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약속", 삼성과 "또 하나의 가족"과의 싸움을 다루다 from 가디언
- 작성일
- 14-02-07 16:42
10대 소녀였던 황유미 씨가 삼성전자에 취직했을 때 아버지 황상기 씨는 딸을 자랑스러워했다. 황유미 씨는
경제적으로 힘들었던 집에 충분한 돈을 보태고, 그녀의 어린 동생의 대학 학비를 댈 수 있게 되길 원했다. 그러나 2007년,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에서 일한 지 5년이 지난 뒤, 병원으로 달려가는 황상기 씨의 택시 뒷자리에서 그녀는 숨을 거두었다.
죽
기 20개월 전 황유미 씨는 희귀한 급성 백혈병을 앓고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황상기 씨는 수원 삼성 공장에서 위험한 화학물질에
노출된 것이 병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아버지는 딸이 산업재해로 죽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세계에서 가장 큰 첨단기술 회사와
세계에서 가장 겁 많은 한국의 언론과 싸웠다.
"유미가 매일 접한 화학물질에 의해 병에 걸린 것이 아니라고 삼성이
내게 말하는 것을 도저히 믿을 수 없었어요"라고 황상기 씨는 말했다. 그가 가진 의문은 딸의 동료들이 같은 병으로 죽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 더욱 커졌다. 그는 "나는 전문가에게 말했고, 내가 찾은 사실을 신문, 방송국, 잡지에 알렸어요. 모두 내게 똑같이
말했죠. '삼성과 싸워 이길 수 없어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목요일 삼성에서 일한 뒤 병을 앓기 시작한 황유미 씨와 그 외의 12명의 진실에 대한 황상기 씨의 오랜 추적을 다룬 영화가 전국적으로 개봉하며 이 사건을 둘러싼 침묵을 깨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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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약속>은 모든 제작비를 개인 기부와 크라우드 펀딩으로 모은 첫 한국 영화다. 제작비의 1/4은 7000여명에게
영화티켓과 DVD로 돌려줄 것을 약속하고 기부 받았고, 나머지 제작비는 영화제작자 스스로 투자했으며, 개인 투자자의 투자를 받아
마련했다. 삼성의 잘 알려진 광고 슬로건이기도 한 "또 하나의 가족"에 대한 법적인 분쟁을 피하기 위해 제작자는 영화에서는 그
기업을 '진성'이라고 이름 붙였다.
김태윤 감독은 황유미 씨 사건에 대한 뉴스 기사를 읽고 이를 영화로 만들어야겠다는 영감을 받았다고 말했다.
"
친구들은 이를 할 수 없다고 말했어요. 이 영화가 내 커리어에 아주 위험할 것이라고 말했죠. 하지만 나는 여기서 혼자가
아니었어요. 여러 가족들이 있었죠. 나는 첨예하거나 민감한 주제로 공격 받는 것을 상관하지 않아요. 여기엔 영화 제작자에게 있는
어떤 터부도 없기 때문이죠."
이종란 변호사는 "황유미 씨와 다른 노동자들의 사건이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명백히 보여주는 많은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노동자들은 그들이 다룬 물질이 어떤 종류인지 결코 말하지 않았다. 심지어 변호사가 삼성에게 그 화학물질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요구했을 때도, 그들은 회사 기밀이라고 말했다."
피해자 가족들의 캠페인이 추진력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11년 서울지방법원이 삼성 공장의 독성 화학물질이 황유미 씨와 또 한 사람의 노동자의 암을 "유발했거나, 적어도 더 진행시켰다"고 판결을 내린 뒤였다. 이에 앞서 노동자를 보호하고, 회사를 압류했어야 할 고용노동부는 암과 화학물질 사이의 관계가 증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이러한 정부 입장에 대해 항의했다. 더 최근의 판례는 2009년 백혈병으로 죽은 29살 여성에 대해 서울지방법원은 삼성전자에서 5년 동안 근무한 것과 병 사이에 "고려할 만한 가벼운 관계"가 있다고 판결을 내린 것이었다.
삼성전자는 이 사건을 공개적으로 말하기를 꺼리고 있으며, 서울지방법원 주변에서 가족들이 작은 집회를 방해한 혐의나, 밤낮으로 황상기 씨의 가족을 회사 직원이 미행한 일 등의 여러 사건의 영화화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
회 사 관계자는 백혈병과 같은 혈액암의 발병이 반도체 공장에서 한국의 국가 평균보다 낮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반올림에 따르면 황유미 씨와 그녀의 동료들이 겪은 백혈병은 굉장히 희귀한 형태로 20~29살까지의 한국 청년 10만 명 중 오직 4.2명 만이 걸릴 뿐이다.
삼성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삼성 반도체 공장은 최고 수준의 직원들에 의해 세계 수준의
환경 규정을 지키고 있습니다. 삼성 그룹의 모든 직원의 건강과 안전을 가능한 높은 수준에서 유지하겠다는 약속도 계속 준수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런 말도 삼성에서 떠난 지 4년 뒤 2005년 뇌종양 진단을 받은 한혜경 씨의 어머니 김시녀
씨에게 위안이 되지 않는다. "내 딸은 많은 납과 유기 화학 용매를 흡입했어요. 이 사실이 나는 딸의 병과 그녀의 병 사이에
연관이 있다고 주장하는 이유입니다"라고 그녀는 말했다. 36살인 한혜경 씨는 최근 많이 병세가 많이 진정되었지만, 여러 차례의 뇌
수술을 받은 뒤 몸의 왼쪽이 부분적으로 마비되었으며, 언어 장애도 겪고 있다.
김시녀 씨는 "병과 직장 사이의
관계를 증명할 때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내 딸과 약속했습니다. 사람들은 삼성에 대항하는 것이 계란으로 바위 치는 것이라고 말해요.
하지만 이런 말은 내가 더 열심히 싸워야겠다고 마음을 다지게 만듭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내 딸이 삼성에 취업했을 때 나는
딸의 모든 친구를 불러 축하 파티를 열었어요. 딸이 가장 한국에서 가장 큰 회사에서 일했으니, 축하할 만한 좋은 이유가 됐죠.
하지만 삼성이 밖에서 보기엔 그럴 듯 해 보이지만 속은 텅 비었어요."
황상기 씨는 여전히 속초에서 택시 일을 하며,
160킬로미터 떨어진 서울에서 집회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그는 적은 수입과 많은 병원비를 생각해서라도 보상 소송을 그만하는
대신 돈을 받으라는 친척들의 불평을 거절했다. 그는 이 소송이 몇 년이나 걸릴 수 있고 결국 질 수밖에 없어도 자신의 침묵을 살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가 10억여 원을 거절했을 때, 그들은 얼마를 원하냐고 물었어요. 하지만 나는 그들의 돈을 받을 방법이 없어요. 내가 다른 가족들이 여전히 고통 받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죠."
가디언에 실린 "South Korean film spotlights claims of sickness linked to Samsung plants"를 번역한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