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베이스볼파크 전광판 내용
파란 나라를 보았니 꿈과 사랑이 가득한

hbo

모바일 URL
http://m.baseballpark.co.kr
대표E-mail
jujak99@hanmail.net

'게이 남자친구'에 대한 짧은 생각

작성일
10-04-12 08:59
글쓴이
퍼스나콘 Pitcher 27
글쓴이다른 게시물 보기
조회
21,174
댓글
7단계
시간별 역순 댓글
이미지 출처: http://movie.daum.net/



손예진, 이민호라는 걸출한 스타를 앞세운 드라마 
'개인의 취향'이 얼마전부터 상영되고 있는데
이른바 '게이 남자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고 하죠?

이 드라마의 시작과 때를 맞춰
'여성들이 가장 받고 싶은 선물 1위'가 
바로 '게이 남자친구'라는 설문조사도 
드라마 내에서는 물론 온오프에 오르내리고 있고,
'게이 남자친구'에 대한 싱글 여성들의 로망이 
요즘 본격적으로 부각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제가 남자이다보니 이런 글을 쓰자고 하면서도
어쩌면 정작 이런 이슈의 주체인 '여성'들의 시각을 외면한채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상태도 끄적이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혹시 그러하다면 가감없이 알려주세요~



이미지 출처: http://blogs.poz.com/shawn/

각설하고, '게이 남자친구'에 대한 생각을 좀 끄적여 보려고 합니다.
사실 '게이 남자친구'라는 키워드는 이미 몇년전부터 등장했었죠.
헐리우드의 잘생긴 동성애자 남자 스타들의 데이트 사진이
주요 포털과 블로그에 퍼다날려진지는 이미 오래입니다.
아마 '게이 남자친구'가 가장 많이 또는 새롭게 알려진 계기는 
바로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가 아닐까 합니다.

극중 주인공인 캐리에게는 '스탠포드'라는 게이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잘생긴 외모는 아니지만 항상 캐리 곁에서 도와줍니다.
고민을 상담해주기도 하고 로맨스에 대한 조언을 해주기도 하며
여성들이 하는 생각과 취향을 공유하기도 합니다.
어쩌면 남녀를 불문하고 정말 이런 친구는 최고입니다.


Stanley Tucci

이미지 출처: http://www.afterelton.com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도 비슷한 캐릭터가 등장하죠.
극중 주인공 안드레아의 직장 동료인 나이젤도 
위기에 처한 안드레아를 도와주고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고민 상담까지 해주는 사실상의 게이 남자친구 역할을 해줍니다.

재미있는 건 '섹스 앤 더 시티'의 스탠포드와 참 닮았다는 점입니다.
대머리, 동그란 뿔테안경, 준수한 패션 센스......
이게 미국 대중문화가 인식하는 '게이 남자친구'의 모습인가봅니다.
이민호와는 아주 많이 다르네요 ㅋㅋㅋ




암튼, 이런 여러 경로를 통해 '게이 남자친구'가 소개되면서
각종 매체에서는 헐리우드에 대한 약간의 동경심을 이용하여
여성들의 로망과 소망인 양 다루곤 했습니다.

사실 여성 입장에서 게이 남자친구가 좋은 면이 많을 것 같습니다.
자신의 고민을 들어주고 연애 상담도 할 수 있으며
여성들이 좋아하는 취향을 가진 게이 남성이라면
함께 쇼핑도 같이 하고 시간을 보내기 참 좋을 것입니다.
또한 가장 중요한(?) 건 게이이다보니 여성인 자신에게
다른 마음을 먹고 찝적대거나 추근덕거릴 염려도 없을 것이고 
이성간에 생기는 애매한 갈등과 상황도 발생하지 않겠죠.



근데 여기서 좀 조심스럽게 이런 '게이 남자친구'라는 이슈에 대해
다소, 아니 좀 많이 비판적으로 보고자 합니다.

우선 게이 남성의 입장에서 볼 때 
이성애자인 여성이 얼마나 매력적일 지 좀 의심은 됩니다.
친구는 오히려 동성간이 더 많고 자연스럽(?)듯이 
친구 간에 뭐 그런 것이 중요하겠습니까만
게이 남성의 입장에선 이성애자 여성을 만나는 것이
어떠한 좋은 점이 있을지는 조금 회의적이긴 합니다.

