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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취인불매] 봄 나리는 밤.

작성일
10-04-12 01:34
글쓴이
퍼스나콘 울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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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9,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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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eko Kinbara.  - For Your Love. feat. Josh Milan [Blaze] (Produced by Yasushi Ide)






지난 한주간을 모아놓은 문구.

토요일 밤샘 근무.
결혼 예정임에도 연애를 하고 싶다는 k모씨의 응석을 받아줄 여유도.
클러빙할 체력도 없어 사우나로 도피.
창문을 열어놔도 쌀쌀하지 않은 기후.
낮잠 부르는 솔 바람.
일복은 많다만 당장 돈은 안되는구나.
실현 가능성이 보이는. 몰디브행.
강남 미나미.
이주만에 지하철 나들이.
그러나 약속 무산.
지독히도 맛없는. 전투적으로 그릇을 비우게 했던. 백화점 식당가
같은 입주민이 오피스텔 옆에 오픈한 '수 에스프레소'.
커피의 기본은 에스프레소와 으슥하고 아늑한 위치. 자주 방문 예정.
하루를 넘기는 새벽에 잠 안자는 증상 도지기 시작. 꽤 예전부터. 다시.
믿음을 자신하고. 의심을 불려갈때마다 달리 보이는 세상.
너희들만 즐거운 연애는 조용히. 현기증 나니까요. 씨익.


확실한건. 내일도. 이번주도 안녕 할 생각이니까. 당신도.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결의를. 씨익.

 

.


주말 새벽에 집으로 기어들어가는 버스 안에서
집 근처 아파트 담벼락에도 개나리가 살금살금 피어올라 있더군요.
지천이 어두움에도 환하게 발하는 노란 잎들.

개나리 하니 문득 기억나는 인간이 하나 있는데.
개나리라는 건 사시사철 기후만 조금 따뜻해지면 올라오는 눈치없고. 천한 꽃이라며
학교 구석구석 어여쁘게 고개 내민 개나리들을 볼 때마다 모두 뽑아내고 잘라낸 중학선생.


" 아자씨. 지금은 어디에 무얼 하며 살고 계시는지 모르겠지만 말입니다아?
지금은 확실히 물어볼 수 있습니다만 말입니다아?
날씨가. 바람이. 손 닿는 무엇이라도 하수상해지고마는 그래도 멀쩡히 살아가는 이 세상 변덕쟁이 인간들 전부도 눈치없음 천박함. 지조부족을 들먹여 제깍 제깍 잘라 버리실 겁니까아? 진심으로? "


.
.



겨울을 좋아한 적이 있다.

깡말라진 은행나무의 사지를 보며 또한. 눈 내려 감은 소나무의 동면을 지켜보며
온 대지를 뒤덮어 이루는 흰 장막을 서투른 낭만으로 바라본 적이 있다.
순수하게 날 선 바람 대기는 청아하니. 사람들의 펴졌다 움츠려든 눈꺼풀에 얼어붙은 눈물이 고이고
허풍없이 바람에 옷깃을 여미고 그저 곱아진 손을 녹이려고 거짓없이 더운 손을 마주 잡고.
너로 인해 굳어진 외로움을 팔팔 끓여내고 싶다 말 할 수 있는 계절을.


그 겨울을 뒤로 하고 살며시 날아드는 봄 역시 좋아한 적이있다.

겨우 한때 꽃터트리고. 간지럼같은 바람과 함께 후두둑 져버리는 찰나의 광경을.
그 매서운 혹한 내내 필사적으로 돋아난 파릇한 새싹. 쑥스러운듯 그러나 똑바로 고개 내밀고야마는 총천연색의 꽃망울들을 눈으로 곱씹는 시간들.  불과 몇 달만에 조각나버릴. 찬란한 꿈. 
꿈을 고파한 내가 잘못인가. 꿈꾸게 만든 너 그리고 봄의 잘못인가.
사랑이니. 봄의 환희니 돌아보면 머쓱하기 짝이 없어질지라도 그 단어들 발음하기도 무참할 뿐이어도.

아름답고. 때로 막연히. 슬프고 아퍼서 질금거리던 시간들. 상황들. 사람들. 저토록 허무함으로 와르르 무너지는 기분에 울컥 울컥하던 경우는 처음일까. 그래도 망각의 동물인. 앞으로 맞닿을 너와 내가 이 생의 교훈만 남기고 통증은 빨리 아물게 하며 다시 희망을 가져봐야고 한다며. 환상에 젖어들 수 있게끔.  다시 시작이라고 보채는 봄은 나에게 기대어. 너에게도 기대어오는 것이다.


