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유희관의 '3G', 양현종의 'LTE' 꺾었다
- 작성일
- 14-04-06 21:40
최고구속으로는 정확히 14㎞ 차이가 났다.
KIA 왼손투수 양현종(26)은 최고구속으로 149㎞를 찍었고, 두산 왼손투수 유희관(28)은 135㎞까지 나왔다. 평소 스피드로 따지면 양현종은 2~3㎞는 덜 나왔고, 유희관은 평균치보다 조금 더 나왔다.
6일 잠실 두산-KIA전은 왼손투수들의 스피드 전쟁으로 주목받았다. 정확히 따지면 가장 빠른 직구를 던지는 왼손투수와 가장 느린 직구를 구사하는 두 투수의 ‘구속 차’ 싸움이었다. 요즘 스피드 감각으로 말하자면 ‘3G’와 ‘LTE’의 싸움 같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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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관의 직구를 놓고는 맞은 편 벤치의 선동열 KIA 감독부터 칭찬을 했다. “숫자로 나오는 것 이상으로 볼끝의 힘이 좋다. 그냥 느린 직구로 보면 안된다”고 했다. 더구나 유희관의 직구는 이른바 ‘각’이 좋다. 오른손타자 몸쪽을 찌를 때면 멀리서 안쪽을 깊게 파고드는 느낌이 든다. 제대로 맞을 히팅포인트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실제 유희관은 느리지만 ‘슬로푸드’처럼 완성도 높은 공을 던졌다. 쾌속 직구를 던진 양현종보다 더욱 빛났다. 유희관은 7이닝 동안 삼진 3개를 엮어내며 5안타 1볼넷 1실점했고, 5이닝 4삼진 6안타 2실점(1자책)으로 역투한 양현종에 판정승을 거뒀다.
유희관은 올 시즌 최고 왼손투수 중 한명으로 통하는 양현종과 맞붙은 것이 호투할 수 있는 힘이 됐다고 했다. “3선발로 시즌을 맞았는데 지난 첫 등판에서 나이트(넥센)에 이어 매번 1선발을 만나고 있다”며 “양현종을 보니 선제점을 주면 안된다는 생각에 더욱 집중력을 높였다”고 말했다.
지난 1일 마산 NC전에서 8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양현종은 나흘 쉬고 등판해 그 기세를 잇지 못했다. 5회까지 99개를 던지고 내려간 것은 체력 안배 때문이었다. 선 감독은 양현종이 지난 등판에서 투구수 122개를 기록한 것을 감안해 경우에 따라 교체 타이밍을 빨리 잡아갈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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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잠실 두산-KIA전, 유희관-양현종 투구분석표. |
유희관은 “조금 더 던지고 싶었지만 감독님 뜻에 따라 내려갔다”고 했다. 유희관은 “내가 내려온 뒤 8회 정재훈 형이 던지고 9회에는 이용찬이 던지면서 오히려 우리 불펜진이 다져지는 것 같다”며 베테랑 같은 소리를 했다.
그러고 보면 유희관에게 ‘2년생 징크스’는 어울리지 않는다. 유희관 스스로 2009년이 데뷔 해인 것을 강조한다. 지난해 10승7패, 방어율 3.53을 기록한 기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란 자신감을 보였다. “2년생이란 말에 집에서도 걱정을 하실 정도지만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연수로 따져도 난 6년차”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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