음식상에 있던 저 글귀를 기억하시는지?
나름 희한한 사실은, 2000년 대대 성인으로 떠받들며 숭상하던 공자님의 외모에 대한 묘사는 하나같이
주마간산 공묘 구경을 마치고 서둘러 다음 장소인 공부로 이동한다.
저 아저씨, 유창한 우리말로 '천원, 천원'을 외치며 저걸 사란다.ㅋㅋㅋ
첫 날,
인천공항에서 청도공항(지도 오른쪽 가운데) 까지 이동 후,
그야말로 잠깐 스쳐지나갔던 두 군데의 박물관과 점심 장소(한가운데 동그라미 쳐놓은 치박 근처)를 빼고는 내처 고속도로를 달렸다. 위 지도에 빨간색으로 그어 놓은 길을.
대빵께서 가라사대:
'여러분들과 함께 대륙 평원의 기상을 느껴보자고 하루 종일 평지를 달리는 코스를 잡았습니다, 허허허'
(아마도 위의 두 시골 박물관을 꼭 들러야겠는데, 근처 가장 가까운 제남공항에 떨어지는 비행기 스케줄 및 가격 맞출 수 있는 게 없어서 하는 수 없이 청도를 경유하게 된 것이 진실이 아닐까...)
진종일 달리고 달린 끝에 마침내 첫 날의 종착지인 곡부에 입성.
춘추 시대의 산동성은 한가운데 위치한 태산을 기준으로 북쪽은 제나라가 도읍지를 임치(오늘날 치박)에 두고 있었고, 남쪽은 곡부를 도읍지로 삼았던 노나라가 자리잡고 있었다.
그 때문에서일까,
산동성의 성도는 제나라 쪽에 있는 제남이고, 산동성 차량의 번호판에 붙어 있는 지역명은 魯.
우리의 숙소는 곡부 최고의 숙소로 자타가 공인하는 '궐리빈사'.
공식 4성급 숙소인데 대략 Holyday Inn 정도의 퀄리티는 너끈히 되는 곳.
곡부 최고의 숙소답게 식탁 꾸밈도 제법 때깔이 그럴싸하다.
궐리빈사가 자랑하는 메뉴 '공부채'인데, 한국인은 워낙 산동 스타일의 요리에 익숙하기 때문에 그닥 이국적으로 보이진 않는 편.
여기서 가장 특별한 요리는 맨 오른쪽에 있는 튀김두부. 다른 지방에서는 볼 수 없는 이곳(공자 집안 전통)만의 스타일이라고.
물론 특별히 더 맛있다는 얘기는 아님-_-;
춘권에 장식해 놓은 '노벽魯壁'도 기억해 두시라.
공자의 고장에 왔으니 공부가주도 마셔 주고, 에헤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여행 가이드북 같은 데서 소개하던 곡부의 이미지는 '깡시골'이었는데,
불과 10여 년 사이에 이곳에도 천지개벽이 이루어져 버렸다.
최소한 이곳 최대의 볼거리 공묘 부분은 이렇게 휘황찬란.
뭐, 여기도 중심가에서 4-500m 정도만 벗어나면 대륙 특유의 꾀죄죄함이 여지 없이 드러나긴 하더라만.
반짝반짝한 궐리빈사 입구.
날이 밝았으니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곡부 최대의 볼거리를 향해 출발.
'궐리'란 공묘 및 공부가 자리잡은 이 지역의 다운타운(?)을 뜻하는 말.
보시다시피 이런 큼지막한 성벽이 이곳을 감싸고 있다.
스타일로 봐선 명나라 시대 성벽으로 보이지만, 때깔을 보면 영락없는 20세기 건축물. 어쩌면 21세기 건가???
공묘/공부/공림을 한꺼번에 입장할 수 있는, 물경 150元이라는 어마어마한 가격을 자랑하는 통표.
이곳에 아직 안 와보신 분들이시여,
공묘는 공자의 '무덤(墓)'이 아니라 '사당(廟)'임을 알아두시라. (공자님의 무덤은 나중에 다시 언급하기로 하고.)
성인으로 추앙받는 분답게, 공자를 모신 사당인 공묘는 비단 대륙 뿐 아니라 유학이 융성했던 동아시아, 특히 한국 땅에 '문묘'라는 이름으로 여기저기 세워져 있다.
이곳, 곡부의 공묘가 그 모든 공묘 및 문묘의 원조 중 원조임은 당연지사.