사람 사귀는 것이 좋은 점, 나쁜 점을 따져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실 이런 생각에는 조금 무리가 있다고 인정합니다.
실제로 이성애자, 양성애자 구분없이 원활한 교우관계가 형성되는
다른 나라들의 경우의 예시가 많이 있듯이 
충분히 성립가능 할 수 있는 인간관계임엔 분명하니까요.

단, 이들 나라들의 경우엔 사회적으로 논의가 이미 활발히 이루어졌고
성적 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배려와 이해심이 이미 정착된 상태이겠죠.



이미지 출처 : http://www.ohmynews.com

여기서 두번 째 이슈로 넘어가고자 합니다.
이성애자, 양성애자 구분없이 폭넓은 교우관계가 형성되는 나라와 사회에 비해
아직 우리나라는 동성애에 대한 사회적 교감 형성이 매우 부족합니다.
2000년에 동성애자로 커밍아웃한 배우 홍석천씨가 
한동안 방송출연을 못한 것이 10년전의 일이고 현재는 많이 달라졌다고 하지만
아직 사회적 인식은 보수적이기 그지 없습니다.

아직도 동성애자들은 음지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으며
손가락질 받거나 정신병자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미셸 푸코가 '성의 역사'에서 지적하는 현실이기도 합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 사회는 동성애라는 기호(記號)를 소비할 수 있는지 좀 의심스럽습니다.
사회적으로 남과 다름은 인정하지 않는 보수적 정서가 철저하게 깔려있고
동성애에 대한 사회적 논의 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현실에서
트렌디한 로맨틱 코메디에서 '게이 남자친구'라는 소재를 다룬다는 것은
인권, 사회 현실에 대한 고민이나 지향점에 대한 표출 없이
그저 가볍게 다루고 겉으로 드러나는 소위 보기 좋은 것들만 
소비하는 것일 뿐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깊은 고민없이 톱스타와 트렌디한 스토리로 포장한 동성애가
결국 억압받고 있는 성적 소수자들에게 
어떻게 다가올지는 조금은 더 고민해볼 문제일 것입니다.




이미지 출처 : http://www.edaily.co.kr/


이런 점에서 요즘 방송되고 있는 또다른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김수현 극본)에 등장하는 동성애와 비교를 좀 해보렵니다.
아직 스토리는 많이 진행되지 않앗지만 극중 화두 중 하나가 바로
큰 아들의 성정체성, 즉 동성애에 관한 것입니다.
아직 큰 아들의 동성애는 공개된 사실이 아니지만,
이후 전개될 스토리에서 가족 내에 어떠한 갈등을 불러오고
드라마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낼지 기대됩니다.

그런 점에서 이 드라마는 동성애를 단순히 소비의 대상이 아닌
가족과 개인 차원에서 어떻게 고민해야 할 지를 던져준다고 생각합니다.
(꿈보다 해몽이 좋다고 하는게 바로 이럴 때 써야 할 표현인가요 ㅋㅋㅋ)

사실 이 드라마를 언급한 또다른 이유가 하나 있습니다.
극중 간간히 등장하는 동성애 스러운 장면이 있습니다.
두 남성간의 포옹이나 정감어린 대화를 속삭이는 장면들이지요

이 장면들이 인터넷 상에서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각종 매체들은 이를 확대 재생산 했죠.
적지 않은 시청자들은 이런 장면이 역겹다, 보기 싫다는 반응을 표출하기도 했구요.

암튼, 여기서 좀 의구심이 생겻습니다.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다루는 동성애에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개인의 취향'에서 다루는 동성애에는 전혀 다른 반응이 
왜 나오는 것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게이 남자친구'를 소비하고 이에 동의하는 주체와
'인생은 아름다워'의 동성애를 역겨워하는 주체가 같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대상에 대한 상반된 입장의 모순을 지나치기가 힘드네요.

물론 두 드라마가 접근하는 방식은 전혀 다릅니다.
하지만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전자는 좀 더 솔직하게 보자는 반면에 
후자는 보고 싶은 부분만 골라서 가볍게 보자는 것이겠지요.




