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지우 나는 너다 160.
- 작성일
- 14-11-21 01:26
고등학교 졸업하고
서울 왔지.
물론!
공부하러 왔어.
이제 한 십 오 년?
신림동 밤골 순대집 장씨가
나에게 이렇게 묻드라고.
"그래 집은 기반 좀 잡았읍디여?"
基盤?
이겠지.
나는 막 웃엇어.
"뭐, 기반이라우?"
나는 안장에서
내려 걸어서 집으로 갔지.
소주잔에 낀 얼음 같은 세월.
經 몇 권 읽었다고 공부했다고 할 수 없지.
장씨의 기반은 나무바닥 밑으로 밤골 검은 또랑이
흐르는 순대집이 불린 연립주택 한 채야.
브랜드가 밝힌 낙타 한 필에 얹혀서 걸어온 나의 길,
내 대그빡에 듬성듬성
버즘 핀 사막.
세상은 내 보폭에 자꾸 태클을 걸고
푹푹 빠지는 나의 기반, 나의 모래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