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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본성과 경제학에 대해서..

작성일
09-09-24 02:29
글쓴이
퍼스나콘 punkroc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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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북님의 글을 보니 진화심리학에 대한 논의를 논거로 많이 사용하시는것 같네요.
진화심리학에 대해서 저도 관심이 있어 몇권 읽어보긴 했고 소위 인간의 본성이 무엇인가라는 그들의 논의가 철학적으로 그리고 정치, 사회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참조점을 제시하고 있다라는 생각에는 동의합니다.

그런데 해밀턴이나 도킨스가 이야기하는 유전자 결정론, 즉 인간의 모든 행위는 진화에 의한 적응의 결과이며 이러한 유전자의 활동은 이기적 본성을 가지고 있다. 이타적인 행동도 이기적 동기에서 비롯되는 것이다라는 식의 설명에는 뭔가 개념규정의 허술함이 보인다는 생각이 들어요.

예를 들어 흰개미와 꿀벌의 협동이 개체의 보존 혹은 유전자의 보존을 위해 작동한 결과이기 때문에 "이기적"이다라고 그들은 표현하는데 그렇다면 "이타적"이다라고 표현되기 위해 다시말해  이기적이지 않기 위해 무엇을 해야만 하는 것지요?  도킨스나 해밀턴의 설명처럼 흰개미나 꿀벌의 협동이 개체전체와 유전자를 위한 희생이므로 그것은 온전한 의미의 이타성이 아니게 되는 것인가요?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것이 이타적인 것이 되지요? 아마도 유전자결정론자들이 이야기하는 이타성은 예수나 신에게서만 가능한 이타성이 아닐까요? 기브앤테이크 혹은 상호교환적 호혜로서가 아닌 완전한 기부 혹은 희생으로서의 이타성. 이러한 이타성이 가능하기위해서 도입되어야 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관계의 내부가 아니라 관계의 외부가 될 수밖에 없게 되지요. 이런 상호관계를 논리적인 극단으로 밀어붙이게 되면 이기성 혹은 이타성의 논리는 그 논리의 외부를 도입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따라서 어떤 인간의 행위의 본성이 이타적인가 이기적인가를 논리의 회로 내부에서 이원론적으로 구분하는 것은 '본성'상 불가능하다라는 것입니다. 도킨스나 해밀턴은 다윈의 진화론을 그들 논의의 배경으로 전제하면서 개체 혹은 생물의 진화와 발전이라는 과정을 '이기적 본성'으로 선험적으로 규정했을 따름이고 그 결과 생물의 협동이나 인간의 호혜성조차도 이기적 본성으로 환원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 그 논리의 간극 혹은 외부는 이타성이라고 불러도 하등 지장이 없는 차원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논리의 외부에 있기 때문입니다.

아담스미스로 다시 돌아와 봅시다. 아담스미스는 그의 스승인 허치슨Hutcheson과 결별할때 허치슨의 견해, 즉 자비심이나 이타심은 허영이나 개인적 이익추구를 위해서 동기되는 것이라면 '진정한' 이타심이 아니라는 견해를 비판합니다. 아담 스미스는 동기가 허영심이나 감추어진 이익추구를 위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결과가 이타적이면 이타적인 것이라고 말합니다. 선행은 동기가 무엇이건 선행이라는 이야기지요. 이런 관점은 앞서의 제글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이기심과 이타심의 양립가능성으로 나타납니다. 어떤 것이 진정한 이타심인가? 혹은 어떤 것이 진정한 이기심인가? 라는 것은 부차적인 문제이고 경제문제와 같은 사회적 관계에서는 이타심이나 이기심의 근원적 본성에 대해서 논의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라고 생각한 것이지요. 왜냐하면 그러기 위해서는 앞서 말한것 처럼 결과적으로 종교를 도입해야 하므로 말이지요. 

한편 맑스는  자본주의를 극복하기 위해 하필이면 왜 <자본론>과 같은 경제학 저서를 저술하였을까요? 철학이나 윤리학 혹은 정치학으로 자본주의의 폐혜를 이론적으로 극복할수는 없었을까요? <자본론>은 사실 경제학저서이면서 동시에 철학책이기도하고 사회학 혹은 정치학 책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아무리 헤겔의 <논리학>을 배경으로 하고있다고 하더라도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그것이 경제학 저서라는 점입니다. 이는 기본적으로 자본의 혹은 상품의 작동원리 혹은 시스템에 주목하고자하는 시도라는 것을 의미하지요. 그는 자본주의의 극복을 '인간의 본성'에 대한 철학적 정치학적 논의에 기대어 해소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경제적 주체들의 행동의 결과들이 어떠한 시스템 혹은 구조속에 놓여있는가를 보려고 하였고 또 그를 통해 자본주의의 '역사성'을 이끌어 내었던 것이지요. 이는 앞서 아담스미스가 허치슨을 비판하면서 이기심/이타심을 규정했을 때, 그리고 <국부론>을 통해서 '자유방임'과 '완전경쟁'을 이야기했을 때와 동일한 관점에 서있음을 의미합니다. 사회적 관계로서의 인간은 행위의 결과로 이야기되는 인간 혹은 그 관계인 것이지 행위이전의 본성에 의해서 결정되는 인간은 아니지요. 따라서 인간의 본성이 무엇인가 그것이 적응인가 아닌가하는 등등의 논의는 생물학 혹은 윤리학의 주제일 수는 있어도 경제학일수는 없게 되는 겁니다. <마이너리티 리포트>와 같은 세계는 경제학에서는 작동하지 않는 것이지요. 

결국 이상의 논의에서 제가 하고싶었던 이야기는 양철북님을 비롯한  다른 여러 베팍유저분들과의 의견교환을 통해서 구사회주의의 실패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사회의 비전은 무엇인가?라는 것을 고민해 보고자 함이었습니다. 그 이야기의 대강은 앞서도 이야기한 것처럼 자본주의의 장점은 무엇이며 단점은 무엇인가를 고민해 보자는 것이었고 이를 통해 자본주의를 발전적으로 지양aufhebung하는 경제학 혹은 이론은 무엇인가라는 이야기였지요. 자본주의 경제시스템이 인간의 소비욕구와 경제적 안정을 충족시켜주는 시스템으로서 유효하다고 한다면 그 장점으로서의 '시장경제'를 사회주의 경제에서도 발전적으로 수용할 수있다는 것을 전 이야기했던 것이고 그러기 위한 단절점이 무엇인가도 지적한 바 있습니다. 제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양철북님이 이야기하신  인간의 본성이 이기적인가 이타적인가가 아닙니다. 그것이  '경제학'에서는 왜 부차적인지는 앞서도 이야기했던 것과 같고요. 양철북님에 대해서 제가 어떤 비판을 한다면 그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아담스미스가 허치슨에게 그리고 맑스가 프루동에게 했던 것과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쯤에서 논의는 마무리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양철북님도 더이상 이와 관련된 논의는 하지 않겠다고 하시고 저로서도 좀더 정교한 논의를 전개할만한 밑천도  드러는 것 같고 말이지요.^^;;

사실 이 논의는 오늘날 소위 좌파로서의 정체성을 고민하기 위해 그리고 새로운 사회를 위한 실천을 위해 매우 중요한 시사점들을 던져주는 화두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계속해서 고민하고 공부할 주제임에는 분명하네요. 기회가 닫는데로 이와 관련된 주제들이 생각나면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게시물은 최고관리자님에 의해 2009-10-13 18:35:06 불펜 게시판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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