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안해봐서 잘 모르겠고 전 사람을 한번 믿으면 끝까지 믿는 경향이...
저 통장 아이디어 정말 좋네요.나중에 참고해야 겠네요.+_+
앙겔루스노부스09-02-13 01:56
오랜만에 님의 감각이 넘치는 글을 뵙게 되는군요.
사랑은 '나'에게도 없고 '너'에게도 없고,
'나'와 '너' 사이에 있다고 말입니다.
이 말은 정말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관계라는 것에 익숙치 못한 것은 누구나 그렇겠습니다만, 저에게는 평생의 멍에와도 같은 것입니다. 지금 이곳에서도 그러함을 느끼고 있구요. 다만, 말씀드린대로, 사람들에게는 서로에게 뭐랄까... 자격이랄까요, 칭호랄까요. 그런것을 붙임으로서 그가 나와 함께 있다는 보증을 받고 싶어하는 것이겠죠. 그러나, 그것은 님의 말씀대로(아니면 제가 멋대로 이해한대로) 부질없는 일... 그러다보니 인간이라는 것에 대한 회의가 점점 깊어지는 느낌입니다.
어찌보면 이것은 자기를 지키고자 하는 방어기제라는 생각도 듭니다. 미리 실망해 놓으면 그래도 조금 좋은 일이 있을때 큰 기쁨을 얻을수 있을지 모른다는... 그러나, 이런 저의 알량한 꾀가 얄팍한 것일 수 밖에 없는 것은, 그 잠시의 기쁨을 위해 더 큰 기쁨을 위한 기회들을 놓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죠...
그러나, 세상에 진정한 현명함은 찾기 어렵고, 그런 자리를 대체하는 것은 결국 저같은 얄팍한 꾀이거나, 아니면 부질없는 이름붙이기라고 한다면, 저는 그런 절망에 차라리 젖고 싶은 생각입니다...
그렇기에 절망을 말씀하시는(제가 이해한) 첫번째의 글에는 크게 공감했습니다만, 희망을 말씀하시는 두번째 글에는 공감하기가 힘드네요. 어차피 사라져갈 나이기에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초딩]불펜아이돌[허세]09-02-13 01:56
추천 +_+
[에혀]Bareilles09-02-13 02:03
공감하면서도 첫번째 글은 슬프네요 짝사랑만 몇년씩 해온저라....
앙겔루스노부스09-02-13 02:05
첨언하여, 사랑이 드러나는 방식은 상대에게 다가가려는 욕구의 해결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형태이던간에요. 그것이, 처음에는 내가 매혹된 상대의 곁에 있고 싶은 것(아니면 그를 곁에 두고 싶은것)이 될 것이고 여기까지는 누구에게나 마찬가지이겠습니다만, 그 다음부터 오래가는 사랑과 오래가지 못하는, 달리 말하면 변하지 않는(것이라고 여겨지는) 사랑과 변하는(것이라고 여겨지는) 사랑이 갈린다고 봐요.
밑에 사랑한다면 님의 글에 달은 댓글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서로가 함께한 시간이 없을때는(알지 못할때는이라고 말하려다가, 사람이 사람을 안다는게 무엇인지 모르겠어서 저렇게 표현합니다) 함께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될 수 밖에 없지만, 함께한 시간이 쌓여가게 되면 그 다음에는 그것을 바탕으로 어떻게 지내야 할지 생각하지 않을수 없다고 봅니다.
그때, 상대를 더 잘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는 연인들이라면 그 사랑은 오래가는 것이 될 것이고, 상대에게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일 것을 요구하는 연인들이라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저는 봅니다. 사랑이 현실인 이유라면, 그것이 결국 여느 인간관계처럼 양보와 존중, 이해와 신뢰를 깊이 하는 것이라는 점 때문이겠죠. 그리고, 그것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함으로서 깨닫는 것이야말로 인간으로서의 성숙함을 더해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불행히 저는 그런 기회를 가져보지 못하였기에 이렇게나 미숙한 인간으로 남아있는 것일지 모르겠습니다...
앙겔루스노부스09-02-13 02:08
그러나, 그것은 의지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겠죠... 어찌보면, 님이 두번째의 글에 쓰신 두 사람은 그러한 서로간의 의지를 확인하고, 그것이 오래갈 것임을 확신하고, 그러한 미래에 대한 설계까지 해 둔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참으로 현명한 사람들일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앙겔루스노부스09-02-13 02:12
제가 님의 글을 오독하거나 자의적으로 이해한 부분이 많을 것입니다. 너그러이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울므09-02-13 02:20
무슨말부터 해야할까요.
그저 감사합니다. 댓글들 전부.
제 두번째 글에대해서 공감 할 수 없다는 앙겔님의 생각. 하지만 앙겔님의 마치 자기 고백과도 같은 댓글들을 읽어갈 수록 앙겔님 자신도 모르는 한쪽 구석에 아직도 희망이 서려 있다는걸 느끼게 되었다면. 저만의 아둔한 생각일까요.
그리고 두번째 글 마저 언젠가 공감할 수 있었으면 하는 앙겔님의 바람이 느껴지는 것 또한 저만의 생각일런지요.
네. 정작 희망이라는 것을 갖고 있지 않다면, 아마 저는 진작에 이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부질없다, 생각하면서도, 그래도 내일은! 하는 못다한 희망들이 있기에, 이렇게 구구한 사연들을 늘어놓는 것이겠지요... 전에 말씀드렸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이렇게 저자신을 돌아보는 기회가 되는 글을 써주시는 분을 만나게 된 것도 참 보람찬 일일테구요^^
그리고 어차피 님 스스로 사람이 사람에게 다가서는 것에 한계가 있음을 말씀하신 것이기에, 오독이니 자의적이니 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미 말씀하신 것이나 다름없고 그렇기에 제가 그것을 굳이 첨언할필요는 없었을 듯도 싶은데, 괜한 짓을 한거 같기도 하군요 후후~~
그러고 보면 희망이 사랑보다 강한 것일지 모르겠습니다. 사랑이라는 것은 어떻게든 변하는 것이지만, 희망이라는 것은 삶을 마감할 때까지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일 테니까요. 새삼 판도라가 생각납니다. 그가 상자를 연것은 인간에게 마지막 구원이었을 까요, 아니면 영원한 저주였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