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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가 2020년 3월 31일 첫 '검언유착' 보도를 하기 3시간 여전 MBC의 검언유착 관련 방송 리포트가 '검언유착 의혹' 당사자인 한동훈 검사장에게 사전 유출된 정황이 드러났다. MBC의 방송 리포트는 역시 검언유착 의혹 당사자인 채널A를 통해 한 검사장에게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MBC는 17일 방송 보도 전 리포트가 사전에 유출된 경위 등을 자체 조사중 이라고 밝혔다. 

'검언유착' 사건은 채널A 기자가 2020년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의 힘을 빌어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위를 캐내려 했다는 의혹을 말한다.

MBC는 2020년 3월 31일 밤 8시 검언유착 사건을 첫 보도했는데, 채널A는 MBC 방송전 보도 리포트를 미리 받아봤다.

17일 뉴스버스가 확보한 검언유착 사건 수사기록에 따르면, 2020년 3월 31일 오후 4시 32분 채널A 소속 강모 기자는 채널A 법조팀장이던 배모 기자에게 MBC가 준비하고 있었던 검언유착 사건 첫번째 리포트 전문을 전달했다. 이어 같은 날 오후 4시 42분엔 MBC의 검언유착 관련 두번째 리포트 전문이 강 기자를 통해 배 기자에게 전달됐다.

채널A로 전달된 두 리포트는 MBC 기자들이 작성해 내부전산망에 올려놓은 것으로 부서장의 확인(데스킹)을 받기 전 버전이었다. 강 기자는 리포트를 전달하며 "절대 외부 유출 금지. 데스킹 전 버전이라. 해당 내용으로 작성된 시점의 열람자가 특정될 수 있다고 함"이라고 적었다.

데스킹이 완료된 MBC 리포트도 채널A에 전달됐다. 이날 밤 MBC 8시뉴스 보도 30분쯤 전인 저녁 7시 31분 강 기자는 배 기자에게 실제 방송에서 보도될 리포트를 전달했다.

채널A에 유출된 MBC의 검언유착 사건 리포트가 다시 한동훈 검사장에게 전달된 정황도 확인됐다.

2020년 3월 31일 오후 5시 50분쯤 MBC 검언유착 리포트를 전달 받은 배 기자와 강 기자는 한 검사장에게 리포트를 전달하자는 취지의 대화를 나눴다.

배 기자가 "난 한동(한동훈 검사장)의 늪에 빠져있어. 본부장 뵙고 왔는데 한동(훈)한테 잘 얘기하라고ㅠㅠ 한동(훈)에게 달달 볶이는 것은 내가 죗값을 치르는 거라고 ㅜㅜㅠㅠㅠㅠ"라며 한 검사장을 응대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에 강 기자는 "한동훈한테 제가 보내드린 거(MBC 리포트) 카톡으로 걍 보내드리세요"라며 "기사 보면 좀 덜 난리치겠죠"라고 말했다.

다음날인 4월 1일에도 MBC의 검언유착 사건 후속보도 리포트를 채널A가 미리 입수해 한동훈 검사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도 나타났다.

배 기자는 2020년 4월 2일 오후 8시 8분 강모 채널A 부본부장(현 채널A 보도본부장)에게 3월 30일부터 4월 1일까지 한 검사장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를 요약해 보고했다. 4월 1일자 대화 요약 부분에서 배 기자는 "MBC가 보도예정인 리포트 내용에 대해 서로 교환"이라고 적었다.

MBC의 검언유착 사건 보도 전후 채널A와 한동훈 검사장이 공동대응한 사실도 확인됐다.

MBC가 취재과정에서 한동훈 검사장에게 질문을 하며 취재에 들어가자, 한 검사장은 MBC의 질문과 자신의 대응을 배 기자에게 전달했다. 배 기자는 이를 채널A 검찰 출입기자들과 윗선에 공유했다.

배 기자는 2020년 3월 30일 오후 3시 36분 쯤 검찰 출입기자인 백모 기자에게 "오늘 한동훈 검사장에게 장인수(MBC 취재기자)가 전화한 모양"이라며 "한동훈 검사장이 3차례 전화 안 받은 상태. 문자로도 취재할 게 있다고 통화하고 싶다고 했는데 답변 안 하고 있대"라고 말했다.

배 기자는 이어 같은 날 오후 5시 19분에 대응 상황을 김모 당시 채널A 보도본부장에게 한 통의 메시지를 전달(포워딩)했다. 이 메시지는 MBC기자가 "신라젠 취재 중에 검사님이 기자와 이야기를 나눈 녹취록을 입수했습니다. 이에 관하여 여쭙고자 합니다. 반론 없으시면 방송은 반론 없이 나가게 됩니다. 연락부탁드립니다"라는 내용으로 한 검사장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였다. 한 검사장은 MBC기자에게서 이 문자 메시지를 받아 그대로 채널A 배 기자에게 전달했다.

배 기자는 또 3월 30일 오후 한 검사장이 MBC 기자에게서 받은 인터뷰 요청 문자를 한 검사장으로부터 전달 받아 같은 날 오후 6시 24분 김 본부장에게 공유했다.

이날 밤 MBC  8시 뉴스 1시간 30여분 전이었던 오후 6시 26분엔 한 검사장이 MBC 기자에게 보낸 반론 내용 메시지를 한 검사장으로부터 전달받아 다시 김 본부장에게 넘겼다.

배 기자가 2020년 4월 2일 강모 당시 채널A 부본부장에게 대응 상황을 보고한 카톡 문자에서도 채널A와 한 검사장이 공동 대응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난다.

배 기자는 강 부본부장에게 3월 31일 MBC 보도 전까지 한 검사장과 10차례 넘게 통화했으며, 4월 1일 한 검사장의 요청으로 김 보도본부장의 전화번호를 알려줬고, 한 검사장이 김 보도본부장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자신에게도 전달해왔다고 보고했다.

뉴스버스는 한동훈 검사장에게 MBC 리포트를 먼저 받게된 경위와 MBC의 검언유착 취재 당시 채널A와 함께 대응한 경위 등을 묻기 위해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

이후 한 검사장의 카카오톡 메시지로도 질문을 보냈지만, 한 검사장은 메시지를 읽지 않고 있다.

한 검사장과 대화를 나눈 당사자인 배 기자에게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질문지를 보냈지만,  메시지 '읽음' 표시임에도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배 기자에게 MBC 리포트를 넘긴 강 기자는 관련 사안을 질문하려 하자 "이 일은 개인의 일이 아닌 회사의 일이다"고만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