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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모비스 (21승 24패) 93 - 69 창원 LG (17승 28패)

 창원 LG와 울산 모비스의 5라운드 대결. 6강 플레이오프 행 마지막 티켓을 두고 경쟁중인 6위(모비스)와 7위(LG)의 맞대결로 5라운드 최고의 빅매치. 인사이드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한 모비스는 내-외곽 공격, 지공-속공의 완벽한 조화속에 상대 주포 애런 헤인즈의 득점을 잘 봉쇄하며 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최근 3연승에 성공한 모비스는 7위 LG와의 승차를 4로 벌리며 사실상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 지었다.

레더의 욕심  경기 시작과 함께 모비스의 공격은 테렌스 레더에게 집중 되었다. 레더는 자신을 막는 송창무(LG)를 상대로 적극적인 골밑 공격을 시도 했다. 하지만 송창무의 수비는 단단했고 레더에 대한 LG의 도움 수비도 좋았다. 레더는 수비진에  둘러쌓인채 무리한 공격을 시도했고 그로 인해 야투 성공률이 많이 떨어졌다. 첫 8개의 야투 시도중 2개 성공.

영리한 함지훈 이런 상황에서 모비스는 공격에 변화를 주었다. 레더의 1대1 공격 시도를 줄이는 대신 함지훈의 공 소유 시간을 늘린 것이다. 함지훈은 하이포스트에 위치하며 레더의 팝아웃을 봐줬고 레더와 하이-로 게임도 펼쳤다. 여기에 로포스트를 파고 들며 특유의 타이밍을 뺏는 돌파와 훅슛을 선보였고 공격리바운드 참여도 적극적이었다.

 공격의 중심을 함지훈으로 전환한건 대 성공 이었다. 초반 부진했던 레더는 함지훈의 연속 어시스트를 통해 손쉬운 득점을 올리며 안정을 되찾았다. 여기에 함지훈의 공격 빈도가 늘어 나면서 레더는 수비 집중견제 에서도 어느 정도 벗어났다. 이런 과정을 통해 여유를 되찾은 레더는 노련한 공격을 펼치며 야투 성공율을 끌어 올렸다. 경기 초반 8개의 야투 중 단 2개만 넣었던 레더는 그후 19번을 던져 14개를 성공 시켰다.(야투성공률 25% -> 74%)

 레더는 야투 성공률만 좋아진게 아니다. 무리한 공격을 일삼던 경기 초반과 달리 도움 수비가 오면 무리 하지 않고 동료들의 찬스를 봐줬다. 특히 함지훈의 찬스를 봐주는 장면은 모비스 팬들을 전율시킬만큼 상징적이다. 능력있는 빅맨 콤비의 피딩이 살아나자 외곽슛도 살아났다. 안쪽으로 부터 나오는 양질의 패스를 받아 던지며 43%의 높은 3점슛 성공률을 기록.

수비와 속공 모비스는 공격뿐 아니라 수비도 뛰어났다. 레더는 LG의 주포 헤인즈의 공격을 잘 막아냈다. 중거리 슛은 주더라도 돌파에 의한 득점을 봉쇄하는 수비를 펼쳤는데 잘 통했다. (헤인즈는 점프가 잘 안될 정도로 몸상태가 별로였다.) 주포가 막힌 LG는 공격 밸런스가 무너졌고 슛이 안들어 갈 경우 모비스에게 빠른 공격을 허용 했다. 모비스는 이날 6개의 속공을 성공시켰지만 속공으로 기록되지 않은 빠른 공격 성공도 많았다.

그들의 조화 레더는 과거 이승준 과 공격 주도권을 두고 주먹다짐까지 할 정도로 공격 욕심이 강하다. 이번 시즌은 동료들의 찬스를 봐주는 모습이 과거 보다 늘었지만 여전히 공격 욕심이 많은편. 이런 그에게 함지훈의 가세가 마냥 반갑지 만은 않았을 것이다. 경기 초반 다소 독단적이고 무리한 공격을 시도한 이유도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함일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함지훈은 "내가 레더에게 맞추겠다" 며 자기 공격 보다는 레더의 찬스를 봐주는데 주력했다. 이런 함지훈의 플레이는 레더를 변화 시켰다. 여유를 되찾았고 더 앞장서서 동료들의 찬스를 봐주려 했다. 경기 중에 이기적인 선수에서 이타적인 선수로 변했다. 마치 성장드라마의 주인공처럼 극적인 변화였다. 아무튼 호흡을 맞춘지 단 2경기 만에 함지훈과 레더는 서로에 대한 신뢰속에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

박구영의 부각 주전 슈팅 가드 부분에 다소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시즌 시작과 함께 이지원이 주전 2번으로 중용되었지만 시즌 중반 이후 박구영과 경쟁 체제 였다. 함지훈이 돌아온 이후 2경기에서 박구영의 평균 출전시간(27분)이 이지원(13분) 보다 훨씬 길다. 함지훈이 없을때는 상대 수비를 휘젓을수 있는 이지원같은 슬래셔가 필요 했다. 하지만 지금은 엔트리 패스를 잘 넣고 외곽슛이 좋은 박구영 같은 선수가 함지훈을 보다 더 잘 살릴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