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가협 “심사위원 판단 중요” 입장 유보
“시 책임회피” 비난…적절성 논란 계속될 듯
광주 북구 임동 새 야구장에 설치될 조형물이 일본 게임회사의 작품속 케릭터와 비슷하다는 표절논란<본보 22일자>과 관련해 전문가들도 “두 작품간 유사성이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논란이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광주시가 심사과정에서 이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한 채 다른 단체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식으로 회피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공모를 통해 새 야구장 조형물로 선정한 ‘광주사람들’에 대해 광주시가 관련 전문가들에게 표절여부에 대한 판단을 의뢰한 결과 광주미술협회로부터 “두 작품간 유사성이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광주사람들’이 일본 게임회사인 코나미사가 1997년 제작한 ‘악마성 드라큐라 X 월하의 야상곡’ 에 나온 몬스터 ‘레기온’의 모습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전국조각가협회 측은 “입장을 유보하며 심사위원들의 판단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지역 미술계 인사는 “광주시가 문제가 터지니까 광주미협과 조각가협회에 표절여부의 판단을 의뢰하면서 떠넘기는 식으로 가고 있다”며 “애초에 심사를 제대로 해서 이런 문제가 나오지 않게 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술계가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사이다 보니 표절이야기를 함부로 하기가 쉽지 않다”며 “그렇다보니 의도적인 표절이거나 혹은 작가의 양심에 맡기지 않는 이상 이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이 인사는 또 “무엇보다 심사에서 철저하게 살피는 작업이 중요한데 시가 입체 조형물과 부조를 공고하는데 심사위원을 살펴보면 위원장은 도자기 전공이었고 관련 전공인 조소쪽 전문가는 2명밖에 되지 않았다”며 “시가 심사위원 구성에서부터 이러한 노력이 부족해 보였다”고 지적했다.
광주 야구장 미술품 심사위원은 지역·연고 등을 배제하기 위해 광주·전남권의 대학을 뺀 교수를 섭외해 심사위원을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교수들의 전공은 조소 2명, 동양화 1명, 서양화 1명, 세라믹산업디자인 1명, 산업디자인 1명, 건축학과 1명으로 구성됐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심사과정에서 하자가 있는 부분은 전혀 없었다”며 “위원장의 경우 심사위원들끼리 합의를 해서 선출한 것이며, 부조쪽 전공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한편 광주시는 우선은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표절여부도 두 전문가간 의견이 달라 어떻게 이를 처리할지 해결방안을 고심중이다”고 해명했다. 이어 “표절문제의 경우 법적으로 정확하게 정해둔 조항이 없기 때문에 시비를 가리기가 매우 어려운 문제다”며 “더군다나 광주시에서 처음으로 터진 문제라 이를 처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시는 지난 16일 광주 새 야구경기장 건립공사 미술작품 제작·설치 공모 당선작으로 조각가 배모씨가 출품한 ‘광주 사람들’을 선정했다. ‘다수의 인체가 결합된 공의 형태로 야구를 통해 하나된 광주사람들을 상징적으로 형상화했다”는 이 작품은 내년 2월까지 새 야구장에 설치될 예정이었다.
이호행기자
gmd@gjdream.com |
| 광주 새야구장 조형물 당선작 `광주 사람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