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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나라를 보았니 꿈과 사랑이 가득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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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정] 때로는. 진실보다 중요한 것.

작성일
10-03-05 04:05
글쓴이
퍼스나콘 울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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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수 - 오면 오고 가면 가고.


"시들어진 꽃에도 또 하루가 있다고 옆에 앉은 태양처녀 날보고 말하네 아.~ 오면오고 가면가고 내마음 난몰라 오면오고 가면가고 내마음 난몰라 분홍치마 입고서 아. ~ 거리를 나서니 비단장사 할아버지 날보고 웃는다.."



시나리오는 기억속에 묻혀도 따로 덜어진 ost만은 여전히 귀 주변에 감도는 영화가 있다. <아버지와 마리와 나>의 음악이 그랬다.
몇 번이나 중얼거렸을까.

" 옛사랑아 날 버리고 어디로 갔느냐~ "



.




왜. 날 사랑하는거지?
 
낯설다. 이런 질문은 확실히 낯선 구석이 있다. 할 말이 너무 많은데 정작 뭐라고 할 말을 찾기는 힘든 종류의. 어떤 말을 어떻게 끄집어 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한 질문. 확실히 낯선 질문이다. 

언제나 우린 낯선 질문들을 잊고 살지만. 그런 질문을 또 던져야 할지모른다. 



왜. 너인거지..? 

세상엔 수많은 사람이 있고 제각기 존엄을 지니고. 누구나 아름다움이 있는데. 

왜 너인것일까. 그건 확실히 낯선 질문이다. 

인연과 어우러지고. 의지가 없으면 운명도 없었노라고. 확신해오면서. 타성과 관성 또한 구별하기 힘들어졌다. 어떤 부분이 타성인지. 어떤 부분이 관성인지. 그들은 교묘하게 엉키어 섞여져 있다. 

주어진 시간을 지내는 동안 피곤함과 걱정이 배인 얼굴로 우연과. 꿈. 사랑같은. 비구체적인 일에 몰두하는 지리한 습관을 멈추지 못하는 살이처럼. 정말 우리는 어떤 모습인지에 대하여. 우리는. 나는. 당신과 영원히 원론적인 이야기를 고민해야만 한다. 대부분의 관성이란 것이 우리 생의 전반에 포진해 있다는 사실은. 이 계절을 등에 업고 풀어지지 않는 매듭을 자꾸 매만져 보는 것과 같은 것.  영영 떨쳐내지 못하는 관성처럼. 되풀이하는 원론적인 이야기는 낯설고도 무한하기에 어느덧 활력과 희망이 스며들기 좋은 기회가 되는 걸까.




.



우리는 모두 충분히 닮았다고 생각하는 남자의.

구두 예찬.



발바닥과 구두가 일체가 되어 바닥을 꾹꾹 밟을 때마다 들려오는 소리. 뚜걱 뚜걱. 땅을 차고 올라 올라와 한 사람의 무게감을 일정하고 생생히 퍼뜨리는 장단.  문득 걸음을 멈춘 나의 생활을 경쾌하고 조금은 더 올 곧이 서도록 하는 구두.

신발의 안에 담긴 발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앞으로 걸어야 할 길이라면.
날라리 행자(行者)는. 그 얼마간의 거리를 이 구두와 함께 함으로서 좀 더 진중하고 당당한 자세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그녀는 친구의 연인을 내심 좋아하고 있다. 이런 이기적인 스스로에게 진저리가 쳐지고 할 수 있다면 감추고 싶은 마음일 뿐이다. 어느 날. 자기 애인의 얼굴을 보러 집에 방문한 그 남자가 벗어놓은 빈 구두에 몰래 발을 넣어보고나서 제풀에 화들짝 놀라고 마는 그녀.  그 섬세한 장면은 곧 짝사랑의 애절하고 쓸쓸한 교감이며. 그때는 곧 여자에게 있어서 남자의 구두는 그 남자 자체가 되어지는 순간이다.


물론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 세상. 발을 위협하는 잡동사니 하나 없이 보드라운 거리로 데려가 한가지를 선택해 걸어다니라고 한다면. 단연코 맨발이리라.  예민한 감각의 발에 닿는 모든 것을 만끽하는 정신적이고 물리적인 해방감도 빼놓을 수 없지만. 모든 사람이 유별나지 않게 닮아 있는 발. 친구 끼리. 연인과도 그래서 한꺼풀 벗어놓은 발을 번갈아 보는 일이 행복이자 위안이 되어주는. 누구나 자라면서 입는 발등의 상처와 조금씩 비뚤어지는 발가락. 그러나 그토록 사랑스러운 맨발을 통해 기쁨이든 슬픔이든. 상대는 나는. 사람들은. 비슷한 정서과 습성을 지녔다는 사실 하나로 동질감을 느끼고 위로 받는 것이다. 

이성을 불문하고. 뼈의 섬세한 마디가 드러난 길쭉하고 짧은 발가락과 둥글고 완만하게 돌아나가는 뒷꿈치의 선. 맨발일 때 그 곡선이 제일 탐스러운 복숭아뼈. 아킬레스건이 뚜렷하게 뼈대를 이루며 탄탄하고 미끈한 종아리와 연결되는 발목. 이토록 어여쁘고 정교함을 뽐내는 윤곽을 양말과 구두로 단단히 감싸는 건 사실 아깝기 이를 데 없는 일이다. 남자들이 여자의 가슴을 보조하는 브래지어대해서 품을 법한 의문. 아쉬움도 이와 비슷한지는 자알 모르겠다. 씨익.


그러나 남자의 구두 역시. 단순히 아름다운 맨발을 가리고 보호하기 위한 발싸개의 역할로 그치지 않고 한발 더 나간다. 제비의 백구두를 굳이 예로 들지 않더라도. 어떤 이들에겐 신발은 은연중에 소유자의 성품과 사회적 지위를 드러내는 일종의 키워드로 작용한다.
그토록 사람의 신발은 많은 이해와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신발은 남자의 패션에 있어서 화룡점정이라 할법하고. 구두 하나로도 인상과 느낌이 많이 바뀌지만 많은 동지. 남자들은. 그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곤 한다. 비극? 글쎄.. 다소 아쉬운 일임엔 틀림없다.

