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좋은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내가 문득 잊고 있었던 것들, 말로 표현하기 힘들었던 것들이 다른 사람의 입에서 나올 때 나는 갑자기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최근에 카페에서 바리스타 친구들에게 배운 것들을 소개합니다.

- A : 전공이 디자인이다보니 회화나 만화에 관심이 많았어요. 어느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이 회화를 회화답게 할까? 무엇이 사진을 사진답게, 무엇이 만화를 만화답게 할까라는 고민에 빠졌어요. 각각의 예술에는 거기에 가장 걸맞는 표현 양식이 있는 것 같아요. 어떤 경우에 저건 소설로 표현하는게 좋은데 왜 굳이 회화의 표현양식을 빌렸을까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저는 그런 것들에 매력을 느끼지 못해요. 커피에도 그 원두가 가지고 있는 본래 맛이 있잖아요. 저는 그 맛을 그대로 살리고 싶어요.


- B : 그림을 오래 그리다보면 붓을 댈 때와 붓을 멈추어야 할 타이밍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너무 빨라도 안되고 늦어도 안되는 묘한 타이밍.. 커피를 드립할 때도 그런 생각을 항상하고 있어요.

- A : 주식이 폭락하는 날이면 이상하게 카페 손님이 그 날 딱 줄어요. 왜 그럴까? 하고 생각해봤어요. 어떤 사람이 주식을 하다가 손해를 봤다고 생각해봐요. 밥 때가 되어 같이 밥을 먹는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커피나 한잔하자고 제안하면 주식에서 손해를 본 사람이 혼자 있고 싶다고 하겠지요. 그러면 커피를 같이 마시려던 다른 동료들도 그만 둡니다. 세상 일이 그런 것 같아요. 이것과 저것이 직접적으로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것들이 알고보면 보이지 않는 사슬들로 연관되어 있어요. 


- B : 원두를 볶을 때나 아메리카노 샷을 내릴 때 미묘한 차이에 의해 커피 맛이 달라집니다. 처음에는 속이 커피처럼 까많게 타서 많이도 울었습니다. 그러다가 커피를 연인처럼 대하기 시작했어요. 미울 때도 화가 날 때도 있지만 내 사랑에는 변함이 없잖아요. 그러다보니 커피도 내 마음을 아는 것 같더라구요.


때론 커피보다 사람의 말이 더 맛있고 나를 편안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