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잡설] 아키텐의 엘레오노르
- 작성일
- 12-04-23 16:03
아키텐의 엘레오노르를 수식하는 말은 다음과 같습니다.
프랑스 왕보다 광대한 아키텐 공작령의 여공이었고, 프랑스 왕 루이 7세의
왕비였으며, 잉글랜드 왕 헨리 2세의 왕비이자,
저 유명한 사자심왕 리처드 1세와 존 왕을 탄생시킨 모후이기도 합니다.
이 여인을 처음 인지한 건 고등학교 때 주말의 명화에서 해준 '헨리 2세'. 이름
듣고는 셰익스피어의 극본을 영화화했나 싶었는데 나중에 뒤져보니 원제는
'겨울의 사자'이더군요. (이미 베팍에서 한 번 얘기했죠.)
그때 처음 '헨리 2세에게는 사이가 안좋은 아내가 있었구나' 정도만 기억했습다.
그리고 얼마 전에 본 시오노 나나미의 '십자군 이야기 2'에서 비로소 본격적으로
이 여인의 이름을 기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키텐의 엘레오노르' 그녀가 십자군 전쟁의 책에서 나온 이유는 처참한 실패로 끝난
2차 십자군에서 당시의 남편이었던 프랑스의 루이 7세와 함께 십자군 전쟁에 참가했기
때문이었죠. 역사 속의 여자들에 대해서 대부분 안좋게 평가하는 편인 시오노 나나미
할매는 역시나 부정적으로 묘사했는데... 그래도 거기에 나온 얘기로는, 아키텐 공작령은
당시의 프랑스 왕보다 더 넓은 영지를 갖고 있었고, 그녀는 그 광대한 영지의 상속자였고,
루이 7세와 이혼한 후에는 헨리 2세와 결혼했다는 거였습니다.
아하... 그때 그 영화의 왕비가 이 여자구나... 혹시 그녀를 다룬 책이 없을까... 싶더군요...
우리나라에 번역된 책은 이게 유일한 거 같더군요. 나머지는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형식...
인터넷을 돌아다녀보니 이 책의 작가 앨리슨 위어는 서양의 시오노 나나미라고 한대나요.
그만큼 역사를 쉬운 이야기로 풀어내는 스타일이라는 얘기. 기록이 빠진 부분이 있으면
추측도 좀 넣기도 하지만, 그런 부분은 문장 서술어만 봐도 명확히 드러나기 때문에
적당히 가려보면 되더군요.
아무래도 주인공이 중세의 여성을 다룬 것이다보니 중세의 기록은 주로 그녀보다는
그녀의 남편과 아들이 중심이었을 거고, ('헨리 2세는 부인과 함께 어쩌고 저쩌고...',
'리처드 1세는 어머니에게 어쩌고 저쩌고...' 라는 식으로) 그래서 이야기의 대부분은
실질적으로 아키텐 공작 기욤과 루이 7세, 헨리 2세, 리처드 1세, 존 왕의 얘기라고
할 수도 있어요.
거기에서 작가는 엘레오노르가 관련된 것과, 보조적이었던 경우라도 그녀의 역할을 중심으로
뽑아내면서 그녀의 일대기로 편집한 셈이죠.
최대 장점은 역시나 복잡한 수치나 이런 것보다는 쉽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라는 점에
있다고 봅니다. 작가의 재미있게 글쓰는 솜씨 덕분에 번역된 다른 책들을 챙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이 책으로 엘레오노르의 당시의 얘기를 알게 되면서 덤으로 백년전쟁 이전에도 다투었던
프랑스와 잉글랜드 (뭐 잉글랜드 왕이 소유한 대륙의 영지 다툼이 대부분이기는 하지만...
백년전쟁도 마찬가지긴 하네요) 이야기도 알게 되었고...
잉글랜드의 왕이지만 동시에 노르망디 공작이기 때문에 공작으로서는 프랑스 왕을
상위 군주로 충성서약을 하는 헨리 2세의 관계를 보면서 중세의 봉건제도에 대한 이해도도
좀 더 높일 수 있었고...