거기에 신발은 패션의 의미를 넘어. 신발을 소유하고 있는 자의 심경의 변화를 암암리에 드러내는 역할도 자임 한다.
자신의 자아를 드러내는 소품으로 낡아빠진 신발 한 켤레를 선택했던 고흐.
그의 신발 한 켤레의 해어진 주름은 생활고에 시달리는 고흐의 고단함과 동시에 외관에 상관없이 고독한 예술가의 걸음과 인생살이와 묵묵히 보조를 맞춰 온 신발에 대한 존중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리라.
구두는 곧 남자를 읽는 첫 장이자 목차가 될 수도 있다. 물론 그녀가 남자를 읽는 과정은 결국 자신의 것과 어딘가 모르게 닮아 있는. 쉽게 더러워지고 깨끗해지기도 하는 그의 맨발을 어루만지는 것에 이르겠지만. 그 순간에도 첫 장. 첫 머리의. 기억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기에.

남성 동지들이여. 한번쯤. 몸 아래 나를 받치고 있는 구두를 곰곰히 살펴 보는건 어떨런지. 여자들의 세심한 시선은 남자의 구두를 놓치지 않는다. 당신을 조금은 궁금해하지만. 당신이란 남자의 진가를 아직은 모르는 그녀 또한 마찬가지. 씨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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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바라는 것을 언제든 취한다면 기쁠 것 같지만
언제든 소유할 수 있는 그 것이. 과연 원했던 것일까. 질문 해보는 마지막 절차를 그냥 넘겨선 안 되겠지.


구두뿐만이 아닌. 의자를 비롯한 책상을 장만하려고 수십가지의 기성품을 검토하면서.
소재와 가공, 종류마다 차이가 있는 나무의 질. 하중의 분산과 결속은 튼튼한지에 대한. 점검등.
한번도 해 본 적 없던 공부를 하게 되었다.

산다는 건. 새로운 것을 내 공간에 들이기 위해 늘어가는 배움과 고심의 과정. 그리고 한 번 더 자신에게 소비에 대한 그럴만한 당위성을 재차 물어보는 신중함을 포함시켜야 한다.

무슨 일이 발생하고 어떤 것을 간직하는 상황에서 오는 짜릿함은 잠시. 그보다 그 일을 고민하고 기다리고 준비하는 시간이 더 행복하고 열성적이기 마련이다. 돌이켜 보면 항상 그랬다.


혼자만을 위한 일을 꾸미고 싶지만.
아직은 아니다.
서둘러 여행을 떠나고 싶지만
아직은 아니다.
마음의 틈을 보여준 그대를 끌어안아 가져보고 싶지만.
삐쭉 내민 욕망으로 당장에 저지르고 싶지만.
지금은 참아내어 기다리겠다.
남한테 들으면 그 충고는 괜한 반항끼 일고 신경이 곤두서게 되지만
자신으로부터 듣게 되면 제법 근사한 타이름으로 느껴진다는 걸.
꼭 그 때문에 해보는 말은 아니지만.
그러니까. 나를 잠시 흔들어 놓은 화려한 구두. 지금은 안된다.
알겠지.

수시로구두끈 같은 욕망에 목 졸려 살면서.
쾌락에 굴복할수록.  몸과 마음이 그것에 익숙해져서 종국에는 무덤덤해지고 무뎌지더라.
욕구가 가져다주는 쾌락과 상실의 고통 사이를 진자의 운동처럼 오락가락하는 것이 삶을 차지하는 크나큰 부분이라면. 두 꼭지를 사이에서 한쪽으로 너무 깊이 들어가지 않으려 균형을 잡는 것은 쾌감과 너그러움을 누리는 동시에. 삶의 짜릿함에 익숙해지지 않고 그 기쁨을 늘 새롭고 지독히 누릴 수 있는 것임을. 무리하지 않고 잠시 내려놓은 욕심은 더 큰 즐거움과 기대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어디 가지 않는다. 분명히.
판단의 우선순위를 부여하기가 쉽지 않을 뿐. 그렇게 결정을 지어 놓으면. 그 이후는 생각보다 편안히 여유로워 진다는 것. 욕망에 중독돼버려 순간을 극복하지 못하면 억울하지 않겠어. 욕망이 가시고 난 빈자리에는 늘 우리 스스로 존재만이 남겨질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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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버지보다 늙었다

- 박진성-

내 몸은 아버지보다 늙었다 아버지
앞에서 자주 눕다 보면 그걸 안다
아침녘에 그이가 내 방문을 열 때
나는 밤새워 뒹굴다가도 쌔근쌔근 숨을 쉬며
잔다, 자는 척 한다 어떤 날은 십 분씩 이십 분씩
아버지가 내 몸 구석구석을 만지는데 그럴수록 몸이
뻣뻣해진다 그러다 잠들기도한다 病과
같이 지낸 9년이 아픈 것이 아니라
내 몸 안에 저희들의 첩첩산성을 쌓아둔 안정제의
안정한 성곽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한약 팩을 울분으로 잘라내는 습관적 손놀림이 익숙해져서가 아니라
오늘 아침은 아버지 핏발 선 눈이 아프다
아침인데도 그리로 해가 지고 있다
응급실에서 돌아온 아침에 그이는
蘭이 겨울을 나는 법이라든가
癌에 걸렸다가 살아났다는 윗말 김씨 얘기를 한다
그 얘기를 하는 이유를 나는 안다 당신도 안다
그이의 아버지 朴龍文씨(1918~1997) 주민등록증을 지갑 속에
아직까지 넣어 다니는 걸 나도 안다
생몰 연대가 없는 금강에서 아버지는 나를
껴안는다 스물일곱의 내가 바라보는 錦江 노을,
스물일곱에 아버지는 나를 낳으셨다 내 몸을 죽어라
껴안고 있는 그이의 심장이 펄떡거린다
비단강에 몸 푸는 목숨이여,
비단 같은 탯줄을 끊고 비단처럼
아름다운 나라로 가라,
처음 세상 나실 적처럼 우는 아버지,
나는 건강한 産母로 강바람에 오래 달궈진
버드나무 잎들을 미역대신 따 먹으리라
아버지, 불쌍한 내 자식,


- 시집 『목숨』(천년의시작, 2005)




아버지. 불쌍한 내 자식.

아버지. 자랑스러운 내 친구.

아버지. 태어난 이후로 가장 사랑하게 된 사내.


아버지 불쌍한 내 자식. 이라는 말은 오래전 몰래 훔쳐 본 친구 일기장에서도 쓰여져 있었다.

이 말은 기어이 많은 아들의 가슴 안쪽에서 되뇌어지는 걸까.


이제는 어떤 삶을 살것인간라는 화두보다는 어떻게 살아가야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해.

아직도 궁금하고 마음 쓰여 띄우는 24번째 조언과 질문. 이에 정성을 다하여 건네는 38번째 응답. 그 틈을 유쾌하게 끼어들어 거드는 누군가의 9번째 농담 . 그 사이에서 이리저리 출렁이는 5번째 웃음소리. 표정없는 표현에도. 표정과 다른 표현에도. 촉촉히 물드는 마음. 겨울도 봄도 아니었던 이름모를 계절. 달큰히 넘어가던 밤.

