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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형 수퍼마켓과 식량 사막

작성일
10-11-09 09:46
글쓴이
퍼스나콘 Pitcher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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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9,075
댓글
7단계
시간별 역순 댓글







샌프란시스코 연재를 예고해놓고
계속 딴짓 중입니다만 ㅋㅋㅋㅋ








암튼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기업형 수퍼마켓 
관련해서 하나 적어볼까 합니다.




자꾸 툭하면 미국 이야기를 해서 죄송합니다만
얼마전부터 미국에 식량 사막(Food Desert)라는 개념이 등장했습니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시면 쉽게 파악하시겠지만
식량 사막은 간단히 말해 '식료품을 구할 수 없는 지역'을 일컫습니다.
신선한 식료품을 구하기 어렵거나
패스트푸드점만 가득한 곳을 일컫기도 합니다.

언뜻 생각하면 식료품을 구할 수 없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이해하기 쉽지 않기도 합니다.
우리 생각으로는 슬리퍼 신고 5~10분만 쫄래쫄래 걸어가면 
모퉁이 가게에서 쉽게 식료품을 구할 수 있는데 말입니다.




'식량 사막'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미국 도시의 변화 양상을 잠깐 볼 필요가 있습니다.

1950년대부터 미국의 대부분의 도시에서는
매우 활발한 교외화가 일어납니다.

낮은 휘발유 가격과 때맞춰  전국적으로 고속도로가 확충되고
아울러 정부가 신규 택지 개발을 촉진하면서
신규 주택을 구입하여 자동차로 통근이 가능한 중산층 이상을 중심으로
복작복작대는 도심을 버리고 도시 밖으로 이주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교외지역에 철저하게 자동차 중심적인
저밀 주거지를 만들었고 결국 도시에는 하층민과 이민자들만 남게 되었습니다.






이런 교외화의 흐름에 맞추어 진행된 것 중 하나가
바로 대형 소매점의 교외화였습니다.

비교적 토지가격이 저렴한 교외의 미개발지에
월마트 등의 소매점들이 위치하게 되면서
다른 소매점들도 이들을 따라 교외로 이동하는 등
교외 여기저기에 새로운 거대 상권이 등장하게 됩니다.

이들은 철저하게 자동차를 통한 접근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중산층 이상의 소비자를 겨냥한 새로운 소비 중심이었습니다.

동시에 기존 도시 내 상권은 퇴락의 길을 걷게 됩니다.
도시의 인구가 외곽으로 빠져나가면서
도시에 위치한 각종 크고작은 상점들은 문을 닫습니다.
전통적 상권은 붕괴되고 영세상인들은 파산하기에 이릅니다.







교외의 대규모 쇼핑몰과 새롭게 등장한 상권중심들은
대중교통이 아닌 철저하게 개인승용차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들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하기 보다는
자신의 차량을 직접 운전하여야 합니다.

그렇다보니 주로 도심에 거주하면서 대중교통에 의지해왓던 하층민들이
필요한 물품을 제때에 구입하기 어려워지게 되었습니다.
이들 중 대부분은 개인 승용차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교외나 외곽에 위치한 대규모 소매점에 갈 수도 없습니다.

특히 생존에 필요한 식료품을 구입하기 어려워지면서
소위 말하는 식량 사막(Food Desert) 현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식료품 조달 자체가 어렵기도 하고
식량을 구매할 수 있더라도 신선한 제품을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식량 사막의 발생의 이면에는 
인간이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식량에 대한 용이한 접근을
공공성과 주민 편익을 추구할 수 있는 지방자치단체나 주민조직이 아닌 
기업이 지극히 이윤추구형 관점에서 공급했다는 점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주민에 대한 형평한 식량의 제공보다는
이윤 극대화를 통한 식량 제공이 이루어지다보니
결국 중산층 이상만 그 혜택을 보게 되는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죠.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업형 수퍼마켓의 주택가 침투를 보면서
약간은 다르기도 하지만 비슷한 모습이 보입니다.

입지가 주로 도시 외곽이나 교외가 아니라는 점과
개인 승용차에 대한 의존 정도는 분명 차이점으로 존재합니다.

하지만, 기업형 슈퍼마켓이 기존 영세상인들을 몰락시켜
기존 상권에 혼란을 가져온다는 사실은 비슷해 보입니다.

아울러, 인간으로서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신선한 식료품의 공급에서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진다는 점도 비슷합니다.





기업은 이윤추구가 그 존재 의미입니다.
돈벌이가 안 된다고 느끼는 순간 언제든 떠나갈 수 있습니다.
기존 상권을 붕괴하면서 주택가로 진입했다가
수익성을 이유로 소리소문없이 떠나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이때 새로운 소매상들이 그 자리를 메울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동안 이미 기존 상권은 망가진지 오래입니다.
수많은 영세상인들이 거리에 나앉았고
신선한 식료품의 공급은 이미 기업들이 꽉 쥐고 있기 때문에
기업형 수퍼마켓이 쓸고 지나간 자리는 
얼마든지 식량 사막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기업형 수퍼마켓의 확산으로 인해
불안감이 증가하는 것은 어쩔 수 없어 보입니다.






써놓고 보니 지나친 논리 비약이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한국과 미국의 현실이 다르고 도시의 모습과 양상이 다르다보니
미국에서의 문제가 한국에서도 문제가 될 것이라는 
섣부른 판단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도 우려되는 것은 
과연 우리의 식량 문제를 대기업에게 맡겨도 되는가에 대한 걱정입니다.
또한 이는 시장을 신뢰할 수 있느냐에 대한 것이기도 하겠지요.






이런 문제들을 이미 겪은 몇몇 도시에서는
자신들의 도시에 대규모 체인 소매점의 입점을 
주민들이 발벗고 나서서 반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어쩔 수 없이 이들 대규모 체인 소매점이 입점해야 할 경우
지역사회에 이익을 환원하는 장치를 만들고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우선적으로 취급하는 등
식량 정의를 구현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합니다.
지역의 영세상인들을 보호하고 소비자 주권을 지키기 위한 행동이겠지요.

또한 식량 사막을 이미 경험하고 있는 도시에서는
지방자체단체가 나서서 신선한 식료품 공급을 담당하기도 하고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도심농장을 운영하는 등
다른 대안을 모색하기도 합니다.






혹자는 문제가 발생하면 해결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해결하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받습니다.
일개 주체의 이기적인 행동으로 인해
지역사회와 후세들이 그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경우를
우리는 그동안 수없이 목격해왔습니다.

문제는 미리 충분히 검토하고 예측하여
발생하지 않게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기업형 수퍼마켓이 어떠한 문제를 불러일으킬지
정부가 좀더 고민하고 지역공동체 및 시민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며
무엇보다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때입니다.












식료품 가게까지 59마일.............






[이 게시물은 [올므]apple♪님에 의해 2010-11-14 00:09:22 불펜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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