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베이스볼파크 전광판 내용
손 씻기로  내 건강 지키기

hbo

모바일 URL
http://m.baseballpark.co.kr
대표E-mail
jujak99@hanmail.net

빅뱅, 신중현,정수라, 박정희까지.

작성일
09-02-22 17:19
글쓴이
퍼스나콘 The Q
글쓴이다른 게시물 보기
조회
13,082
댓글
7단계
시간별 역순 댓글
지난 주는 빅뱅 팬들이 그룹 역사상 가장 분노한 한 주가 아니었을까나. 물론 사실 누가 생각해도 어이없을만한 일이 무려 "3.1절과 임정 수립 90주년을 맞는 올해는 의미가 더욱 각별한 해"에 "나라사랑을 주제로 한 랩송을 만들어 전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밝혔대나. 그 노래를 부를 가수들 중 빅뱅이 아주 대놓고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니 참 어이가 곡할 노릇이다. '성질이 뻗쳐서 식빵' 이라는 명언을 남기신 어느동네 둘째아들 문화부장관 왈 '젊은층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노력 아니겠냐. 여러 의견들을 잘 들어보고 건의하겠다' 라니 더더욱 머리가 아파온다. 이건 뭐 박정희 시절 건전가요 파동이랑 다른 게 대체 뭘까나?

70년대 최고의 프로듀서를 꼽자면 역시 신중현이 아닐까 싶다. 1974년 '미인'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키기도 전에 Add4 출신으로 알려진 신중현은 너무나도 유명했다. 당시엔 소위 '신중현 사단'이 존재했었다. 감격시대의 남인수, 실험적인 음악으로 명성을 알렸던 펄 시스터즈, 소울의 여왕 김추자 등등. 모두 신중현이 발굴하고 훈련한, 신중현의 곡을 받은 아티스트들이었다. 소위 작은하늘 출신의 기타리스트 이근형이나 박광현 급은 넘어서는 수준이었을 테니까 오죽했었겠냐마는 그보다 더욱 굉장한 작곡가 및 프로듀서가 있었다. 그 이름하야 박정희.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작곡가 겸 프로듀서일 것이다. 장난이냐고? 물론, 장난 아니고 정말로.

'미인'이 삼천만의 히트곡이라면 '새마을 노래'는 삼천만의 필청곡이었다. 온 국민이 아침마다 듣고 부르고 외워야만 했던 곡인데 당연히 대단한 프로듀서 아닌가. 멜로디 간결해요, 가사 쉬워요, 방송과 언론이 다 밀어주니 이 어찌 대단하지 않으랴.

실제로 박정희는 음악이 가지는 힘을 잘 알고 있었다. 5.16쿠데타에 성공한 박정희는 집권 초기인 1966년 한국문화예술윤리회를 세우고 이듬해에는 음반법을 제정하여 심의를 매우매우매우 강화하고 금지곡을 양산하기 시작했는데, 신중현의 '아름다운 강산'이 청와대와 공화당으로부터의 '박정희 찬가' 제작 지시에 대한 반발로 만들어졌다는 것은 유명한 일이다. 그는 그 사건으로 인해 경찰의 지속적 감시를 받았고, '미인'을 비롯한 대부분의 히트곡은 금지곡 처분을 받았으며, 결국 대마초 파동으로 고초를 겪어야했다. 이런고로 당시 한국 대중음악은 씨가 말랐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었다.

80년대 대머리 독수리 집권하에서 관제가요는 더욱 증가했다. 5공화국은 집권 이후 사회정화위원회의 관할하에 모든 국내 가수들의 앨범에 건전가요를 의무적으로 싣게 했다. 들국화, 푸른하늘 첫 앨범에 건전가요가 있는데 오죽했으랴.그 사회정화위원회는 아예 1983년, 국민들에게 주인의식을 고취시킨다는 취지하에 KBS와 공동으로 건전가요 컴필레이션을 기획했다. 이 앨범에 실려있던 노래가 바로 정수라가 부른 '아! 대한민국'이다. 그 당시 태풍의 눈이었던 조용필을 침묵시킨 곡이었는데 우스운 건 당시 정권에서는 조용필이 그 곡을 부르길 희망했다고 한다. 착각은 자유지...


