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제게 존 포드를 좋아하십니까라는 질문은 영화를 좋아하십니까라는 질문과 동일합니다.
몇몇 감독들은 그 자체가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오즈 야스지로, 장 르누아르, 그리고 존 포드가 그렇습니다.

지금 부산 영화의 전당에서는 존 포드 탄생 120주년을 맞아 회고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이 회고전이 저를 병상에서 움직이게 했습니다 여섯 대의 주사를 맞고 진통제를 붙이고 영화를 보러가게 만들었으니까요.



존 포드를 좋아하다보니 이 감독과 관련된 서적도 꽤나 가지고 있습니다. 피터 보그다노비치의 책부터 시작해서, 미네소타 대학 출판부에서 편찬한 인터뷰집, 린제이 앤더슨의 책, 포드 감독의 손자인 댄 포드가 쓴 전기, 조셉 맥브라이드가 쓴 책, 피터 레만의 책들이 그것입니다. 그 중에서 가장 압권은 태그 갤러그의 <존 포드 : 인간과 영화>인데 이들 책 중에 우리나라에 번역된 책들은 아쉽게 한권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번 회고전에 현존하는 최고의 존 포드 전문가인 태그 갤러그가 내한합니다. 서재에 꽂혀 있던 태그 갤러그의 책을 읽으면서 존 포드의 영화를 다시 보는 기분은 재미가 솔솔합니다.




오늘 <수색자>를 다시 큰 화면에서 봤습니다. 영화가 너무 훌륭해서 봐도봐도 새롭게 발견되는 것이 화수분과 같은 영화입니다. 이런 영화는 일년에 너댓 번은 봐야 될 영화인 것 같습니다.

이번 회고전에는 정말 주옥 같은 영화입니다. 하나도 버릴 영화가 없네요. 그래도 추린다면 <수색자>, <역마차>는 기본적으로 꼭 봐야할 영화이고.. <굽이도는 증기선>, <도망자>, <네 아들>, <순례여행>, <말 위의 두 남자>, <데어 위 익스펜더블>, <웨건 마스터>는 놓쳐서는 안될 보물들입니다.

부산에서 회고전이 끝난 다음에 서울에서도 회고전이 이어질 예정입니다.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마십시오. 영화사상 최고의 감독이 만든 최고의 걸작을 보는 몇 안되는 기회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