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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손을 잡았을 때의 느낌. 그리고 오늘.

작성일
09-03-24 03:22
글쓴이
퍼스나콘 아스란 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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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4,015
댓글
7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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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할 때 손을 언제 잡을까 고민을 많이 했었지요. 너무 빨리 잡으면 선수처럼 보일 것 같고, 너무 진도를 늦게 가자니 내가 답답하고.
그래서 나름대로 정한게 5번째 만났을 때 잡아보자였습니다.

상투적인 방법이었죠. 영화표를 사고 40분쯤 지나서 팔걸이를 올리고, 팔걸이를 올리자 나를 쳐다보고, 머쓱한 웃음 짓고 아무렇지 않게 다시 화면을 보고.

10분쯤 있다가 은근 슬쩍 손을 잡았습니다. 안 빼더군요. <아. 성공이다.>라는 감이 오더군요.
"이제 얜 내꺼."

연애의 시작, 스킨쉽의 시작은 <손잡기> 일겁니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여기서 성공했을 때 느껴지는 첫 단추를 잘 꿴듯한 느낌은 참 짜릿 합니다. 그리고 36.5도라는 체온 말고 다른 느낌이 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 사랑의 감정이라는 것이 <도파민>이라는 호르몬 작용이라더군요. 길어봤자 1년을 못간다고 합니다. 실제로 시간이 흘러 한달 지나 두달 지나 반년 지나 일년지나자 그 느낌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단지 그 첫느낌을 기억하고 있을 뿐이죠.

오늘 다시 슬쩍 잡아봤습니다. 불경기에, 본사 및 건물주 횡포에, 알바장난질에 집에 한동안 돈을 제대로 가져다 주지 못했습니다. 미안한 마음에 잡았지요. 6년여전 처음 손잡았을 때 처럼 저를 올려다 보더군요. 같은 표정이었습니다. 그리고 잠시 가만 있었습니다. 그 때 처럼 전기오는 듯한 느낌은 없었고 도파민도 안나왔을 듯 합니다만 다른 의미의 감정이 오갔지요.

여전히 그때와 마찬가지의 머쓱한 웃음을 서로 짓고 잠깐 눈이 마주치고 앞을 보고 걸어갔습니다. 잠깐 눈 마주친 순간에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이런 저런 감정이 오갔죠. <미안함, 고마움, 상대에 대한 안스러움> 등이 몇초라는 짧은 시간에 오간 듯 합니다. 그리고는 처음 그 느낌, 도파민 나왔던 그 느낌이 다시 생각나더군요.

"그랬었지. 그런 때가 있었지. 행복하게 해준다고 했었지."

딸아이를 안고서 배도 불러있는 집사람이 저를 옆으로 올려쳐다 보는 표정을 보니, 처녀시절 제가 처음 손잡았을 때 절 올려다보던 표정이 겹쳐보입니다.


좀 더 강해져야겠고, 좀 더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야겠습니다. 그리고 처음 손잡았을 때의 마음과 다름없는 사람이 되야겠습니다.

[이 게시물은 ..zzt님에 의해 2009-03-26 00:02:28 불펜 게시판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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