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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

‘실제 인상률은 제로(0)?’

KIA는 17일 투수 이범석(23·사진)과 내년 시즌 연봉 5000만원에 재계약을 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2300만원을 받았던 이범석의 ‘액면가’ 연봉 인상률은 무려 117.4%. 현재까지 66%(53명 중 35명)가 재계약한 KIA 선수 중에서 가장 높다.

7월 4일 대구 삼성전에서 9회말 투아웃까지 노히트노런을 기록하다 박석민에게 안타를 허용, 아쉽게 대기록을 놓치기도 했던 이범석은 올 시즌 7승10패, 방어율 3.08로 선발의 한 축을 차지하며 그야말로 ‘예상밖 활약’을 펼쳤다. 100% 넘는 인상률이 어쩌면 당연하다고 느껴질 정도.

그러나 이범석의 연봉 인상률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연봉 5000만원 미만 선수가 1군에 등록되면 5000만원을 기준으로 연봉 차액의 300분의 1을 일당으로 추가지급한다는 규정에 따라 올 시즌 거의 풀타임을 1군에 머문 이범석은 5000만원에 근접한 돈을 챙겼다.

이범석은 “200% 인상(6900만원)을 요구하면 6000만원선에서 도장을 찍을 줄 알았는데…. 최고 인상률이라고 구단에서 말 하는데 별수 없었다”며 아쉬운 듯 힘없이 웃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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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규약 [제70조] (중략) 연봉 5천만원 미만의 선수가 1군 등록시 5천만원을 기준으로 1일당 연봉차액의 1/300을 추가로 지급하며...(중략)

프로야구 선수에게 연봉은 가장 중요한 의미가 아닐 수 없다. 자신의 몸값이 얼마인지가 곧 자신의 야구 실력을 증명하는 지표로 이어지기에 매 시즌 후 스토브리그는 어김없이 뜨겁게 달아오른다.

하지만 그 결과는 상이하다. 리그 정상급 성적을 기록한 고참 선수들은 수억대 연봉을 챙기기도 하지만 신인급이나 2군 선수들은 2천만원대의 연봉으로 일반 중소기업의 회사원과 별다를 바가 없다. 아직까지 신인급이기에 야구판을 뒤흔들 만한 인상적인 성적을 내지 않는 이상 단숨에 고액 연봉자로 올라서기란 쉽지 않은 것이다.

때문에 야구규약은 색다른 조항을 명기하고 있다. 지난 2005년부터 시행된 70조 규약에 따르면 연봉 5천만원 미만의 선수들은 1군 등록 시 자신의 연봉과 5천만원의 차액의 1/300을 일당으로 추가 지급받게 된다. 바로 '참가활동보수(연봉)의 최저보장'을 위해서 마련된 조항으로 실제 연봉이 2천만원이라 할지라도 1군에서 꾸준히 활약하게 되면 5천만원 가까운 돈이 통장에 입금된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연봉 2천만원(최저연봉)을 받는 선수가 시즌 초부터 꾸준히 1군에 등록되면서 시즌 막판까지 활동하게 된다면 그 선수는 하루 약 10만원의 일당을 급여외 수당으로 지급받게 돼 실제 연봉은 5천만원 정도 되는 셈이다.

하지만 몸값이 곧 실력임을 입증하는 프로야구판에서 감독들이 저액연봉자(?)들을 곧바로 1군 무대에 출장시키는 경우는 드문 일이다. 어느 정도 실력을 점검한 다음 무대에 올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실제 수당을 모두 챙겨 5천만원을 받는 선수는 거의 전무하지만 가끔씩 근접하는 선수가 나오기도 한다.

1년차 신인은 아니더라도 박석민(삼성)과 이범석(KIA)의 경우가 이런 선수에 속한다. 박석민의 올 시즌 연봉은 3천200만원. 그리고 이범석은 2천300만원이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시즌 초부터 1군 무대에서 꾸준한 활약을 펼쳤기에 실제 받은 금액은 5천만원에 육박한다.

이 점에 대해 박석민도 언급한 바 있다. 지난 플레이오프 기간 동안 화제를 낳은 박석민의 '통장 잔고 5천400원' 발언 당시 그는 "실제로 연봉이 4천을 훨씬 넘지만 그래도 잔고가 없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선수들의 의욕을 높이기 위해서 선수협과 협의해 지난 2005년 마련한 조항이다. 하지만 실제로 연봉이 낮은 선수들이 1군에서 꾸준히 활약을 펼치기는 어려워 연봉 2천만원 선수가 3천만원의 수당을 모두 타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그래도 이러한 당근책은 필요한 게 아니겠냐"고 전했다.

이외에도 재미있는 점은 연봉 2억원 이상의 1군 등록선수가 1군 등록이 말소되었을 경우 1일당 연봉의 1/300의 50%를 감액한다는 조항도 함께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권기범기자 polestar174@joy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