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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스타와의 이별, 결국 추억이 앨범으로 사라지는 것

현역시절 입이 쫙 벌어질 만큼 대단한 활약을 펼친 프랜차이즈 스타도 언젠간 은퇴하게 마련이다. 세월만큼 강력한 라이벌도 없는 것이다. 보통의 가맹점에서 경험 많은 사원이 정년퇴직을 하고 스테디셀러가 신규 주력상품과 교체돼 매장에서 사라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아쉬운 게 있다. 프랜차이즈 스타가 떠나는 모양새다. 먼저 구단이다. 경험 많은 사원과 더 이상 인사를 나눌 수 없고 오래되고 친숙한 상품을 구매할 수 없는 건 가맹점의 주인이 아니라 손님이다. 그와 같은 의미로 프랜차이즈 스타를 떠나보내는 아쉬움과 슬픔도 구단보단 팬의 몫이다.

야구장을 찾는 수많은 팬들 가운데 유니폼에 시선을 집중하는 이들도 있지만 순전히 프랜차이즈 스타를 응원하기 위해 티켓을 사는 이들도 꽤 많다. 이들에게 프랜차이즈 스타와 헤어질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단골손님에 대한 배려가 아닐까.

만약 세대교체가 시급해 더 이상 프랜차이즈 스타의 정리를 미룰 수 없다면 여론의 간을 보기 전에 선수와 충분한 대화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구체적인 이유 없이 단지 코칭스태프와 코드가 맞지 않고, 나이가 들었다고 출전을 막고 이것을 빌미 삼아 퇴출을 서두른다면 어느 선수가 이해하겠나.

선수도 아쉽긴 마찬가지다. 야구선수라면 누구나 현역생활을 계속 하고 싶어 한다. ‘그라운드에서 뛸 때가 가장 행복했다’는 말은 거의 모든 야구선수들의 한결같은 고백이다. 그러나 기량이 쇠퇴하면 기량이 출중한 다른 선수에게 자리를 내주는 게 야구이자 인생이다.

아직도 '자존심을 세워달라'는 요구가 연봉책정이나 FA 계약 시 가장 주효한 협상 도구로 쓰이는 한국프로야구에서 기량과는 별개로 이름값을 내세워 이전과 같은 연봉과 출전보장을 요구하는 건 분명 무리가 있다. 반드시 박수 칠 때 떠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아무도 박수치지 않는 가운데 무대에 오르길 고집하는 건 지나친 욕심이다.

20년 전 “다시는 야구를 보지 않겠다”고 울분을 토한 중학생들은 여전히 야구팬으로 남아있다. 그리고 늙은 어부처럼 셀 수 없이 많은 풍랑과 폭풍을 견뎌내며 ‘야구사랑’이라는 작은 배를 침몰시키지 않고 지금껏 지켜왔다. 얼굴에 잔주름이 생기고 바닷바람의 소금기에 구릿빛 양손이 거칠어지는 지금에서야 짙푸른 바다(야구)의 신비를 알 것 같다.

프랜차이즈 스타란 결국 내 살아온 날의 증언이자 지금보다 젊은 날의 기억이란 것을. 김시진과 최동원이 내 어린 날을 대변하는 상징이듯 안경현, 이종범, 염종석도 누군가에겐 그와 같은 의미라는 것을.  젊은 날의 상징이 현실에서 사진첩으로 사라질 때 팬들은 그래서 마음이 시리다. 왜냐? 우리들의 인생도 추억 속으로 조금씩 묻히는 것이기에. 결국 인생이란 그런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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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지났지만 한게에 안 올라온 것 같아서 올립니다. 박동희기자가 올해 유난히 프랜차이즈스타의 부침이 많아서 쓴 기사 같네요.
그런면에서 한화의 프랜차이즈스타 대우는 만족합니다. (거의 유일한 자랑거리? ^^;; 근데 이영우선수 연봉동결은 좀 너무한 느낌이 드네요. 사기진작차원에서 조금만 올려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