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얘기와는 별도로,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서 모두를 불러 모아 얘기할 때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효과는, 선수들에게서 '망설임'이 사라진다는 겁니다. 감독이 직접 올라와서 '이렇게 해라' 라고 얘기하는건 '실패하면 내가 책임진다'라는 의미와 같으니까요. 이러면 선수들은 부담을 덜게 되고, 플레이가 단호해지죠.
넥센이 지금 잘하고 있는 이유도 전 감독이 선수들에게 명확하게 지시해주는 부분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런 방식의 약점은 플레이가 잘 안될 때는 와르르 무너진다는 거죠. 감독이 모든 경기 모든 상황에 대해서 일일이 다 지시해줄 수 없고, 의외의 상황에 대한 대응력도 떨어질 수 밖에 없죠.
개인적으로 김성근 감독의 작전 야구가 SK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원인도, 박경완이라는 좋은 포수의 존재가 컸다고 생각합니다. 포수는 위치 상 내야를 컨트롤 하기 좋은 위치에 있기 때문에, 포수의 임기응변이 좋다면 돌발 상황에서 팀의 대응력이 좋아지거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