가족모임은 회를 거듭하고 해가 갈수록. 부모님과 세 남매간의 대화는 상당히 수다스러워지는 경향이 있다. 그만큼 우리는 예전과는 다르게 조금 더 각자의 마음을 열고. 꾹꾹 아껴두었던 서로에 대한 애틋함을 감추지 않기로 했기에. 누가 시킨 건 아니지만.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왜냐하면 이런 종류의 감정은 바닥을 보이지 않고 쓰는만큼 차오른다는 것을 못난 아들. 딸들은 이제야. 알게 되었거든.
배불러 낳아 생활하고. 자기 속에서 나온 생명체가 되어서 자라난. 우리를 찬찬히 둘러보시는 부모님의 애틋한 시선을 감사히 응시하는데 거리낌이 없어진 건 꽤나 오래전부터이다.

사람을 만날땐 항상 직감에 의존하곤 하는데 코드가 맞는 경우 첫 관계의 시작은 명쾌하지만 알다시피 관계의 지속은 노력에 달려있다. 처음부터 알고 있어서 신경쓰지 않았든. 모르고 있어서 지레 짐작했든지간에. 

여기 이곳에 같이 했던 한 무리도 마찬가지. 서로가 몰랐던 공통점과 차이점을 발견하면서 가지는 친밀한 즐거움은 참 기쁘지. 너무 빠른것은 좋지않다. 나는 소소함이 역시 좋은걸. 그것에 모두가 동의하는 이 조그마한 공동체를. 가족을. 정말이지 징글징글하면서도 어찌할 도리 없이 듬뿍 사랑해야만 한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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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아버지, 

  전화한 사람이 나를 아버지로 잘못 알았을 때
  조금 기뻤어요.
  (아다치 야스노리-남, 17세) 
  

 그 해 크리스마스의 밤,
  산타 할아버지와 눈이 마주치고 난 뒤부터
  ‘선물 없음’은 서운해요.
   (후루타치 아키코-여, 16세) 


  오늘이 기일이군요.
  나도 나이를 자꾸 먹는구나 하고 들여다보니
  거울 속에 아버지가 있었습니다.
  (쓰타베 아키오-남, 50세) 
  

 아버지, 
  아들아이가 아버지를 빼 닮았어요.
  마치 아버지를 키우고 있는 듯하답니다.
  (스즈키 도모코-여, 28세)
  (마루오카 마을 엮음, 가끔 쓸쓸한 아버지께



다 큰남자놈한테 선물받아서 뭐하냐.

그래요. 무엇하나 안겨드리지 않아도.
시원찮은 아들 얼굴만으로도 당신에겐 큰 선물이란 뜻이시죠.


아들놈한테 얻어먹을 정도는 아니야.

그래요. 저는 당신에게 아직도 작게 보이는 어린 아들이란 뜻이시죠.
아직 한참 모자란 아들. 아버지의 뒤를 평생 받들어 모시겠습니다.



할머니께선 항상 그러셨죠.

'넌 어쩜 아버지와 목소리가 똑같니'

이 말이 얼마나 고마운 말씀이셨는지. 이렇게 커버리고 나서야. 이 말의 의미를 알겠다. 아버지는 내가 사랑하고 싶지 않아도 사랑할수밖에 없는. 언젠가는 그렇게 맺어진 인연었다는 걸.

중학생이었던 내가 아버지에게 했던 몹쓸 짓을 한 때라 차마 돌이켜보고 싶지 않은 시절이 있었다

눈물 짓는 엄마를 떠날 채비를 하는 아버지. 그를 향해 정면으로 소리쳤던 순간.


" 아빠는 결혼같은건 하지 말았어야 했어."

" 나도 그렇게 생각해! " 


주인이 찾지 않은 연유로. 며칠 간 아무도 발길 닿지 않았던 서재로 들어가 본 아들.  당신의 고민과 상념. 일상. 그리고 슬픔과. 행복. 사랑. 나와 동생. 누님에 대한 이야기로 빼곡한 당신의 일기를 읽어 갈수록 목구멍이 점차 뜨거워져 이내 '난 쓰레기 였구나' 라며 늦은 밤 남몰래 흘리던 눈물. 그 날 이후로 아들은. 문을 열면 또 다른 문. 온통 문투성이의 세계 같은 아버지의 진실로 매번 실족해 들어가 감격하고 울고 웃는 시러배자식이었다.


.



걸음이 빨라 항상 아들의 앞을 차지하며 걷던 아버지.

이런 아버지와 아들은 어느덧 세월이 흘러 다른 걸음. 하지만 같은 속도로 걷고 있었다


변함없이 강인한 모습에. 태양과도 같은 아버지와 그 빛을 쪼이며 자라난 아들은 헤어짐이 아쉬워. 라운지 한편에 나란히 자리를 잡고. 한동안 같은 곳을 바라보았다.  밀려 있던 얘기들만큼이나. 쌓이고 쌓여서 이제는 망설임 없이 내어주고 싶은 감정들이 못내 아쉬워서.
서로의 숨길 닿는 곳에 가만히 자리해도 좋았던 시간. 중간마다. 들려주었던 아버지 당신의 애기. 
분명히 예전에도 해주신 얘기 라던데. 전혀 기억나지 않는걸 보면 무심한 아들은. 그때는 재미가 없다는 이유로. 미처 아버지의 심정을 헤아리지 못했던 것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감사한 일 중 하나는.  누군가의 진실을. 다시 생각해보고 이해해보는 폭도 함께 넓어져가는 성숙이리라. 과거에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지금도 모두 알아채지 못하지만. 언젠가는 모두 받아지는 상황이 올지 모른다. 그때에 부끄럽지 않도록. 부지런히 끄덕이는 습관을 가져야겠다. 그의 이야기 속. 몇 마디에 숨겨놓은 그러나. 이제는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는 진심과 선의까지 모두. 커피를 두어 번씩이나 리필해가며 나누었던 얘기들. 이번엔 잊어버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 그러하기로 마음먹은 이상. 함께 생각하는 시간들을 고대 할수밖에. 그가. 점점 더 좋아질 수밖에 없겠다.


당신의 괴로움과 고민에. 나를 생각하는 마음에 눈길이 간다.

당신의 아들이 할 수 있는 건. 눈물 숨기려 돌아선 당신의 무너진 어깨 껴안는 수밖에는 없구나


내게 필요한 것은 이해와 인내.

그리고 가장 중요한것은 사랑을 인정하는 일.

사랑으로 가장 중요한 것을 배워간다. 조금씩.

알면서도 배워간다. 



