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특정 선수와 감독을 까는 글이 베팍 첫 글이 될지는 몰랐네요. 베팍에는 엘지팬들이 많은지 분위기가 너무 화기애애해서 비난이나 좀 하겠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어제 경기만으로도 박용택 선수는 충분히 욕먹을만 했다고 봅니다. 어제 치졸한 경기의 수혜자는 단 한사람 박용택 선수인데 그가 욕먹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안되죠. 자신에게 귀책사유가 있건 없건간에 부당한 방법으로 수혜자가 된다면 그는 당연히 비난받습니다. 정치권을 생각해 보면 더욱 명확해지겠죠.

저는 어제 경기에서 예전에 빅맥과 소사의 대결과 서로를 인정해주는 포옹과 같은 모습을 홍성흔과 박용택이 보여주면서 프로야구 전성기의 상징이 되었으면 했습니다. 그런데 맞대결은 커녕 박용택선수는 승부를 피해버렸고 경쟁상대에게는 칠 수 없는 공만 갔죠.

그랬던 박용택 선수가 오늘은 출전했습니다. 타격1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3타수의 여유가 있었고 최다안타를 위해서는 2개가 모자랐죠. 결국 정확히 4타석 들어서서 첫타석 볼넷 나머지 타석 범타 이후 다시 빠졌죠. 누가 봐도 타격왕은 유지하고 싶고 최다안타도 하고 싶어서 치졸한 방법을 사용한겁니다. 마지막 경기만 봤을 때는 아니라고 할 수 있겠지만 어제 경기와 연계해서 생각하면 치졸한 방법 맞지요. 룰 위반이 아니라고 해서 치졸한 방법이 아닌건 아닙니다. 크게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5회에 선발투수를 내리고 다승왕을 노리는 투수를 올리는 것도 룰위반은 아니지만 치졸한 방법인 것 처럼요.

어제 경기만 봤을 때는 박용택은 상관없다라고 주장할 수도 있겠지만 그저께 류현진 선발 경기에서 빠진 것과 어제 경기도 빠졌다가, 오늘 약간의 여유가 생기자 다시 출전한 것은 단순히 감독의 명령 때문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전에 명시적으로 아니면 암묵적으로나마 물어봤을테고 그에 동의했겠죠. 박용택이 신인도 아니고 감독은 이제 물러나는 상황에서 모두가 욕 먹을껄 뻔히 알면서 유일한 수혜자의 의사를 안물어봤을리는 없겠죠. 오늘 경기에 최다안타를 위해 출전하고
타격왕이 위태로워지자 다시 빠지면서 이러한 의심은 더욱 확신이 되어갑니다.

어제 홍성흔 선수의 인터뷰를 보면서 마음이 많이 누그러졌지만 박용택 선수의 인터뷰를 보니 다시 끓어오르더군요. 단순히 감독과 동료들에게 고마움만 표시했죠. 이유는 적당히 갖다붙여서라도 홍성흔 선수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다는 정도로만 말했어도 이해했을텐데

어느 정도의 스탯관리는 프로 선수라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타이틀을 위해서 너무 티나는 스탯 관리는 당연히 비난받습니다. 타이틀은 공공재가 아니라 자신이 억지로 가지려고 하면 남의 것을 빼앗는 것과 같은 결과를 가져오니까요. 오늘 경기도 아예 안나왔으면 모를까 타이틀에 집착해서 최다안타까지 노리고 나왔다가 다시 들어가는 모습은 팬들이 스포츠에서 보고 싶은 모습이 아니라 꼼수 그 자체였습니다. 


사족1. 어제 경기가 최악이라는 이유는 단순히 경쟁상대의 기회를 빼앗았기 때문이 아니라 프로의 경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말하는겁니다. 프로라면 당연히 팀승리와 팬서비스를 최우선으로 해야 합니다. 근데 어제 경기는 승리보다는 특정선수 챙기기를 위해 팬의 기대를 저버리고 상황을 가리지 않고 고의사구를 내보냈죠.

사족2. 어제 경기는 박용택 선수가 안나가겠다고 했답니다. 김재박의 인터뷰 중에 <<내가 “(박용택에게) 나가라”고 할 수 있나. 스스로 못 나가겠다는데.>> 이런 말이 있군요. 인터뷰 내용에 따르자면 오늘 경기의 출전과 교체는 박용택 선수가 원했다는 것이 되겠군요. LG팬분들이 떠나는 김재박 감독을 희생시켜서 박용택 선수를 비난에서 보호하려고 하는 느낌을 받았는데 김재박 감독도 조금은 억울할 것 같습니다.

참조 : 박동희 칼럼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295&aid=000000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