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다시 출발하는 LG "속죄의 경기 하겠습니다"
- 작성일
- 14-04-28 19:01
LG가 다시 일어설 준비를 하고 있다. 개막후 정신을 차릴 새도 없이 무너졌던 선수들은 이제 ‘감독님’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다시 출발한다.
LG는 지난 주말 KIA와 3연전에서 2승1패를 거뒀다. 개막 이후 첫 위닝시리즈였다. 여전히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었고 아슬아슬하게 1점 차로 이겼지만 그 1점 차를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기를 반복했던 이전의 패턴을 극복했다.
특히 방어율 꼴찌였던 불펜은 이 3연전에서 방어율 ‘제로’를 기록했다. 마무리 봉중근이 2세이브를 추가했고 유원상, 이상열, 이동현 등 필승 계투조가 길었던 부진의 늪에서 처음으로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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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이진영 |
LG 선수들은 김 감독의 사퇴 이후 “감독님이 왜 그만 두셨는지 그 뜻을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고 공통적으로 말했다.
17경기밖에 치르지 않은 이른 시점에 구단에 사퇴의 뜻을 전하고 그대로 경기장에 나오지 않는 방식으로 팀을 떠난 이유에 대해 김 감독도 LG도 정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성적 부진을 책임지고’라는 공식 이유를 제쳐둔 채 온갖 추측이 나돌았다. 그러나 이전 시즌에도 팀을 자신의 뜻대로 운영하기 어려웠던 사정에 올시즌은 성적까지 다시 바닥으로 떨어진 채 출발한 사실은 김 감독을 확실히 큰 고민과 갈등 속에 떨어뜨렸다.
주장 이진영은 “경기를 못한 선수들의 책임이 가장 큰데 감독님이 그만 두셨다. 대단히 죄송하고 슬프다. 시즌이 남아있기 때문에 앞으로 이기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러 선수들이 “감독님이 모든 책임을 지고 그만 두셨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LG는 11년 만에 어렵게 4강 진출 성과를 거뒀다. 바로 다음 시즌을 꼴찌로 출발한 것이 선수들 스스로에게도 전과는 다른 의미로 다가간 이유다. 한 번 무너지기 시작한 뒤 정신없이 경기가 지나갔고 연패에 빠져있을 때 갑자기 김 감독이 사퇴하면서 선수들은 전에 비해 훨씬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LG 선수들은 지난 26일 김 감독을 만났다. 갑자기 사퇴하는 바람에 선수들과 인사도 채 나누지 못했던 김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조용히 선수들을 찾아 미안함과 격려를 전했다. 이병규, 박용택, 이진영 등 고참 선수들과는 따로 시간을 갖고 다시 한 번 당부와 격려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울컥한 일부 선수들은 감정을 숨기지 못한 채 김 감독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한 투수는 “그 사이 굉장히 수척해지신 감독님을 보니 정말 마음이 무거웠다. 얼마나 힘드셨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며 “앞으로 속죄투 하겠다. 우리 선수들 모두 똑같은 마음으로 이번 시즌을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가시지 않은 그 여운으로 주말 경기를 치른 LG 선수들은 이를 악 물고 경기해 이겼다. 앞으로도 같은 마음가짐으로 시즌을 이어갈 각오를 다지고 있다.
김 감독의 사퇴를 발표하면서도 “계속 설득하겠다”고 한 LG 구단은 1군 엔트리에서 아직 김 감독의 이름을 빼지 않고 있다. 그러나 선수들과 작별인사를 마친 김 감독은 며칠내로 미국행 비행기를 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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