<아버지를 원망하는일이 이제 힘에 부치지만 쉽게 손 잡아지지 않습니다. 아버지도 그러하실까요>

아무리 딴죽을 걸려 해도 결국 가족은 가족. 거창한 파시즘-극우-국가주의. 이데올로기를 갖다 붙이려 해도 가족은 가족일테지. 아버지 혹은 어머니와의 충돌은. 한 '두뇌'를 지닌 인격체로서의 모습을 각인시키며. 세월의 힘에 맡기며 조용히 조용히 처리하는 수밖에 없다. 눈빛. 목소리. 주고받는 몇마디에서 좀더 가까워지고 받아들이고 싶어하는 그의 기운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거야. 화해는 일찍 이뤄질 수도 있고. 재수없는 사람이라면 임종하는 자리에서 이루어질 수도. 그런데. 그걸 못 하고 떠나보내면 크게 후회하겠지.
아버지의 방황과 아픔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지난하고 길고 긴 시간이 필요할거야. 나도 마찬가지 였고. 그러나 차츰 그를 이해하기 시작한 후로 가족에 대한 생각마저 바뀌었다는 사실은 너무나 당혹스러워 어떤 언어로 반증해야 할지 난감한 문제였지. 이것은 기실 보너스와 다름없는 것이었는데. 요즘에 내가 느끼는 사유 중 하나는. 이 넓은 천지에 같은 모양인 사람 하나도 없지만 마음의 일에 대해서 특별히 모난 사람 또한 별로 없다는 것. 가족이 부모라는 존재가 얼마나 위대한 힘을 내포하는지에 대해서는 누구씨가 직접 체감해봐야겠어. 분명한 건. 아버지와 누구씨의 사이에 선명했던 금은 이제는 가라앚히려는 미움처럼 흐릿해져만 갈 거라는 것. 당신의 아버지에 대한 생각을 바꾸기로 한 그 마음만이 부자간의 어떤 실마리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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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차가 많이 나서 걱정인데 어찌해야 하나요.


re:

사랑과 나이라.큰 문제는 없는 것 같지만. 과거나 현재. 당신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스터디케이스를 참고하면 보다 현명한 결정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아직 부족해. 당신의 마음.  숫자가 신경쓰이지 않을정도로 그녀가 마음에 들어오면 시작하기를.



듣고 싶지 않은 소문을 들었습니다.
이제 알것 같습니다.
그녀가 바라는 남자는 저뿐만이 아니었다는 걸
안으로부터 자꾸 뭔가 꿈틀대며 올라올려하는 이 느낌. 견딜 수가 없네요


re:

진실을 아는 것보다 중요한 건.
내 앞에 놓여진 그 진실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 하는 결심일 때가 있어.
위태위태한 장면을 목격하고 한몸에 받아야 할 고통과 절망이 있어야 비로소 털어낼 수 있는 감정이 있으니까. 진정 원하는 쪽으로 작정하고 가보는 길목에서 맞닥뜨리는 모든 장면들. 그마저도 온힘을 다해 너의 사랑을 소비해가면서 일말의 후회도 남기지 않을 자신 있다면.  지루하리만치 얼기설기 단순한 반복이 되어. 여느 소설 처럼 맵고 눈물나고 아프기도 하면서. 때때로 행복이 되어준. 그런 간단치 않은 과정을 거치며 공고히 쌓아온 신뢰를 한꺼번에 물릴 수 있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아.

끝까지 믿고 인내한 대가가 지금껏 우려해온. 있어서는 안되는 거짓이라면. 그제서야 떨쳐내지지 않던 진한 감정 지워낼테니까. 섬찟하고 우둔해보이지만 미움부터 치솟는 그녀가 그리운 사람이 되고  열렬히 사랑해도 돌아서서 안녕하면 순식간에 잊혀지기도 하는. 신물이 날만큼의 환멸과 애착속에서 나뒹굴어야 얻을 수 있는 자유. 그래야만 벗어지는 관계가 있거든.

단.  분노만으로 걷어내는 감정은 한계가 있다는 것.. 도리어 분노가 낳은 감정의 찌꺼기가 처치곤란이 되어 이별을 하고서도 당신을 괴롭히겠지.

어차피 멀어질 사람에 대하여 서둘러 체념하지마.
결국엔 절로 떨어져 버릴 그 손을 먼저 놓지도 말고.
이것은 어쩌면 명백한 결함이자 고통이 될 수도. 질퍽한 미련으로 불리기도 할거야.
그래도 누군가를. 너의 감정을 체념하는 건 스스로가 참을 수 없다면 말이야.

그러함에도 잘라낼수밖에 없게 되는 순간은 다가온다. 그것이 진짜 결별이지.
그렇게 열과 성을 다한 끝에. 자칫하면 어리석은 착오였을지 모르는 오해가 풀어져 지킬 수 있는 관계가 진짜 사랑이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무에게도 비치고 싶지 않은 나름의 고민과 생각들이 있었던 거라고.
그렇다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그리고 그 고통의 원인을 해소하고자 했을때는 얼마나 독한 결심을 해야만 했을까. 이해하려고 하기보다는 그녀만의 세계를 인정해줘야 하는 타이밍이야

좌우간 인간들의 변수는 너무나 많아서 생각을 가지고 있는 모든 인간 마다 다 틀리기 때문에 그 많은 똥수 를 다 설명하기 어려운 거라고. 그러니 테레비나 소설에서 수많은 다른 얘기들을 가지고 먹고살 수 있으며. 아무리 억지를 써도 먹히는게 우리 인간들의 이야기이겠지.

자세히 알지도. 설명할 자신 없는 그녀의 생리에 대해서 '아마, 이랬겠지' 하는 상상은 주의 할 것.
자칫 그녀와 당신의 상황을 더욱더 힘들게 하는 장애물이 될 것이기에. 본인의 영역 외에선 도저히 알수 없는 일과 보이지 않는 진실에 당도하고 싶은 사람의 마음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앞으로도 다름 없을런지.

아니. 굳이 그 모든 것을 목격할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도 든다. 너는 단지 있는 힘껏 사랑했고. 온전히 작별해야만 한다. 그게 전부다. 그걸로 됐다. 애를 쓰면 쓸수록 파헤치고 파헤치다 보면 더 어두운 수렁 속에서 아찔한 각인의 순서를 밟게 될지도 모를 일이니까.