뭐 무엇보다 교과서에는 한 두 줄로만 나와있던 그 시대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가, 그 사람은
어떤 사람이었던가를 알 수 있게 된 게 가장 큰 장점이군요. 로빈훗에서의 멋진 왕이었던
리처드 1세가 알고 보면 찌질하기도 하고, 성질도 급하고 더럽고, 호색한에 남의 마누라 뺏기도
일삼는 성격이었던 걸 보면서 '존이 로빈훗 약혼녀를 겁탈하려고 하던데, 리처드가 있었으면
마찬가지였겠는 걸...' 라는 생각이 들기도.
그 외에도 헨리 2세의 아들들의 기괴한 성격들을 보면서 위대한 왕과 왕비 둘 다 자식교육은
엉망이구나 싶기도 하고... 잠시 샛길로 새자면... 중세 유럽 역사책들 보면 왕족은 물론 귀족들
성격 다 현대 기준으로 보면 잔인하거나 무법적인, 그리고 인간적으로 너무 찌질한 혹은 문제있는
면이 많아 보이기는 합니다... 카트린 드 메디치의 세 아들을 봐도 그렇고, 엘리자베스 1세 시절
귀족들을 봐도 그렇고. 조선의 연산군이 연속으려 계속 나타난다는 인상마저 받으니. 유교적인
가식으로 포장되면서 전쟁도 없던 시절과 그보다 몇 세기 앞선 다른 지역의 모습을 비교하니
그렇겠죠.)
뭐, 여튼... 늘 하는 얘기이지만, 이 책 읽으면서 스타에서 검은 안개로 가려져있던 부분이 스캔
뿌리면서 환해진 느낌이 더 늘었다고나 할까요...
프랑스 왕보다 광대한 아키텐 공작령의 여공이었고, 프랑스 왕 루이 7세의
왕비였으며, 잉글랜드 왕 헨리 2세의 왕비이자,
저 유명한 사자심왕 리처드 1세와 존 왕을 탄생시킨 모후이기도 합니다.
이 여인을 처음 인지한 건 고등학교 때 주말의 명화에서 해준 '헨리 2세'. 이름
듣고는 셰익스피어의 극본을 영화화했나 싶었는데 나중에 뒤져보니 원제는
'겨울의 사자'이더군요. (이미 베팍에서 한 번 얘기했죠.)
그때 처음 '헨리 2세에게는 사이가 안좋은 아내가 있었구나' 정도만 기억했습다.
그리고 얼마 전에 본 시오노 나나미의 '십자군 이야기 2'에서 비로소 본격적으로
이 여인의 이름을 기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키텐의 엘레오노르' 그녀가 십자군 전쟁의 책에서 나온 이유는 처참한 실패로 끝난
2차 십자군에서 당시의 남편이었던 프랑스의 루이 7세와 함께 십자군 전쟁에 참가했기
때문이었죠. 역사 속의 여자들에 대해서 대부분 안좋게 평가하는 편인 시오노 나나미
할매는 역시나 부정적으로 묘사했는데... 그래도 거기에 나온 얘기로는, 아키텐 공작령은
당시의 프랑스 왕보다 더 넓은 영지를 갖고 있었고, 그녀는 그 광대한 영지의 상속자였고,
루이 7세와 이혼한 후에는 헨리 2세와 결혼했다는 거였습니다.
아하... 그때 그 영화의 왕비가 이 여자구나... 혹시 그녀를 다룬 책이 없을까... 싶더군요...
아키텐의 엘레오노르
- 저자 : 앨리슨 위어
- 정가 : 20000원 (할인가 : 18000원)
- 출판사 : 루비박스
- 출간일 : 2011. 03. 20
- ISBN : 9788991124004
- 요약 : 한 여인의 삶의 발자취를 따라 펼쳐지는 매력적인 중세 유럽의 연대기!『아키텐의 엘레오노르』는 루이 7세, 헨리 2세와 결혼한 프랑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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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번역된 책은 이게 유일한 거 같더군요. 나머지는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형식...
