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외국인 타자가 7번, 과연 자존심 안 상할까
- 작성일
- 14-03-31 20:54
넥센은 지난 30·31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개막 2연전에서 외국인 타자 비니 로티노(34)를 하위타순인 7번에 배치했다. 개막 2연전에서 외국인 타자가 하위타순에 배치된 팀은 넥센이 유일했다.
이는 올 시즌 넥센 타선이 그만큼 좋다는 증거다. 시즌 전부터 넥센은 ‘외국인 타자가 없어도 될 팀’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1번 서건창부터 6번 김민성까지 이어지는 상위타순은 물론이고 하위타순의 무게감도 묵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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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염경엽 넥센 감독은 로티노가 절대 그런 생각은 하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고생을 많이 한 만큼 어떤 타순에서도 불만 없이 자기 역할을 잘 해낼 것이라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염 감독은 31일 문학구장에서 “원래는 로티노를 3번으로 생각했는데 하위 타순의 흐름이 좋아 그대로 놔뒀다”며 로티노의 타순을 바꾸지 않은 것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8번으로 내릴까 생각도 했었는데 그러면 로티노의 자존심이 너무 상할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로티노는 대부분의 외국인 타자들처럼 거포 스타일이 아닌 중거리 타자다. 현 넥센의 입장에서 굳이 무리하면서까지 로티노를 상위타순에 배치할 이유가 없다. 그보다는 하위타순에 배치되는게 타선의 전체적인 흐름을 봐서라도 더 좋다.
물론 염 감독도 로티노의 자존심을 생각안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로티노라면 현 상황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이 있다.
염 감독은 “로티노가 앞 타순이 아니어도 안 좋은 생각은 안 할 것”이라며 “로티노는 일본에서도 1군이 아닌 2군에서 많이 뛰었다. 자신이 1군에 없어도 팀이 돌아가는 모습을 봤기 때문에 여기서도 불만을 가지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염 감독은 로티노의 올 시즌 기대치를 타율 2할7푼에 60타점 정도로 잡고 있다. 외국인 타자에게 바라는 것 치고는 다소 모자라지만, 현 넥센의 타선 수준을 생각하면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로티노는 개막 2연전에서 8타수 1안타에 그쳤지만, 개막전에서 선발 앤디 밴헤켄의 기를 살리는 멋진 홈 송구 등 수비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수비와 주루를 강조하는 염 감독의 스타일에 로티노는 딱 들어맞는 외국인 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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