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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횡설. 수설.

작성일
10-02-05 01:36
글쓴이
퍼스나콘 울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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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주중마다 여러가지 핑계로 도통 책읽기와 책 고르는 기쁨을 누리는데 소홀히 한 것 같은 자책감을 털어내고자. 퇴근을 하고 들어와서 옷을 갈아입고 교보문고에 갔었습니다. 일에 참고할만하고 취향에 맞는 책들을 사들고 돌아오는 길에. 생일이 얼마 남지 않은 친구 생각이 나서 책이라도 선물할까. 전화를 걸었더니 모든 기운이 가신 목소리로 우울하다고 하더군요. 무슨 일이냐고 했더니 집에 있던 시사인 한 달치를 다 봤더랍니다. 그러길래 왜 그랬냐고 혀를 찼지요. 저도 그 친구와 같이 일간지를 끊고 주간지를 보기 시작했는데. 월요일에 한 번 우편함에 꽂힌 우편물을 보면 반가운 마음보다는 왠지 가슴이 심란합니다. 저 속에 또 무슨 암담하고 비열한 것들을 호소하는 얘기가 들어있을까. 그러다가. 만약에 티비도 인터넷도 어떤 매체도 보고 듣을 수 없는 한적한 시골에 가서 잠시 지내고 있으면 좀 기분이 달라질런지요. 분명 이 모든 것들이 매체가 공작하는 과장이 전부는 아닐지라도. 가끔은 모르면 심신에 좀 낫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한답니다.


장정일의 신작. '구월의 이틀' 을 집어들고 몇 장을 간단히 넘겨 본 뒤 이내 적당한 곳에 내려놓고. 가만히 장정일이란 사람에 대한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의 시도 읽어봤고, 소설도 읽어봤는데. 그의 에세이겸. 독서일기 1, 2권 보다 재미있지는 않습니다. 특히 1권인가 2권에서 하루끼에 대한 짧은 분석은 당시 매우 이른 평이었음에도. 예리하고 공감이 갔었는데요. 사실 에세이나 독후감을 보고 만족감이 넘치는 경우는 흔치 않은데 그랬을까요. 생각해보면 장정일의 읽고 쓰고 표현하려는 성실함 혹은 열정에 대한 찬탄이 아니었을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목적없는 고민. 생계. 보수로 둘러싸인듯도 하고. 왕성한 독서를 하면서 왕성한 비평을 동시에 왕성한 소설을 써내었던 장정일이 말이지요.

심지어 예전에는 부정했던, 혹은 아니길 빌었던 어떤 모습이 이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아닌가, 그런 예감도 드리우는 것이 사실입니다. 황석영. 김지하 같이 나는 과거에도 진심이었듯이 현재도 진실이라. 우기며 남아있는 신뢰까지 거덜내지만 않는다면. 김훈같은 정직(보수)주의자가 한 사람쯤 더 늘어도 나쁘지는 않을겁니다. 어쨌든 구월의 이틀. 완독은 쉽지 않을듯 합니다. 그것이 이문열의 '선택' 과 같은 작품이 되는 현장을 생생하게 목격할 자신은 별로 없으니까.



........




ttp://jpnews.kr/sub_read.html?uid=3293



전여옥의 표절 관련. 유재순씨의 인터뷰.


점심시간에 간단하게 자기개발과 연관된 주제로 얘기를 나누던 저는 한 잡지의 내용을 떠올렸습니다.

'한겨레 ' 에서 호기롭게 출범시켰다가 별 반향도 없고 적은 권수만 남기고 사라진 여성잡지 '허스토리' 창간호에 전여옥의 인터뷰가 실렸더랬지요.  조선희 '전 씨네21 편집장' 이 진행한 인터뷰 였는데. <일본은 없다>로 전여옥이 번 돈이 10억 쯤 된다고 했던 게 기억이 나는군요. 조선희 편집장이 '그 돈이 다 어디로 갔나?' 라고 물었더니 전여옥은 '부동산 등에 일부 투자했고 나머지는 자기개발에 썼다' 라는 대답.  그렇게 투자하고 해낸 자기개발의 결과가 지금은 그때보다 더 아득히 멀리 가버린. 독설 중독자. '전여옥' 인 것입니다.


또 활자중독증. 이란 말이 나오면 탐독가였던 이문열(길지 않았던 대학 시절에 천 권의 책을 읽었다던가.)과 스스로 활자중독증이랬던 전여옥이 스치고 지나갑니다.  전여옥은 어렸을 때 어머니가 시장에 갔다가 두부나 야채를 싸 온 신문지까지 읽었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활자를 닥치는대로 집어 삼킨 결과물들이 지금의 모습인겐가. 무조건 많이 읽고. 입력해 넣어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나려면 이 두 인물들을 잠시. 짚어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 아닐지.




........




얼마 전에 참석했던 결혼식이 끝난후. 동갑인 사촌과 안부와 얘깃거리를 주거니 받거니 하며. 길을 걷는데 '우측통행' 표지를 보고 있자니 불쑥 이런 말을 하게 됬습니다.  "수십년간 좌측통행을 하라던 나라에서 왜 갑자기 우측통행을 들고 나섰는지 내가 고민 좀 해봤는데 답은 하나 밖에 없더군." "뭔데."   "이 정부는 '좌'라는 말이 싫은 거야. '우' 를 단단히 시민들의 정신과 행동거지에 박아 넣으려는 의도. 세뇌를 말이야." 그는 저의 말이 맞다고 낄낄. 웃었습니다.
좌측통행은 일제 통치의 잔재. 세계 보행 문화라는 건 다 조금씸은 미심쩍고 '좌'라는 말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 가장 그럴 듯한 추리로 보여지는 건 시국에 따라 괴상해져가는 저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었음에.. 씁쓸했습니다.