이런 점에서 '게이 남자친구'의 허구성에 대해 의문을 좀 제기해보고자 했습니다.
정작 우리는 이 문제를 제대로, 심각하게 논의해볼 준비도 안 되어 있으면서
'게이 남자친구'를, 그것도 가볍게만, 다룬다는 것이 얼마나 공허한 일인지 말입니다.

그런 점에서 드라마 '개인의 취향' 및 이와 관련된 
'게이 남자친구'라는 이슈의 부각에 대해 개인적으로 솔직히 좀 많이 아쉽습니다.

만약 '레스비언 여자친구'라는 기호가 등장한다면? 하는 생각을 문득 해봅니다.
결과는 좀 많이 다를 것 같습니다.

암튼, 아직 자기 성찰도 없이 헐리우드의 겉멋만 따라가기에 급급한 현실이 답답하고
비단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에 대한 것 때문만이 아니라
그에 대한 솔직한 고민에 대해선 부정적 반응을 보이는 현실이
어쩌면 우리의 이중성을 잘 대변해 주고 있다는 점에서 씁쓸함이 남네요.

여성들이어 각성하라! 라고 말하진 않겠습니다.
아니 그렇게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그저 남녀를 불문하고 허구한 이중성을 보이는 것 자체가 아쉬울 뿐입니다.




글의 서두에서 밝혔다시피  제 생각이 비판받을 여지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여성들의 생각을 이해 못하는 마초적인 측면도 있을 수 있겠습니다.
의견 있으시면 가감없이 태클 걸어주세요^^

[이 게시물은 [올므]apple♪님에 의해 2010-04-28 11:21:40 불펜에서 복사 됨]
Twitter Facebook Me2day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62 말, 당나귀 봄날의 춘의(春意) [29] 퍼스나콘 [탱&서]Xenophon 04-27 25713
61 어도비와 애플간의 싸움을 보면서 [17] 퍼스나콘 서초롱 04-12 15746
60 '게이 남자친구'에 대한 짧은 생각 [13] 퍼스나콘 Pitcher 27 04-12 21175
59 [수취인불매] 봄 나리는 밤. [14] 퍼스나콘 울므 04-12 19576
58 [수취인불매]연말 보고서/한숨 고백. [8] 퍼스나콘 울므 01-02 19892
57 은자가 남겨 놓은 소설. 호밀밭의 파수꾼.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5] 퍼스나콘 울므 01-31 19906
56 이런. 저런. 횡설. 수설. [20] 퍼스나콘 울므 02-05 19111
55 [수취인불매]과거의 설렘과 현재의 그리움이 닿을 때. [6] 퍼스나콘 울므 02-08 19014
54 [구겨진 습작.] 손님. [3] 퍼스나콘 울므 02-10 19605
53 [주정] 때로는. 진실보다 중요한 것. [2] 퍼스나콘 울므 03-05 22061
52 [뻘]美 토크쇼 전쟁 [32] 퍼스나콘 chirp 01-27 35870
51 [영화] <바스터즈 : 거친 녀석들>의 도입부 기억나십니까? [12] 퍼스나콘 알투디투 12-13 24010
50 이 땅에서 노동자로 살아간다는 것 [6] 퍼스나콘 허영이스머프 12-01 11921
49 [수취인불매] 문학 소년이여. 가볍게 혹은 무겁게. [2] 퍼스나콘 울므 11-29 14119
48 루저녀의 사례로 본 자유와 민주주의의 관계 [13] 퍼스나콘 punkrocker 11-17 16421
47 루저녀의 난을 보면서 느낀 개인적인 단상 [28] 퍼스나콘 (Z)얼레한디려 11-12 14783
46 경전선 열차를 아시나요? [5] 퍼스나콘 영계소문 11-04 12393
45 현직 용접공이 본 현대자동차의 미래 [9] 퍼스나콘 ☞菊雙羅經原☜ 10-27 13507
44 캠리의 변천사 [31] 퍼스나콘 Pitcher 27 10-28 20864
43 [S  K] 잔인한 확률의 게임 [9] 퍼스나콘 {DNA}1대당수 10-25 12467
<<  1  2  3  4  5  6  >>
copyr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