욕설을 퍼붓고 침을 뱉은 뒤 뒤돌아보지 않고 안녕을 고해도 충분한 이별 장면에서.  결국 '너는 잘 지내야해' 라고 그녀를 격려하는 것은 터무니없지만 그렇게 말하게 되더라도 마냥 쓸쓸하지만은 않으리라. 그것도 종국엔 당신 자신을 위한 배려였음이 분명해지므로. 그래. 그래도 그럴듯 한 사람이지. 사랑이었지. 자신에게 차려야 하는 예의가 얼마만큼 고단한 일인지에 대하여 나는 풀이해줄 자신이 없어. 다만. 지금의 고개를 반드시 넘어설 당신의 앞날에 박수를. 당신을 위로해.



.




후파 잊지 않겠다.  당신의 한 마디 그래. 당신의. 한마디도.!



첫 번째 봄비 내린 밤.

연애 사업 실패로 실의에 빠진 J를 만나 술잔을 기울이다가. 가능한 모든 심부름을 자청했더니 그가 호빵 하나를 부탁하더라. 그래. 몇 시간이고 회한을 토해냈으니. 허망한 속. 허기가 질만도하지.

곧장 잰걸음으로 편의점에 당도하여 팥. 야채. 피자. 고추장불고기 맛을 바리바리 사 들고 그의 앞에 내밀자. 정말로 심부름 다녀온 갓 취학한 아이를 보는듯한 얼굴로 나를 지긋이 응시하는 게 아닌가. 그러다 연이어 벙찐 표정으로 난감한 웃음 짓는 J.

순수하고 따스한. 아니. 간만의 숨 가쁜 봉사에 호빵찜쪄보이는 인상과 눈망울로 물음표를 날리니까.

그가 하는 말.  


'먹는 호빵 말고. 한 대 피우는 후파.' 


 "......."



가끔식 기대와 바람에 부응하고자 하는 기분에 휩싸여 상대의 부탁과 제의를 건성으로 듣고 달려나가는 버릇이 생겼다.


대신 새로운 능력이 뭔가 하나 생겼을거야. 그렇게 위안하자.


무안함에 연신 우겨 넣었은 호빵은 그날 밤 따라 참 맛있더군. 다행히도




.




이제 자기의 손을 벗어난 반짝이는 것에 대한 아쉬움과 부정적인 감정들을 도무지 갈무리하지 못하는 J. 그로부터 풍겨나오는 뻣뻣한 분위기가 영 안쓰러웠다.

이럴 땐 순도 100% 행복만으로 완성된 '채' 같은 것을 써보자. 다른 지치는 일들과 복잡다단한 마음들을 모두 걸러내고 걸러내어. 움켜잡고 있어도 틈새 사이로 어느샌가 솔솔 빠져나가는 바람에. 더욱이 징징대고 혈기 곤두서게 만드는 그 행복만을 인위적으로 세워두어 눈부시기만 한 앞뜰과도 같은 풍경을 자아내자. 비록 이게 다가 아니라는 건 알고 있지만. 결코 전형적인 풍경도 아니지만. 이렇게라도 덮어두는 간밤의 위안이라고 해야할지. 곧 지워질. 기한이 정해져 있는 열기라해도. 어지러워지는 심사와 심란함을 감추려고 갖은 말을 다해 술자리 무용담. 우리 시대의 불륜과 '언니즘' 에 대한 장광설들을 늘어놓는거다. 그리도 떠들었다.


술에 머리가 절여질 수록. 주고 받는 한 마디 한마디는. 퇴폐적 탐미주의로 농밀하게. 씨익 그마저 소재가 떨어지자 어린시절의 놀이문화에 대한 추억담들을 목소리 쟁쟁히하고 떠들어대며 한참 생쇼를 부리던 우리. 문득 날 보며 J와 또 다른 일행 한명이 입이라도 맞춘듯이 시준이의 머릿속은 참 신기하고 신비로워요. 당신은 매번 처음 생각과 달라져 있어. 라고 하더라.

그 말과 동시에 보이는 내밀한 미소에. 어떻게 응해야할 지 몰라. 기껏 비어버린 술 잔 가득 채워주며 쑥스러움과 기쁨이 교차되는 미소 한방 흘렸다.

말로써 표현되지 않아도 보여지는 감정이 있다.

오로지 그 순간에만 담아지는 진심이 있다.



육성에 딸려오는 것들. 그저 주변에서 중심을 향해 부드러운 시선을 주고 있을 뿐인데도. 일순간 호흡을 가라앉히는 고요. 그의 입매와 망막에 맺힌 뚜렷한 의미가 한껏 전해지는 순간. 뒤이어 분명히 지어보이는 그들의 미소가 참 좋았다. 그들이 좋다.



.




집을 향해 터벅터벅 걸어오는 내내.
알 듯 말 듯한 봄도 겨울의 것도 아닌 바람이 일더군.
냉기 서렸지만 또한. 낡고 부드러운.
아직은 거칠지만 두툼한 손으로 급하지 않게 내 머리 쓸어주는구나.
생각만큼 따뜻하지 않았지만. 무방비가 되어버리기엔 충분했던. 정체불명의 바람.



.



직관은 오로지 운동에너지만을 대변할 뿐. 여기에서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 공간에 갇히고야 만다. 이것은 차원의 논리에서 어긋나는 것이기에. 기존의 고전적 사유의 방식으로만 나무라서는 안되는 부분이 있다. 흠뻑 젖은 길거리에 방황하는 나같은 청소년들은 애어른들은. 그런 의미에서 최선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이며. 이것은 곧 순간의 지속을 의미한다. 시간이 소멸된 공간에서 비로소 한 인간은 인간의 허물을 벗을 수 있다.  고로 어제 너와 너와. 그래! 너도. 그리고 내가 먹다 남긴 말. 씹다만 약속들. 심심하면 달려가고 툭하면 만졌던. 그 낯선나라의 연애질. 분탕질. 의 추억을 회상하며 전화기를 만지작 거리는 건 그때만큼은 나를. 추억을. 그대를 어루만지려는 최선. 최대의 호의였다구. 어쨋든. 아무튼간에.! 술먹고 아는 사람들에게 전화하는 고약한 버릇은 아무래도 죽어야만 고쳐질 거 같으니. 어지간히 충동적이고 위험천만한 영혼이라고 해두자.


자기 합리화의 달인. 위험인자는 결국. Y에게 전화했는데 듬직한 덩치를 한 그 친구는 트럭을 타고 배달을 하고 있는 중이란다. 한 손으로 전화를 잡고 한 손으론 핸들을 잡으며 진짜? 어디 정말 멋진 곳이라도 달리고 있는 걸까.

또 후배 녀석에게 전화하려다가 너무 자주하는 건 아닐까 싶어서 내려놓고.


그래. 이럴땐 어여쁜 동생동 - 동생동생 - 동생동생. 과 연결.  부디 짜증은 넣어두게나.

