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게 땀이 났다.
몇 걸음 오르지도 않았는데 목덜미 뒤로 땀방울들이 후드득 떨어졌다.
사이사이 그늘쪽으로만 밟으며 걸어보지만 나즈막히 설 자란 나무가 만드는
그늘이란 게 그저 시늉인게지. 어쩔 수 없이 드러나는 어깨쭉지께가 타는 듯 하다.
선산이라고 모실 때는 야트막한 구릉인가 싶은 볼품없는 모양새에 아쉽다 했는데
7월 불더위에 다시 오르자니 슬픈 생각이고 뭐고 그저 덥다 덥다 생각에 목만 탄다.
'아버지......'
창날 같은 햇살에 흠뻑 젖는 땀에 생각 한마디 잇기가 혼곤하건만 아버지라고 한마디 되뇌이니
그예 가슴깨가 묵직하게 주저앉는다. 줄줄 흘러낸 땀에 몽땅 딸려갔는지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고보니 작년 장례식장에선 시원하게 에어컨 틀고 있었다. 무던히도 울었다.
손을 맞고 손을 보내고 그 틈틈히 어찌 그리 눈물이 나던지.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눈물도
내 몸자락이나 편해야 돋는 얄팍함이던가. 아니면 시간이 지나서겠지.
술 한잔 놓고 절 두번 하고 읍하고 나니 할 것이 없다. 뭔가 모자란 듯 싶은데 보탤 것이 없다.
차안과 피안의 관계란 이렇듯 단촐하구나.
터덜터덜 산길을 내려딛다 문득 한번 돌아본다. 얼마 내려가지도 않았는데 왠지 가물가물하다.
'이제 추석 때나 오겠네요......'
숨 한번 크게 들이 쉬었다 내고 다시 경사를 내려선다.
해도 여전하고 바람도 없건만 왠지 더 이상 땀이 나지 않았다.
양무명18-07-04 18:43
27.♡.♡.47
ㅎㅎ 저 표절인가요.
아무도 없이 혼자 오니 색다르네요
혼자 멍하니 앉아있다 내려왔습니다
네로울프18-07-04 18:45
61.♡.♡.172
아..그게 아니고..
쓰신 글 보니 왠지 이런 장면들이 떠올라서 그냥 끄적여 본 거에요..;;
혹여 실례가 됐다면 죄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