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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미국 샌디에이고에 도착하고 하루가 지났다. 11일(이하 한국시간) 저녁에 처음 한국 식당에 나가는데 많이 먹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시차 적응이 안돼 아직 좀 피곤한 상태다.

이번 미국 숙소는 1회 대회때보다 좋은 편이다. 하지만 골프 리조트여서 그런가 너무 외진 곳에 있어 좀 스산한 느낌도 든다.

방은 큰데 인적은 드물고, 큰 유리문으로 돼 있어 밖이 훤하게 보인다. 솔직히 밤에 좀 무서웠다.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김)태균이도 같은 말을 하더라.

태균이는 참 듬직하다. 1라운드가 끝나고 언론에서 많이 띄워주기도 하고 팬들의 반응도 뜨겁지만 들뜨거나 뻐기는 느낌을 주지 않는다. 속으로야 좋겠지만 잘 표현하지 않으려 하는 것 같다.

상대적으로 (이)대호가 빛이 좀 덜 나지만 내 생각엔 기대치가 높아서 그렇지 못한 건 아니었다. 다행히 기 죽거나 하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여전히 씩씩하다.

일본전 승리는 투수들의 힘이 컸다. 3월에 자기 최고구속을 찍는다는게 쉬운 일이 아닌데 150km까지 나왔다니...

그만큼 대회 준비가 충실했다는 얘기다. 그리고 그 준비 위에 '승리에 대한 집념'이 더해진 결과인 것 같다. 그날 투수들이 던진 150km는 이기고 싶은 욕망의 크기인 것 같다.

투수들의 호투 중심엔 누가 뭐래도 (봉)중근이가 있다. 초반에 분위기를 확실하게 잡아준 덕에 뒤에 나온 투수들도 페이스를 이어가려 더 애쓴 듯 느껴졌다.

오늘 아침에 허리가 좀 안 좋은 듯 손을 등에 짚고 방에서 나오는 모습을 봤다. 평소같으면 곧장 달려가 " 아프긴 뭐가 아프다고 엄살이냐 " 고 구박했겠지만 일본전서 잘해줬으니 그냥 참았다. '봉중근 의사'니까. ㅋㅋ.

이제 본선이다. 도쿄에 갈때만해도 우선 통과하는 것이 목표였다면 이젠 한 경기 한 경기가 대회의 결과로 이어진다.

우리랑 붙을 가능성이 높은 쿠바나 멕시코가 강팀이긴 하지만 솔직히 일본전보다는 편할 것 같다. 그만큼 부담스럽진 않은 듯 하다. 여기까지 온 만큼 지금까지 처럼 자신있고 당당하게 붙어보고 싶다. 다른 선수들도 차분함 속에서 잘 준비해가고 있는 느낌이다.

참, 솔직히 일본과 순위 결정전땐 체기가 있어서 선발 출장하지 못했다. 돌이켜보면 베이징 올림픽 쿠바와 결승전때도 배가 아파 마지막 순간을 보지 못했었다. 이러다 결승전을 앞두곤 매번 체해야 하는거 아닌지 모르겠다.

'이진영의 WBC 일기'는 이진영 선수가 직접 구술한 내용을 정철우 기자가 정리한 것입니다.지난 베이징 올림픽이 그랬던 것 처럼 'WBC 일기'가 대회를 즐기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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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우 기자와 친한가 보군요.
이런식의 기사는 좋네요. 대표팀생활의 생생한 뷰를 제공해 줍니다.
근데 골프리조트라, 선수들이 심심해할 만 하네요.
인터넷은 되는지 궁금합니다.
미국이 인터넷 후진국이라,
차라리 안되는게 컨디션조절이 더 쉬울지도 모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