동생에게 너무나 뻥을 많이 쳐서 동생은 나의 진담과 농치기를 걸러 듣는데 익숙하다. 하나마나 서글퍼지고 농락당할게 뻔하니. 패스. 궁금한데 어디까지 나를 믿고 어디까지를 나라고 생각할는지.



.




? 빙글빙글 회전하며 거리에서 노닐고 있어. 바로 당신의 주변에서 우리는 보조를 맞추며 춤을추고 있어. 하지만 절대로 다가서지 않아. 그저 모두 스스로의 속도에 도취가 되어 회전을 멈출수가 없을 뿐이야.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하나? 멈추어야만 하는걸까.


?? 함께모여 즐거운 시간을 나누다보면 결국 파티는 끝나고. 제니스 이안의 노랫구절처럼 파티는 종치고. 여러분. 이젠 모두 헤어져야 할 시간이에요. 라는 누군가의 메시지와 함께. 뿔뿔이 흩어져 지나간 시간을 추억하며 즐거웠던 이미지를 머릿속에 간직한체 그것이 희미해지는 그 순간까지 기억하겠지.  즐거웠노라고. 하지만 파티는 이제 다시는 시작되지 않을테고. 우리는 모두 각자의 시간속으로 빠져나가야만 해. 우리는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모여들어 비슷한 호흡을 한데 모아 동상이몽을 나누며 함께이니까 됐어. 라며 자위하고 스스로 도취되고 그렇게 즐거워 하지만. 집으로 돌아와 눈을 뜨면 비로서 영롱하게 피어오르는 내 자신.  회전속에서는 눈치챌 수 없어. 그 동안은 스스로 멈추어 있기 때문에. 시간이 멈추어 있기 때문에. 하지만 파티를 지켜보는건 정말로 즐겁다니깐. 그것은 내 자신인채로 회전에 동참할 수 있기 때문이지. 회전을 회전으로 바라볼 수 있는 비회전의 경험.


??? 어차피 우리의 회전은 이미 끝이 나버렸단다. 이젠 그만 회전목마에서 내려와야겠어. 그대의 말처럼 아니라고 생각을 해버렸으면 이제 그만 놓아주어야 하는가. 아쉽지만 그럴수 밖에 없는 것을.


그럼 안녕히.



.




그럴 때가 있지 않나.


파티의 법칙.


흥겨운 무대와 정원에 떨어져나와도 미처 정리되지 않은 환희. 감동이.
술이 남긴 그 여운을 어찌하지 못해. 점차 헛헛함으로 전환되는 과정 말이야.


예를 들어. 성공적인 하루 업무를 마치고 잠깐의 술자리에 적당한 취기가 올랐지만. 결단코 주정은 아니라고 자신하는 단계에 이르러 감정이 최고조에 오른 중년 신사가 있는데. 느릿 느릿 걷다 보니 이미 잠자리에 들었을 아이와 아내를 생각하면 아쉬운 생각이 나는 거야. 그들은 시큰둥할지도 모르지만. 그는 결국 동네를 한 바퀴 돌아서 사들인 선물을 가족에게 한 아름 안겨주고 싶어졌어. 그런데도 계속해서 내가 지켜야 할 사람. 가장 가까이서 나를 지탱하는 그들이. 항상 옆에 있는 그 얼굴들이 새삼 떠올라 뭐라도 하고 싶은 주체할 수 없는 기분.

내게는 없다고 생각햇던 인류애를 확인해주었던. 끝 간 데 없이 화기애애하기만 그 자리를 파하고 돌아오는 길. 이렇게 나란 인간은 내 안의 자리로 다시 비집고 들어가야 하나. 나는 온 세계를 전부 사랑하고 싶은데. 소리를 질러서라도 표현하고픈 마음에 그만. 쓸쓸해지기도 하는 심사.

분명히 이 세상을 이루는 방들. 바닥과 벽과 사람들은 뜨뜻하다는 걸 잘 알고 있는데. 입밖으로 허옇고 서늘한 입김이 새어나오던 그 방. 그 장소가 자꾸 생각나는 밤. 끝내 먹먹해지는 가슴.

작년까지 보고 싶다는 감정을 느껴본 적을 손으로 세라면 두 손으로 셈이 가능했는데
그런데. 어둠 혼자 걷는 그 시간. 이제껏 살아오면서 느꼈던  횟수를 훨씬 뛰어넘어 버리는거지.
내게 있어 좋은 사람들이 그냥 보고 싶은 거야. 단지. 보고 싶고. 듣고 싶고. 확인하고 싶어서.



그러니까. 아스라이 거슬러 올라오는 나의 증세. 이해 해줫으면.

지금 그대로만 있어줘요. 축하해요. 마음 터놓을 데 없었던 생일 저녁 별안간 날아오던 메시지. 반년 동안 재어두었던 철 지난 안부를 들여다보다.
말할 수 있었건만. 보여줄 수 있었건만. 이번에도 이런 갖가지 이유와 원인을 쓸어담고 그래도 꾹꾹 참아내어 누군가를 조용히 바라보며 기원하는 일의 놀라움을 택했다. 때때로 우리는 그렇게 우리도 모르는 사이 누군가 내가 너를. 너가 나를 기억하며 꺼내 볼 때마다 이유 없이. 잠깐쯤은. 그 때 그 환희에 젖어드는 것을. 나는 그 후에도 아마 전화기를 연신 바라보았고. 또 나는 아마 대 여섯번. 손가락을 머뭇거렸음을. 우려하고 짐작했던 무심결을 확인하는게 두려워. 결국 예전의 그 떨리는 마음. 제멋대로의 희망을 고스란히 간직하기로 마음먹은 건 잘한 일이었다. 끝내는.                    



도무지 피할 구석 없이 덮쳐오는 감정 . 밤에 오는 감정을 조심히 다뤄야한다.
감정은 휘발되어도 결과가 불러온 책임은 그대로일테니.
재차 생각해도 참 잘한 일이야. 참 잘했다.



아.  당신들의 전화번호를 알지 못했다는 것. 아무래도 다행스러운 일이었을까. 씨익.



.




돌발적이고 그만큼 단정하기 어려운탓에 확신을 가지고 무엇에도 순순히 의지하기 어려운 시대.
우리가 날씨 변화에 상관없이 살이에 솔직하려 다짐하는 것. 내 안의 자리한 마음. 그 마음이 원하는 것에 전념한다는 것. 과연 이것들이 가져다 주는 기운이란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여유. 혹은 간절함을 사수할 것. 지치고 지치게 하는 혹한을 가져다 준 겨울을 그렇게 말끔히 소화하고 이번 계절앞에 당당히 마주 서보려 할것.