이런 말도 안 되는 건전가요 파동은 보통사람 정권인 1988년에야 겨우 사그라들었는데 20년이 지난 지금 다시 정권차원에서 애국심을 고취하는 노래를 만들어 보급하겠다니. 아주 시간을 달리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특정 가수를 대놓고 언급하니 이건 뭐 70년대 시절이 따로 없구만. 게다가 그 아이디어는 마이클 잭슨, 라이오넬 리치 등 미국 팝계의 슈퍼 스타들이 모두 모여 1984년 발표한 'We Are The World'라는데....아니, 그 곡은 '미국이 잘났고 우리는 모두 미국 아래서 한 형제요 세계다 우하하' 라는 식의 자기과시가 아닌 힘겨워하는 아프리카를 돕자는 의미의 곡이었던 건 과연 모르는 걸까? 가사도 별로 안 어려운데 대충 듣고 가사 보면 중학교 1학년짜리 애들도 이해하는 노래다.

아니, 애초에 그럴 거면 '새마을 운동'이 부러웠다고 대놓고 밝히던가. 차라리 그게 더욱 신빙성있겠다.하긴 그렇게 대놓고 말하면 어떤가, 어제 했던 말도 '오해'로 만드는 분들이 모인 곳인데...

이러다가 박정희처럼 헌법도 바꿔서 한 5년 중임하겠다고 하는 건 아닐지 정말 걱정이다. 무슨 일을 상상하건 그 이상을 보여주는 정부가 바로 지금, 2009년 저기 청기와집에 버젓이 자리잡고 있으니까.
[이 게시물은 영계소문님에 의해 2009-02-26 16:38:30 불펜 게시판에서 복사 됨]
Twitter Facebook Me2day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2 (WBC)한일전 후기 part-3 [5] 퍼스나콘 [사나이]LA갈매기 03-19 10367
21 (WBC)한일전 후기 part-2 [11] 퍼스나콘 [사나이]LA갈매기 03-19 9720
20 (WBC)한일전 후기 part-1 [37] 퍼스나콘 [사나이]LA갈매기 03-19 13351
19 [WBC] 2라운드 일본과의 승자전 경기 약간 긴 후기 2편 [4] noul1 03-19 14810
18 [WBC] 2라운드 일본과의 승자전 경기 약간 긴 후기 1편 [10] noul1 03-19 13922
17 전시 추천. 강홍구의 <사라지다: 은평 뉴타운에 관한 어떤 기록> [44] 퍼스나콘 악의를품은시간 03-16 13712
16 [관전] WBC 중국전 관전기. 석민얼인희 하앍!(개인인증은 펑~) [45] 퍼스나콘 늘어진뱃가죽 03-09 16231
15 [관전] WBC 2차전 관전기. [13] 퍼스나콘 늘어진뱃가죽 03-08 13233
14 [관전] WBC 1차전 관전기. [21] 퍼스나콘 늘어진뱃가죽 03-07 15470
13 함께 사는 세상이었으믄 좋겠심다 눼. [65] 퍼스나콘 (Z)얼레한디려 02-27 17725
12 [실록] Baseballpark.co.kr < 3. 베팍의 오픈> [28] 퍼스나콘 영계소문 03-04 19059
11 [실록] Baseballpark.co.kr < 2. 다음카페로 모여라> [9] 퍼스나콘 영계소문 03-04 18417
10 [실록] Baseballpark.co.kr < 1. 엠팍으로부터의 독립> [14] 퍼스나콘 영계소문 03-04 23651
9 사랑에 대한, 사랑만큼 허술한 이야기. [11] 퍼스나콘 울므 02-13 9965
8 오늘의 용산 [7] 두산너부리 01-26 11336
7 [리뷰] <체인질링> - 실종된 것은 아이가 아니라 사회적 책임감(스포 … [17] 퍼스나콘 알투디투 02-22 15566
6 [뻘글/책] 차가운 도시 남자와 허세당원들의 필독서 [21] [폭설남]ARROW 02-12 17609
5 빅뱅, 신중현,정수라, 박정희까지. [3] 퍼스나콘 The Q 02-22 13083
4 어머니의 텃밭 [35] 퍼스나콘 ∥네로울프∥ 01-30 10181
3 [패러디] 19금 헤는 밤 [21] 퍼스나콘 영계소문 12-13 14327
<<  1  2  3  4  5  6  >>
copyr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