공자 사후 처음엔 단촐하게 지어졌던 것이 후에 유학을 숭상하는 왕조가 열릴 때마다 증축에 증축을 거듭하여 마침내 현재의 모양을 갖추게 되었다.
공자 사후 처음엔 단촐하게 지어졌던 것이 후에 유학을 숭상하는 왕조가 열릴 때마다 증축에 증축을 거듭하여 마침내 현재의 모양을 갖추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가장 바깥 쪽 건축물이 가장 최근 건립된 거라 보심 대체로 맞을 듯.
공묘의 첫번째 문에 적힌 글은 공자께서 평생 이상적이라 여긴 음률을 나타내는 '금성옥진'.
공자님 사당에 닿으려면 보시다시피 겹겹이 놓인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무슨 오락실 게임 같네그려ㅎㅎㅎ
먼저의 두 문이 청나라 때였고, 이거이 명나라 때 만들어진 문이었던가, 가물가물......
비싼 표값도 아랑곳하지 않는 관광객들로 평일에도 이곳은 바글바글.
이곳 곡부 마을이 자기 때문에 먹고살기 괜춘해졌다는 걸 공자님은 상상이나 하셨을지.
'지성묘'라 적혀 있던 관문 통과.
이제 제법 진짜 문 같은 문도 통과.
가이드 청년 및 우리 대빵 (동양철학 박사)께서 공자님과 측백나무의 관계를 설명해 주셨는데 까묵었다.
(뭐, 공자님께서 생전에 측백나무를 아끼셨다는 얘기려니, 쿨럭)
계속해서 문, 문, 문 하는 것이 과연 황제의 궁성을 짓는 격식에 준하여 지어졌다는 공묘답다.
공묘의 본격적인 내부로 들어오면 이렇게 사방팔방에 공자의 덕을 기리는 비석이 가득하다.
역대 황제들이 자신의 문덕을 과시하기 위해 공묘를 방문하며 남긴 흔적들이리라.
한데,
가슴 아프게도 거의 대부분 비석들에 저리 동강난 흔적이 눈에 띈다.
대부분 문화대혁명 때 홍위병의 손으로 벌어졌던 수난들.
우리네 장승 목을 자르던 일부 종교인들이야 몰래 오밤중에나 저랬지, 얘네는 저짓을 국가의 녹을 먹어가며 했으니 원.......
다행히도 그나마 멀쩡히 살아남은 비석들이 몇 안 되는 와중에도 있긴 있는데,
문화대혁명사에서 이렇게 살아남은 유적들 대부분은 그 은혜를 주은래에게 돌려야 할 듯.
공묘를 때려부수러 홍위병들이 출동하자 주은래 수상이 이곳 관리인에게 전화를 하여 '가장 귀중해 보이는 비석에 크고 뻘건 글씨로 '黨' 字를 적어두라는 지시를 남겼다고 한다.
그 글자를 본 홍위병들이 그 비석은 그냥 두고 나머지만 때려부수었다는 거짓말 같은 20세기의 전설.
자세히 들여다보면 붉은 글씨의 흔적이 보이긴 한다.
겉때깔은 멋져 보이는 건물이건만,
이제 저곳은 기념품 판매점으로 전락-_-;;;
'문화재 관리 민영화'의 한 단면인 듯.
계속 전진 또 전진.
이 비석을 이고 있는 동물은 거북이 아니라 전설 속의 머시기라 했는데 그새 또 까묵-_-;;;;;
공묘의 본 건물에 가까워 가니 이런 멋들어진 용기둥도 보이기 시작.
공자께서 이곳에서 제자들에게 가르침을 베풀었다는 곳 '행단'.
마침내 도착.
공묘의 핵심 건물이자 대륙에서 가장 큰 목조 건물 랭킹 2위 쯤 되는 곳. (1위는 물론 북경 자금성의 태화전.)
대성전.
그 모든 격식이 황제의 건물에 버금가게 (단, 뛰어넘지는 못하게) 지어진, 대단한 위엄을 자랑하는 장소.
현판 생김새로 보아 하니 청나라 때 만들어진 것 같은데,
이런 데 자기 흔적을 남기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했던 건륭제가 썼으려나??? (현대 중국사에 그런 인물이 하나 더 있다. 강택민-_-;)
크기는 태화전보다 조금 작지만, 태화전에서조차 찾아볼 수 없는 이곳만의 위엄을 보여주는 것,
바로 저기 대성전을 떠받치고 있는 용기둥.
하지만 그 위의 단청무늬는 대성전의, 어쩌면 대륙 문화재의 슬픈 운명을 상징하기도 한다.