미리 봄을 마중하고 싶은 우리처럼. 봄 또한 나를 기다리고 있던 건 아니었을까. 나에게 기대어 쉬고 싶은 건 건너편에 언뜻 보이는 새로운 시절도. 마찬가지였노라고. 변하는 건 사람뿐이다. 오로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지치지 않은 내가 팔 벌리고 서있는 것. 더딘 감이 있지만. 분명히 걸어오는 이 봄날과 정겹게 포옹할 준비 되어 있는지. 봄과 닿은 지 얼마 안되어 다시 복잡하고 무수한 투정과 한숨이 쌓이고 쌓여 설레임 우스스 떨어지는 변덕을 부릴지 모를 자신을 피하고 싶다면. 기다림과 함께 자신을 추스르는 준비를. 서둘러 심사와 심란의 매무새를 정리 해봐야할 것.
그리도 애타게 부르던 봄은  정작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고.  토닥이고 안아주어 가슴 펴지는 뜻깊은 시절이 될수도 있을거 라는 걸. 당신에 의해. 사람 때문에.




.




진정. 겨울에 듣는 여름 노래가 괜찮다면.

봄에 살며시 들어보는 캐롤도 제법 근사하다.


크리스마스는 한참 지나쳤어도. 겨울은 끈덕진 힘을 다했을지라도. 이제 봄을 맞을 차례가 되었을지라도. 몇 해째 크리스마스 이브였는지 모를 그 밤. 쓸쓸하고도 매서운 바람 일던 그날. 가까이 둘러앉아 모여 안부를 물어오는 목소리. 우리의 체온 얹은 채 가득히 맴돌던 공기와 선율은. 그 때 그 겨울 밤은 확실히 따스했거든. 잠시 엇갈리고 감추어 두었던 각자의 진실을 담백하게 내려놓고. 투박하지만 선의를 담아 풀어냈던 진심의 불씨는 지금도 내 가슴에 오롯이 살아잇거든.

메리 크리스마스 이후. 들을 적마다 한동안 매일 크리스마스를 꿈꾸게 한. 캐롤. 그날을 맞이한 모든 사람을 보듬어 주던 캐롤은 어느 때에 꺼내도 반갑기만 하구나. 잠시 눈을 감고 돌아가볼까. 겨울 길. 그 사이를 오가는 와중의 나는 그 해 크리스마스로 돌아가는 기분이다. 다정한 노랫말과 멜로디는 내 심상에 파고들어 틈나는 대로 되뇌이니 더욱 그러하다. 지금은 나를 지나쳐갔지만. 여전지 소중한 사람의 얼굴과 음성을 상기하는 것은 짐작보다 배는 즐거운 일이기도 하거니와 몸에 배인 그리움과도 같은 것이니.




.




너의 -번째 사람이. 새롭게 돋아난 -번째 열망이 내게는 몇번째가 될런지.



이제 확신할 수 있겠어. 어쩌면 당신도.?


내게 사랑이란.
상대가 원하는 것을 하게하는 것.
소유와 집착이 아니라. 혹은 자기와의 동일성에의 요구가 아니라.
그녀의 본성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하도록 촉발해주는 것이 사랑임을.

내게 누구라도 있어
사랑을 요약하라고 한다면
그건 아마도 아픔. 내지는 통증일 거야.
아마 대개가 그렇지 않을지.
그만큼 쓰기도 많이 쓴 글이자 깊은 상심 혹은 회한.

내게 또 누구라도 있어
사랑을 다시 한 번 더 해보라 한다면
대뜸 어쩜 그렇게 무책임하느냐고 쏘아붙이고 볼 테야.
그만큼 정신이 번쩍들 만큼의 아이러니.

그러니. 그러한 것이니. 부디 실망하지 않기를 바랄 뿐.



나와 너의 생이 창백하지 않고 울긋불긋한 색을 내는 것은.  어쩌면 우리를 절벽 끝자락까지 내몰기도.  떠올라 구름까지 다다르게 하기고 했던 상처와 흔적. 운명과 의지로 이어진 사랑을 가슴에 안고 또 다른 풍경을 건너는 일이 아닐까. 연인을 원하는 절실한 사랑 한때만 그럴까. 하루 하루가 그렇고. 영화가 그렇고. 문학이 그렇고. 너가 내가 서로. 허락없이 쏟아내는 과거를 들었을 때도 그렇다. 그렇다면 명백하다. 너와 내가 이 가설을 받아들이느냐. 쳐내려하느냐의 문제. 더 명백한 관건은 어떠한 마음을 하고서. 깊은 상심 혹은 회한을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 이 모든 것은 생을 되풀이하는 현상이자 과정의 문제라는 사실.


그러기에 감싸 안고 있는 지난 이력들로 인해 나를 구축하는 삶의 중요한 부분들을 감내하는 순간. 우리들은 어느새 그 이력들로 인해 움직여지고. 희망 섞인 시선을 회복한다는 거. 앞이 불투명한 삶에 의지할 것은 그것뿐이라는 걸. 서럽고 안타깝고 두렵고 힘들수록 그 다음 희망의 선상에 다다랐다는 것을. 생의 흐름에 대한 관조적인 태도로 사는 너와 내가 잠깐의 눈빛, 잠깐의 미소, 잠깐 기대어보는 어깨와 어깨만으로도 가슴으로부터 처음인 것만 같은 감정 꾸물거리는 이유는 이런 탓이라고. 정말로 삶이. 아니 우리의 존재란 것이 너무나도 경이롭게도 말이야.

지금 이 말은. 내가 하는 말이 아니다.  저마다의 경험들이. 이맘때 계절이 늘 붇돋아 주고 있는 거라고.
그러니 나는 문득 알게 된 당신을. 나의 2/3 즈음에. 위치하고 있을 당신. 그밖에 서 있는 당신의 나머지마저도 순전히 감사해야 한다는 걸.



.




다시금 봄을 앞에 두고 따뜻한 겨울 노래를 꺼내듣다.


가만히 눈 감으니. 더욱 선명히 보이는 것들. 되어졌던 일들. 되어질 일들. 눈꺼풀 뒤로 모여들기 시작하는구나. 반드시. 만나질 사람들. 봄날에 마주쳐서 좋을 사람들. 간절한 눈과 눈 닿으면 당장이라도 두 손 닿기도 전에 뛰어들어와 마음 채워줄 것 같은 사람. 차례 차례 다가올수록 솟구치는 눈물. 저미는 가슴으로 밀어삼키니. 한끗 미소 스치는구나. 그대의 바램. 봄. 너의 바람에 날려와 내 입가 다독여주었구나.

되어졌던 일들 중.  다시 되어져 돌아올 일이 있거든.
포근할게 분명한 봄. 이번에도 찾아올거라고 기억하고 있었거든.