그밖에 세종시와 원전수주에 관한 촌평들.  'MB의 능력'  '우리나라에 경사가 났다'  등의 말들이 오갔었던 당시를 기억하며 신문 헤드라인에는 MB가 전화 몇 통으로 판세를 뒤집었다는 식의 보도가 나오기까지. 엄청난 금액의 계약 건이 전화 몇 통에 좌지우지 된다는 말에는 실소를 했지만. 이 상황이 어떻게 정치적으로 작동할 지 생각해보면 입 안이 텁텁하고 쓴맛이 났습니다. 이제 이 '무시무시한 능력' 을 발휘한 대통령이 하는 말씀대로 '오해없이'. '서민을 위한' 노력에 따라 세종시와 박근혜. 각종 현안들로 가려져 소리없이 강은 파헤쳐 질 노릇이고. 그 파헤쳐진 흙은 불에 타죽은 원통한 영혼들 위로 덮힐 테지요.



............




같이 걷는 상당한 시간동안. 몇 가지 화두를 두고서 그와 대부분 동감하는 대화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둘다 정치를 보는 관점이 비슷함으로. 각자가 안고 있는 슬픔과 분노와 피로감이 일치했기 때문이 었을겁니다.


평화롭고 죽이 잘 맞는 대담의 대상이 있는가 하면.


우리 대부분은 가까이 있는 사람들과 자기만의 정치와 신념이 충돌해. 자칫하면 관계에서의 참사를 일으킬만한 구도에 있지요.


주위만 둘러봐도.


아버지와 어머니를 따라 매번 한나라당을 선택하는 친구1. 진보신당을 열성적으로 지지하는 오라비에게 점차 영향을 받은 친구 2  지금은 없어진열우당에서 민노당으로 잠시 표를 옮긴 친구.  일과 사랑과 놀이에 바쁘다. 근데 그 아저씨는 인상도 별로고 배도 나오지 않았어? 하는. 친구 4
이런 이들이 모두 이리저리 뭉쳐서 큰 다툼없이 한 집단을 이루는 친구관계가 가능한 삶. 이게 한국적인 삶인지. 웃지 못할 국적 불문. 인생 노름인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이런 사람들끼리 만나면 정치 이야기를 꺼내기가 수월치 않게 되는데.
엄밀히 말해. 정치는 계급과 직결된 문제이기에. '각자의 계급을 의식하지 못하던 시절에 만나 이제 서서히 서로 다른 계급적 삶에 접어든 사람들끼리 우정' 을 지속할 수 있기 위한 최소한의 매너로 여기어 간편하게 서로의 이념을 알아서들 억눌러 버리는 겁니다.


그전에 그렇게도 이상이 다른데도  친구가 될 수 있느냐.  일 년 후. 십 년 후에도 만날 수 있을까요? 또 최소한 친구라면 서로의 다름과 틀리다고 확신하는 사항에 대해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소통하고 설득을 해보여야 하는 걸까요.



친구가 아닌. 연인사이는 또 어떨까요.


배우자라면. 그녀가 만약 내가 분개하고 심대하게 생각하는 것을 덤덤해한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종교와 달리 정치색이 어긋나서 헤어졌다는 말은 못 들어 봤습니다만.
이런 게 한국적인 삶. 맺어진 관계를 깨트리지 않고서 살아가는 인생. 은. 우리 주변의 대화와 담론들은. 안타깝지만 자기안으로 응축된 피상과 형식에서 조금도 나아가지 못한다.는 은연중에 얻어지져가는 인생의 깨달음일까요.



장 폴 뒤부아의 소설 .프랑스적인 삶. 의 한 부분.


'나'는 차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 라디오에서 스페인 독재자 프랑코 총통의 죽음을 알리는 소식을 듣는다. 나는 사랑하는 안나를 만나 기쁨에 싸여 이렇게 외친다. "그거 알아? 프랑코가 죽었어." 하지만 안나는 "그래서?"라고 답한다. 그때 나는 공중에 혼자 매달려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한 세계가 무너지기에는 그것으로 충분했다고. 나와 안나를 묶고 있던 사랑과 육체의 관계가 실제로는 신분이 다른 두 사람의 결합이라는 심각한 점을 감추고 있음을 갑작스럽게 깨닫는다. 나는 좌익 신학을 안다고 자부한 반면 안나는 정치라는 것을 레이스 짜는 기술 정도로 여겼다. 나는 스페인 오지에 있는 자기 명의의 초라한 집 때문에 매일 양심적인 문제로 괴로워하는데, 안나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회사는 승승장구 발전하고 있었고 뻔뻔하게도 코스타 브라바에서 가장 아름다운 집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혁명 이론가들의 책을 읽었고, 안나는 격주로 발행되는 경제지를 정기 구독했다. 사방 2.8미터의 네모난 침대만이 이렇듯 많은 불일치를 없애주고 그 차이를 줄일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내가 꿈에서 깨어나기에는 그녀의 단 한마디 말이면 충분했다.

"그래서?"

[이 게시물은 [올므]apple♪님에 의해 2010-04-28 11:20:33 불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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