위에서 잠시 언급했다시피, 대륙의 문화재 관리는 '민영화' 된 부분도 있어서 그 업체에서 이곳의 입장료를 책정하고, 기념품을 팔아먹는 일 등등을 한단다. 모르긴 몰라도 그런 걸 운영하는 데서 나오는 이권은 또한 당 고위층과 밀접하게 이어져 있을 것이고.
이곳 곡부를 맡은 업체에서 맨 처음 한 일이란, 대성전을 청소한답시고 저기 단청에 냅다 물호스 세례를 퍼부은 것,
덕택에 천년 가까이 먼지를 뒤집어 쓰며 세월의 수수한 멋을 내주던 단청이 녹아내리는 불상사가 생겼고, 부랴부랴 사태파악을 한 정부가 이리저리 덧칠도 하는 등의 복원작업을 했지만, 천년의 흔적은 고스란히 리셋.
뭐, 숭례문 같은 명색 국보 1호를 홀랑 태워먹은 나라 사람에겐 그 정도야 뒷담화거리도 못 되나-_-
어쨌든 참 므찌다. 용기둥들이여.....
대성전 내부에 공자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공자상 자체는 문화재라 할만한 거리는 없어 보임.
척 보기에도 저것이 공자의 외모라는 느낌도 잘 안 들고.
대성전을 지나 뒤켠의 정원에 가 보면,
실제로 공자께서 직접 사용했다는 우물도 있다.
저~~ 위, 궐리빈사 음식상에 있던 저 글귀를 기억하시는지?
이곳 '노벽'은 공자 (및 제자백가)의 사상을 못마땅하게 여긴 진시황이 저지른 분서갱유를 피하여 공자님의 저작을 묻어 놓았다는 훈훈한 전설이 전해지는 장소.
한나라 시절 저 벽을 허물어보았더니 공자님의 저서가 우수수 쏟아져 나왔다나 어쨌다나.
잠시 이에 얽힌 스토리 한 도막을 소개하자면 (역시 동양철학 박사이신 대빵께서 들려주신 스토리)
전국-진-초한쟁패의 혼란한 시절을 지나 대륙을 통일한 한나라가 대륙을 다스리고자 택하려 했던 사상은 공자의 유학.
한 고조 유방은 애초에 유학자들을 대단히 경멸했던 인물이었지만, '평화시에 정치를 하려면 예법이 필요하다'는 간언을 받아들이기로 했는데,
문제는 진시황 시절 분서갱유 땜시 온갖 학술 책들이 씨가 마른 것.
수소문 끝에 공자님이 남긴 사서삼경을 '외우고' 있다는 90 먹은 노인을 찾아내 (이름은 까묵;;;), 이 노인네의 구술을 받아적은 것이 바로 훈고학의 시작이라고.
문제는 그로부터 한세월이 지난 후 느닷없이, 이곳 '노벽'에서 공자 시절의 서책이 묻혀 있던 것을 발굴해냈다는 주장이 나온 것.
여기 책자는 마치 올챙이 머리 같은 글씨체로 적혀 있어 과두체라 불렀다 하는데,
90 노인네의 구술을 받아적는 것으로 시작된 경전 vs 이곳 노벽에서 발견된 과두체의 경전 중 어느 쪽이 더 정통인가 하는 논쟁이
2000년 유학 역사를 관통하는 주제라 말씀하심.
그러나 오늘날에는 '노벽 속에 숨어 있던 공자님의 원전 운운은 모두 발견한 이의 주.작.'이라는 20세기 곽말약의 주장이 대략 정설로 인정받고 있다고.
나름 희한한 사실은, 2000년 대대 성인으로 떠받들며 숭상하던 공자님의 외모에 대한 묘사는 하나같이
'외계인 같다'는 것이다.
고대사에 대한 서술 중 가장 신빙성이 높은 '사기' 세가에서 공자의 외모에 대한 언급이 딱히 없건만.....
9척 장신이라는 것 외에, 혹시 주윤발이 연기한 '공자'를 보고 공자님이 그리 생기셨을 거라는 상상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마간산 공묘 구경을 마치고 서둘러 다음 장소인 공부로 이동한다.
이런 곳에도 어김 없이 걸인이 자리잡고 영업 중.
저 아저씨, 유창한 우리말로 '천원, 천원'을 외치며 저걸 사란다.ㅋㅋㅋ
내, 한국에 들고 들어갈 수만 있다면 사고 싶긴 했건만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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