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4차전 관전평 및 5차전 예상
- 작성일
- 13-10-28 22:18
1. 4차전 관전평
어제 예상에서 삼성의 완승을 예상했는데, 일단 선발 싸움에서 삼성이 훨씬 유리하다고 보았고 3차전에서 삼성 타선이 장타가 여러 개 나오는 등 조금씩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기 떄문이다. 그런데 오늘 배영수는 타자와 싸우기 전에 심판과 싸우다 자멸했고, 삼성 타선은 정확하게 2차전으로 돌아갔다.아니, 2차전보다 더 못했다.
배영수의 공 자체는 나쁘지 않았는데, 1회 정수빈의 기습 번트 안타가 나오면서 허를 찔린 듯 했고, 그 이후 밸런스가 흔들렸다. 두산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두 점을 선취했지만, 이후 2회를 제외하면 거의 매 이닝 찬스를 만들었음에도 불구하며 차우찬에 막혀 추가점을 얻지 못하며 어려운 경기를 자초했다. 한편 삼성 벤치는 4차전에 와서야 비로서 차우찬을 본래 목적인 롱맨으로 사용했는데, 차우찬이 2, 3차전에 모두 나와 22구, 11구를 던졌다는걸 생각하면 '이전에 좌완 불펜으로 쓰지 않았다면...'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차우찬은 마치 오늘 KS 첫 등판인 듯 두산 타선을 상대로 무쌍을 찍었고, 특히 두산 좌타자들은 차우찬 상대로 거의 고양이 앞의 쥐였다. 차우찬은 오늘 장판파의 조운이었지만, 삼성에서는 끝내 장비가 나타나지 않았다.
삼성 타선은 2, 3회 연속으로 이재우를 상대로 찬스를 잡았지만, 2회에는 이지영, 3회에는 박석민이 삼진 아웃을 당하며 찬스를 날렸다. 그리고 그 이후 이재우 - 핸킨스에게 단 1안타로 막혔다. 5회 이재우는 70구가 넘기면서 구위가 떨어지는 모습이 역력했지만 삼성 타자들은 5 km 이상 구속이 떨어진 이재우의 패스트볼을 상대로 헛스윙을 연발했고, 그 이후 나온 핸킨스의 제구된 변화구는 제대로 건드리지도 못했다. 삼성은 9회 작가 본능이 발동한 정재훈을 상대로 무사 1, 2의 찬스를 잡았지만, 이승엽이 볼질하던 정재훈의 몸쪽 '볼'을 건드려 1루 땅볼로 물러난데 이어, 정현의 외야 플라이(잘 맞은 타구였지만 두산 외야의 광활한 수비 범위만 확인시켜줬다.)로 1점을 따라잡은 이후 진갑용이 윤명준의 높은 한가운데 패스트볼을 '땅볼'로 만들며 결국 패배했다.
개인적으로 7회 진갑용이 핸킨스의 바깥쪽 떨어지는 변화구를 상대로 열심히 풀 스윙하며 삼진 당하는 모습을 본 삼성 벤치가 9회 진갑용 타석에선 대타를 쓸 거라고 생각했다. 비록 대주자, 대타를 좀 쓰긴 했지만, 대타감이 없는 것도 아니었고 포수는 아직 이정식이 남아 있었다. 그런데 삼성 벤치는 그 진갑용을 계속 밀어 붙이다 패배를 자초했다. 반면 두산 벤치는 포스트시즌 내내 두산 최대의 약점으로 지적되던 불펜진을 현란하게 운용하는 '교체 신공'으로 그 약점을 최소화하며 '우리는 전설이다' 일보 직전까지 도달했다.
2. 5차전 예상
선발 대결은 윤성환 - 노경은 이다. 문제는 윤성환이 1차전에 두산 타선을 상대로 대단히 좋지 않았다는 것. 반면 노경은은 삼성 타선을 6이닝 1 실점으로 봉쇄했다. 삼성 타선이 그 이후 조금도 좋아지지 않았다는 점을 생각하면 노경은은 1회만 잘 넘긴다면 다시 호투할 가능성이 높다. 단지 삼성 타선이 1차전에 노경은을 상대로 아무 것도 못했다고는 하지만 어쨌건 물고 늘어지기는 했다는 것, 그리고 노경은이 1차전 110구 이후 4일만을 쉰 다음 등판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노경은이 부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단지 삼성이 한국 시리즈 경험은 풍부할지 몰라도, 이렇게까지 몰려본 경험은 없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삼성 타선은 초반에 노경은을 공략하지 못하면 4차전의 모습을 재현하게 될 수도 있다.
삼성은 롱맨은 차우찬을 오늘 확실하게 써버렸기 때문에 내일 윤성환이 부진할 경우 불펜을 총동원할 것이다. 문제는 두산 좌타선을 상대할 투수가 권혁 뿐이라는 것. 두산 불펜에는 좌투수가 아예 없지만, 삼성도 차우찬이 사라진 이상 좌투수는 권혁만이 남는다. 권혁의 등장 시점, 그리고 마운드에서 얼마나 해주느냐가 삼성에게는 아주 중요할 것이다. 반면 두산은 사실상의 불펜 제 1 투수인 핸킨스가 오늘 48구를 던지며 내일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삼성 좌타선을 상대로 홍상삼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삼성은 지면 끝이라는 것, 그리고 두산도 5차전을 지고 대구로 가는 것은 곧 시리즈를 내주는 것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나설 것이기 때문에, 선취점은 평상시의 5점의 값어치가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선취점을 내주거나, 2점 이상 차이가 나면 뒤지는 팀은 자멸할 가능서도 배제할 수 없다. 개인적으로는 박빙의 불펜 싸움이 될거라고 생각하고, 삼성은 권혁과 심창민, 두산은 홍상삼, 윤명준이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승부를 가를 것이다.
예상: 두산 4 - 2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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