삶을 살면서 떠나가고 돌아오고. 낯설지만 경이로운 만남이 이루어지는 때.
그 타이밍과 세월 앞에.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는게 인생의 실체라면.
그 아찔하고 어찌할 수 없이 맞닥뜨리는 진실보다 중요한것은 그럼에도 흔들림없는 진심이리라.



황홀한 인생의 진실이란.
인연의 기쁨이란. 계절에 무엇에 의해 이끌리는 게 아닌.
우리의 마음과 마음이 맞닿는 순간이 먼저이며. 그 와중에 지나가던 계절이 그 광경을 축복해주었다는 믿음이야.




.




한 번 더 감사


나의 2/3. 한 여자의 사랑과 삶에 대한 지침이 고스란히 들어 있는 그대의 귀한 고백을 읽어 내려간 남자는 이제. 사랑 가득 머금은 그대를 알고서 지낸 시간. 되척일 적마다 기어코 감사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수고스러운 상념. 아팠던 상처에도 가슴 속에 묻어 두었던 사랑 다시 한번 퍼내려는 용기를 위로하고 격려하련다.

과거의 발자취와 지금 행하는 발걸음은 한데 이어져 있음을. 그동안의 내디뎠던 발자국 하나 하나. 추억과 현재가 한데 풍경을 이루는 그런 삶을 사는. 그렇게 깊고 뜨거운 여자였다는 걸. 이미 감지하고 있었음에도 외면하려 했던 아둔함. 그대 앞에 고개 숙여야하는 남자.
내 곁에 소중한 것들을 끊임없이 되새기는 일.

사랑을 몰랐다는 사실 조차 인지하지 못했던 때에도. 당신이 기꺼이 내어준 속내를 어루만졌을 때에도. 사랑을 알음 알음. 파악하는 멋 훗날에도. 여전히 사랑을 알아가고 싶은 남자. 평생토록.

차마 꺾어 내주지 못하여 가슴 한복판 아득하게 자라난 꽃 한송이.

서서히 시들어 휘청여도 뿌리 굳건할 진심.

그보다 귀중한 것은. 마음 던진 그 누구의 옷자락 이끌고서 봄길따라 꽃피울 그대 걸음. 그마저도 감사해야 하는구나. 


그러니.

한치 앞을 모르는 인연일지언정.  비련이 되어버린다해도. 주저하지 마오.
가슴이 전부 무너져 내릴지라도 당신의 삶을 통째로 아름답게 할 모든것에 불안해하지 마오.
살면서. 사랑하고 싶은 마음. 사랑하는 일을 그리워 하는 것을 의심하지 마오.



가끔은. 

진실. 그보다. 중요한건.

그러함에도 흔들리지 않으려는

각오. 결심. 다짐. 작정. 진심.



그대 향해 희안하게도 떨리는 애정. 조금씩 휘날려갈지라도

그대와 한올 한올 조심스레 지어본 이야기. 형체 잃어갈지라도.

처음부터 지금까지 지켜온 진심만은 진심 인채로. 흘러가도록.


우리 가슴 깊이 온전히 살아있을 유일한 것은. 우리가 나누었던 진심. 그것만이 그것만이 내가 지녀야할 진실. 견딜 만 하다는 최면이어도 좋아라.   훗날. 마음 위로 슬며시 일렁이는 머쓱한 미소. 아쉬움에도 진심은 진심으로 남아있음을 확신하며 고개 돌리기를. 우리 사이 아득히 멀어져도 가끔은 아주 가끔은. 돌고 돌아올 찰나의 진심은 진심인 채로.





.




차디 찬 겨울을 지나 봄으로 건너가는 길목엔 또 하나의 짧은 계절이 있다.


무심코 나간 거리에서 봄과 겨울의 중간 세계에서 넘어온듯한 바람을 다 맞으며 오랜만에 긴 시간 길을 걸은것 같은데.  철없던 시절 이후론 바람을 이렇게 담쁙 느끼며 걸어본 기억이 아련한걸 보면 요즈음의 난 꽤나 현실적이 되어버린걸까.

아무튼 아직은 차갑지만 냄새와 불어오는 결만은 상쾌하게 달라붙는 외투의 감촉이 무색하리만큼 오랜시간 원없이 걸었던것 같아.

로스트로포비치와 아르헤리치가 연주하는 슈만의 판타지아는 정말 더없이 아름다웠고 마치. 이 세상이 유리로 된것만 같은 생각에 휩싸였지. 돌맹이 하나 던지면 와르르 깨어져 버릴지도 모른다는 그런 불안정성과 실체를 알 수 없는 그런 아름다움 말이야. 멈칫할만큼 빠른 속도로 거리를 질주하는 차들을 곁에서 보면서. 또 어디로 향하는지 모를 무수한 인파들에 휩싸여. 우두커니 서 있다보니 여기가 어디인지 무얼하러 이곳에 왔는지 아득해 지더군.

마치 별세계에 떨어져 버린것만 같은 아스라한 현기증 같은거 말이야. 그래. 한 계절이 끝나고 새로운 계절이 시작되어지려는 시기을 맞이하면 매번 그랬어. 냉기도 온기도 아닌. 찬찬히 솟아오르다 증발해버릴 수증기처럼 사라질 며칠간의 계절. 한참을 걷다보니 스스로 어디인지 알수 없는 지점에 도달해 방황하고 있더군. 예전에 친구가 실망했었던 난니 모레띠의 아들의 방 기억이 나더라. 내가 신경숙의 부석사까지 들어가며 그 영화를 좋아했던건 아마도 그런 이유였을거야.

햇빛 쏟아지는 일없이 바람냄새 좋은 날. 바람이 두 뺨에 닿아 내쉬는 안도의 한숨의 나를 누그러뜨려. 사람들이 제멋대로 정해놓은 사계절 속에서 수 없이 사그러들고 있을 짧은 계절을 이 중간 지점을 거닐어보는 순간이.  크나큰 시간의 흐름 속에 떠나가고 있을 안타까운 순간들은 동시에 새롭게 태어나 돌아올 순간일까. 보일듯 말듯. 올듯 말듯 하던. 봄이. 이제 은근히 얼굴 내미는가. 봄이다. 잊지말자. 순간의 진실. 느낌.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천천히. 




곧 겨울의 흔적 마저 지워낼 봄볕을 만끽할 수 있을테야.


이미 옆으로 바싹 다가오려는 봄의 의지를 누를 수는 없을테니.  평화로이 몰려오는 졸음도. 씨익.






...............





[이 게시물은 [올므]apple♪님에 의해 2010-04-28 11:18:21 불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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