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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김일성이 급사하자 김영삼은 정상회담까지 하려고 했던 대북정책을 접고 임기 내에 북한이 붕괴할 거라는 시나리오만 가정하고 기다립니다. (정상회담 전 김일성이 죽어서 아쉽습니다. 첫 번째 정상회담을 신한국당 정권에서 했었다면 한나라당이 대북정책을 당리당략적으로 이용하는 행태가 많이 줄어들었을 텐데 말입니다.)

그러나 김영삼의 예상과는 달리 북한은 붕괴되지 않았고 남한은 대북 이니셔티브를 잃어버렸죠.

그리고 남한을 배제한 상태에서 북미 제네바 회담이 열렸고, 경수로 지원 비용 46억 달러 중 70%에 해당하는 36억 달러를 남한이 부담하게 됩니다.

북한 관련 무정책으로 일관하다가는 김영삼 정부때처럼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잃게 되는 결과를 얻게 됩니다.

이 사건을 타산지석으로 삼지 못한 BBK 설립자 가카가 10년 후 허튼짓을 되풀이했죠.

(BBK 설립자 가카도 임기내 북한붕괴 시나리오를 믿었다고 합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문제점을 알고 BBK 설립하신 그분께서 만들어 놓은 5·24 조치를 해제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던데 이 이야기가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영혼의 콤비 이명박근혜 정권입니다만 이런 측면에서는 현 정권이 훨씬 낫죠.

독재자의 딸과 손자라는 공통점도 있으니 정상회담을 한다면 코드가 잘 맞을 것 같기도 합니다.

국내 정치에 이용하려는 생각을 가지고 정상회담을 하더라도 상관없으니 정상회담 소식이 들려왔으면 좋겠습니다. 위에 쓴 바와 같이 새누리당 정권에서 정상회담을 하는 것이 대북정책의 일관성 측면에서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대북 무정책이 좋지 않은 이유는 또 있습니다.

북한 민중들에게는 좋지 않은 이야기겠지만 이럭저럭 북한 체제가 유지되어 간다면 남한에 최악의 시나리오는 아닙니다.

문제는 최악의 시나리오인 전쟁, 북한 붕괴 후 중국이 접수, 남한에 급격하게 흡수통일 이 세 가지 확률이 대북정책이 없다면 죄다 늘어난다는 거죠.

전면전은 생각하기도 싫고, 중국이 접수한다면 일어날 국지전, 급격한 흡수통일로 일어날 초인플레이션.

저는 모두 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