인터넷을 돌아다녀보니 이 책의 작가 앨리슨 위어는 서양의 시오노 나나미라고 한대나요.
그만큼 역사를 쉬운 이야기로 풀어내는 스타일이라는 얘기. 기록이 빠진 부분이 있으면
추측도 좀 넣기도 하지만, 그런 부분은 문장 서술어만 봐도 명확히 드러나기 때문에
적당히 가려보면 되더군요.
아무래도 주인공이 중세의 여성을 다룬 것이다보니 중세의 기록은 주로 그녀보다는
그녀의 남편과 아들이 중심이었을 거고, ('헨리 2세는 부인과 함께 어쩌고 저쩌고...',
'리처드 1세는 어머니에게 어쩌고 저쩌고...' 라는 식으로) 그래서 이야기의 대부분은
실질적으로 아키텐 공작 기욤과 루이 7세, 헨리 2세, 리처드 1세, 존 왕의 얘기라고
할 수도 있어요.
거기에서 작가는 엘레오노르가 관련된 것과, 보조적이었던 경우라도 그녀의 역할을 중심으로
뽑아내면서 그녀의 일대기로 편집한 셈이죠.
최대 장점은 역시나 복잡한 수치나 이런 것보다는 쉽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라는 점에
있다고 봅니다. 작가의 재미있게 글쓰는 솜씨 덕분에 번역된 다른 책들을 챙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요.
이 책으로 엘레오노르의 당시의 얘기를 알게 되면서 덤으로 백년전쟁 이전에도 다투었던
프랑스와 잉글랜드 (뭐 잉글랜드 왕이 소유한 대륙의 영지 다툼이 대부분이기는 하지만...
백년전쟁도 마찬가지긴 하네요) 이야기도 알게 되었고...
잉글랜드의 왕이지만 동시에 노르망디 공작이기 때문에 공작으로서는 프랑스 왕을
상위 군주로 충성서약을 하는 헨리 2세의 관계를 보면서 중세의 봉건제도에 대한 이해도도
좀 더 높일 수 있었고...
뭐 무엇보다 교과서에는 한 두 줄로만 나와있던 그 시대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가, 그 사람은
어떤 사람이었던가를 알 수 있게 된 게 가장 큰 장점이군요. 로빈훗에서의 멋진 왕이었던
리처드 1세가 알고 보면 찌질하기도 하고, 성질도 급하고 더럽고, 호색한에 남의 마누라 뺏기도
일삼는 성격이었던 걸 보면서 '존이 로빈훗 약혼녀를 겁탈하려고 하던데, 리처드가 있었으면
마찬가지였겠는 걸...' 라는 생각이 들기도.
그 외에도 헨리 2세의 아들들의 기괴한 성격들을 보면서 위대한 왕과 왕비 둘 다 자식교육은
엉망이구나 싶기도 하고... 잠시 샛길로 새자면... 중세 유럽 역사책들 보면 왕족은 물론 귀족들
성격 다 현대 기준으로 보면 잔인하거나 무법적인, 그리고 인간적으로 너무 찌질한 혹은 문제있는
면이 많아 보이기는 합니다... 카트린 드 메디치의 세 아들을 봐도 그렇고, 엘리자베스 1세 시절
귀족들을 봐도 그렇고. 조선의 연산군이 연속으려 계속 나타난다는 인상마저 받으니. 유교적인
가식으로 포장되면서 전쟁도 없던 시절과 그보다 몇 세기 앞선 다른 지역의 모습을 비교하니
그렇겠죠.)
뭐, 여튼... 늘 하는 얘기이지만, 이 책 읽으면서 스타에서 검은 안개로 가려져있던 부분이 스캔
뿌리면서 환해진 느낌이 더 늘었다고나 할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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