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감독 취임후 2009시즌까지 한해도 빼지 않고 에이스가 사라지는 전통이 있었죠. 전력 유출이 계속 일어난 상태에서 성적을 내려면 어쩔 수 없었죠.

김경문 감독은 투수진 조각에 있어선 그다지 높은 평가를 받을성 싶진 않습니다.

다만 그보다 어려운 야수진 구축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을만 하니 전체적으론 좋은 감독인듯요.

선발투수 키우기보다 어려운게 센터 야수나 거포 만들긴데 두산은 김경문 감독 임기내에 전성기를 달린 선수+육성된 선수들로 구성됐으니.

중요한 투수가 야수들보다 키우기 어려운건 맞지만 중요한 야수 역시 키우기 어려운건 매한가지입니다. 공-수-주가 겸비된 완성형 야수나 거포는 사실 선발보다 더 오랜 숙성시간이 걸리죠.

아마와 프로간의 장벽이 높아진 현재 투수와 야수의 신인시절을 비교해봐도 눈에 띄게 차이가 납니다.

고영민은 부진에서 탈출하지 못해서 뺀다 하더라도 이종욱 손시헌에 김현수 이성열 양의지 (이원석 정수빈)이면 ㅇ_ㅇ

김경문감독과 2군, 두산 프런트의 협조가 잘 되는 편이라 구분이 힘드니 뛰어난 야수진이 감독의 공이면 투수진의 문제 역시 그렇고, 그 반대라면 투수진의 문제역시 그런거겠죠.

두산은 00년대 들어서 지원이 구단 역사상 가장 좋은 팀입니다. 단기적인 FA는 잡아주지 않지만 감독을 오래 믿어주고 삼성 다음으로 2군 시스템 투자에 공을 들인 팀이니까요.

사실 한국의 FA가 그렇게 효율이 좋은지도 전 모르겠습니다. 약물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선수들은 33~35세에 기량하락이 눈에 띄게 일어나는게 일반적인데 90년대~00년대 초중반 FA들의 FA 시기는 꽤 많이 늦는 편이니까요.

보상 장벽이 최대 전년도 연봉의 450% 까지 올라간 시기엔 더욱 그런듯요.

지원도 좋고 운영능력도 뛰어난 00년대 현대, 돈에선 둘째가면 서러울 삼성 말곤 딱히 더 낫다고 할만한 팀이 없죠.

OB 시절은 좋은 팀구성으로도 최악의 지원을 해주다가 팀을 구렁텅이로 밀어넣은적도 있던지라.

당연히 야수 키우기도 쉽지 않죠. 특히 거포..
다만 야수의 경우 수비가 어느정도 뒷받침 되어줄 경우 타격쪽에서는 라인업의 다음 타자들에 기대어 성장할 여력이 있는 반면 선발의 경우는 경기초반 대량실점 할경우 게임 자체가 넘어가게 되니까요..

그리고 구단지원에 대한 부분은 바라보는 관점의 차가 존재하는것 같네요..
굳이 외부 fa까지 물어오지 못하더라도 팀의 fa들을 줄줄이 놓쳤다는것은 이후 타팀에서 그들의 성적 여부에 관계없이 지원이 그다지 훌륭했다고 보기는 힘들겠죠. 프런트가 현장을 믿어준다는건 이러한 이유들에서 더 낳은 대안이 없기도 할뿐더러 줄줄이 세어나가는 전력유출에 대한 책임의 일정부분을 인정한다는 뜻이기도 하겠구요..
한때 돈질도 해주면서 김재박감독이나 김응룡/선동열 감독에게 전폭적인 믿음을 줬던 현대/삼성 같은 구단을 지원좋은 팀이라고 하고 싶네요. 외부수혈도 하면서 김재박의 임기를 보장해줬던 엘지나 합리적인 선수운용을 보여주는 sk프런트도 좋아보이구요..

엘지는 지원이 좋은 구단이라고 하긴 힘든게, 스카웃, 코칭의 난맥상이 심했으니까요. 가령 선수단 등번호가 100이 넘어가는건 외형적으론 지원이 좋다고 할 수 있겠지만 전략적인 육성을 할줄 모른다는 뜻이 됩니다.

예전의 김용달 코치가 1군에서 타격교정을 한다는 얘기는 1군에서 2군 육성팀과의 의사전달이 전혀 되지 않고 있다는 얘기기도 하구요. 엘지에서의 김상현 같은 경우 2군 스윙이 다르고 1군 스윙이 다른걸로 말이 많았죠.

지도자들이 계속 갈리면 코치들의 발언권이 큰 국내 정서상 신인들이 성장방향을 읽고 해매기 일쑤죠.

00년대 전체를 두고 볼때 김재박의 임기를 보장해줬다고 해서 그 전의 지도자들이 계속 갈린 기간이 더 긴건 더 문제거든요.

SK가 프런트도 두산 프런트의 지원에 비해선 질이 좋다고 하긴 힘들어보입니다.

SK 프런트의 발상과 행동이 두산보다 더 우수한건 팬서비스라고 생각되거든요. 전력보강 보다는 말이죠. SK가 두산 같은 조건에서 마케팅을 펼쳤다면 그 위력은 대단했을 정도라고 생각되니 좀 더 넓은 의미에서라면 가능한 주장이겠습니다만.

00년대 가장 압도적인 고졸 신인으론 류현진과 김태균이 있는데, 둘다 여타 신인에 비하면 대단하지만 둘사이의 비교는 또 많이 차이나죠.

가장 뛰어난 선수들은 예외로 놓는다고 해도 김진우 한기주 임태훈 오재영 조규수 이승호의 첫시즌에 비해 고졸 야수들의 첫 시즌은 훨씬 안좋아보입니다. 이중 선발로 제한해서 한 댓명만 투수를 관찰한다면 중요한 고졸 야수는 전멸이죠;
기껏해야 안치홍 김선빈 정수빈 이재원의 첫시즌 정도인데;

대졸로 범위를 늘려도 장원삼 오승환이 들어오는 반면 대졸 야수라고 해도 딱히...

신인 투수들의 적응이 일단 더 좋고 선발로 써보다가 안좋으면 뒤로 빼서 불펜으로 돌리며 스윙맨 역할을 맡기는데 반해, 고졸 야수들은 차라리 2군에서 교정하고 경험을 쌓게 하는 경우도 많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