사는동안 도저히 뿌리칠 수 없는 안온함으로.

또 봄은 오고 가는만큼 젊음을. 청춘을 데리고 가는구나. 어느새 갖은 치장을 하고 버티고 있는 나무들이 잔뜩 미련과 설렘 절여놓은 낙화 한웅큼. 여기 저기 흘려놨다. 가장 진실하고 싶은 때는 이 계절이다. 되지 않는 승락받지 못한 사랑일지언정. 그렇다해도 말이야. 사랑하는 일이. 감정 뿜어내는 일이. 너에게 나만 아는 미소 띄우는 것이. 통째로 그리워지는 시기란 바로 지금이라고.


완연해질 수록. 물러가는 이 봄날이 몰고 오는 향을 만끽 할 것.

한기로 점철되었던 예전의 삶이 이토록 온기 가득한 삶으로 이동하기 직전의 근지럽고 수상쩍음.

이 계절이 떠나고. 반드시 추억과 위로가 되는 봄날의 냄새가 그리워질 날이 온다는 걸 안다면. 실컷 맡아둘 것.



.



요즘은 퇴근 후. 기분전환이 필요할 적마다 놀이터가 딸린 앞 공원에서 아이들 지저귀는 소리를 들으며 산책을 합니다.
지닌 바램과 믿음을 되뇌고.  가사가 좋은 노래를 중얼거리며 유령처럼 한바퀴 두 바퀴 돌고 나면 자신감이 솟아나기도 하고요.


이제는 봄이 바싹 다가왔으면 했는데. 자는 도중. 꿈속에 들어가 잠깐만 기다려줘. 라는 소리가 들려오기에. 이리저리 고개를 돌려보니. 거짓말처럼 드넓게 펼쳐진 잔디 밭에 각가지 꽃이 수놓아지는게 아니겠습니까.


지금껏 보여지는대로만 살다가 비로소 믿고 있는 것을 우선하며 삶에 임하려는 징후인지요. 씨익.



.



어쩔 수 없는 것들.

상처라는 것을. 미움. 증오를 피해갈 방법을
다양하게 연구해 봤더랬습니다.
유일하게 내놓은 답은. 오직 이 행성을 떠나는 방법밖에 없더랍니다.

도시. 혼잡한 도심을 떠나 산골에 모여 사는 사람들 사이에도 마찬가지.

오가는 폭력과 오해. 감춰진 진실 앞에서.
중심을 지키는 방법을 익혀가며 살아갈 수밖에. 용감하게. 굳세게.




어쩔 수 없이 변해가는 것들.

사랑을 감정의 일시적인 한 작용일 뿐이라고 못박는 주장에 맞서 천만의 소리. 즐! 이라고 외치고 싶거든?

눈도 녹고 초콜렛도 녹고. 봄이 여름의 열기에 숨어들고 여름이 가을 바람에 밀려간대도.

그대를 향한 내 마음 하나만은.  어찌할 수 있음을.
기적처럼 껴안은 사랑을 감히 의지로 굳건하게 지켜가는 사람으로.

사랑하기에 힘을 얻는 의지. 의지로 인해 누리는 사랑을.



.


자랑 섞인 질문.


수면에 대한 강박이 나날이 더 심해지는 밤에

조금은 지치는 감도 있는 혼자의 시간..

귀와 눈은 줏대없이 옳고 그름과 하고 싶은 말은. 진중함과 경박함의 경계를 왔다 갔다 하는 이때.

아버지가 보내신 이메일을 확인하고 열어보았습니다.
아주 짧은 내용이었는데. 마치 그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고.  글귀들에 기분이 좋아. 몇 번을 읽어내렸습니다.
책상에 앉아 이 편지를 이루는 단어. 문장을. 손가락으로 적어내었을 아버지 모습이 떠오릅니다.


저는 잠시 고민 중입니다.


갑작스레 날아온 이 뭉클한 편지에 대한 답장을 진지하게 작성할 건가.  유머러스하게 작성할 것인가.
아무래도. 아버지는 표정이 굳어있는 편이시니. 웃음 짓게 쓰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자기 전에.

이 황홀하고 괜찮은 밤에 행복을 북돋기 위해.

와인을 따야 하는지. 막걸리를 한 사발 부을런지.


씨익.





[이 게시물은 [올므]apple♪님에 의해 2010-04-28 11:21:14 불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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