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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50·18기·오른쪽 사진)이 검찰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한 후배 검사를 법정으로 불렀다. 검찰 안팎에서는 우 전 수석이 한때 ‘우병우 라인’이라고 불릴 정도로 자신과 가까웠던 현직 검사를 별 실익이 없는데도 증인 출석시키는 데에 씁쓸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직권남용 등 혐의로 지난 4월 불구속 기소된 우 전 수석 재판에 윤대진 부산지검 2차장검사(53·25기·왼쪽)가 16일 증인으로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우 전 수석 혐의 중 하나는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윤 차장에게 전화해 “청와대와 해경 간 전화통화 녹음파일을 꼭 압수해야 하느냐”고 말하는 등 검찰 압수수색에 개입했는데도 2016년 12월 국회 청문회에서 “단순히 상황파악만 했다”고 허위 증언한 혐의(국회 증언감정법 위반)다.

당시 우 전 수석은 청와대 민정비서관이었고 윤 차장은 광주지검 형사2부장으로 세월호 수사지원팀장을 맡고 있었다.

검찰이 우 전 수석에게 위증 혐의를 적용할 수 있던 것은 지난 4월 검찰 특별수사본부에서 참고인 진술을 했던 윤 차장 덕분이었다. 그러나 우 전 수석 측이 앞서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 윤 차장의 검찰 진술조서를 증거로 채택하는 데 동의하지 않으면서 윤 차장은 재판에 증인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검찰의 참고인 진술조서는 판사가 직접 듣지 않은 내용이라 피고인이 동의해야만 재판에서 증거로 쓰일 수 있다.

다만 해당 증거를 믿을지 말지는 판사의 판단에 달려 있다. 피고인도 증거 채택에는 동의해도 내용은 부인할 수 있다. 만약 피고인이 참고인 진술에 동의하지 않으면 검찰은 참고인을 증인으로 불러 법정에서 신문한다.

우 전 수석과 윤 차장은 대표적 특수통 검사로 꼽히며 우 전 수석이 2013년 검찰을 떠나기 전까지 굵직한 사건 수사를 함께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2001년 이용호 게이트 특별검사팀에서 파견검사로 호흡을 맞췄다. 2011년 대검 중수부의 저축은행 비리 수사 때는 우 전 수석이 수사기획관, 윤 검사가 수사팀 검사였다. 중수부 폐지를 둘러싸고 정치권과 검찰의 갈등이 한창이던 2011년 6월에는 서울 서초동에서 검찰 출입 기자들을 술자리로 불러 “중수부를 폐지한다는 것은 수사하지 말란 얘기 아니냐”며 함께 성토하기도 했다.

이런 인연 때문에 윤 차장은 2014년 우 전 수석이 청와대에 입성한 후 줄곧 ‘우병우 라인’으로 꼽혀 왔다. 그러나 윤 차장은 지인들에게 “내가 우병우 라인이면 왜 (상대적으로 비선호 근무지인) 지방에만 있겠느냐”고 말하곤 했다.

검찰 관계자는 “내가 우 전 수석이라면 윤 차장의 참고인 진술 내용은 부인하더라도 증거 채택에는 동의해서 후배가 재판에 나오지는 않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직 검사가 증인으로 법정에 서는 게 검사 개인이나 검찰로서는 매우 부담스럽다는 것을 우 전 수석도 잘 알 것”이라면서 “우 전 수석이 검찰에 감정이 좋을 리 없지만 그래도 한때 가까웠던 후배 검사를 굳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시킨다는 게 이해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