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김현수 "내 스윙을 해야 바가지 안타라도 나온다"
- 작성일
- 14-03-21 21:06
그 얘기를 들은 건 1년 전이었다. 귀로 들고 마음으로 받아들여 행동으로 제대로 옮기기까지는 또 1년이 걸렸다.
“그저 갖다 맞힐 볼이라는 아예 방망이를 내지 않는 게 낫다. 때릴 볼만 때려라. 네 스윙 그대로 아주 자신있게.”
지난해 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한 이대호(32·소프트뱅크)가 대표팀에 동승한 김현수(26·두산)에게 조언한 내용은 꽤 신랄했다.
김현수는 자기 습관을 꿰뚫어보고 있는 선배 얘기를 경청했다. 그러나 타격 습관을 몇달 사이는 바꾸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김현수는 지난 시즌을 보내며 이대호의 조언을 두고두고 떠올렸지만 생각 만큼 몸이 움직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렇게 겨울을 보내고 스프링캠프를 또 한번 보내면서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김현수는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시범경기 한화전에서 4타석에 나와 3타수 1안타 1타점에 볼넷 1개를 골라냈다. 시범경기 들어 9경기에 출전하며 타율 2할7푼6리(29타수 8안타) 2홈런 8타점을 올리고 있다. 시범경기 성적만 놓고보면 이름값이 빛날 수준이 아니지만, 올해 타격에 대한 본인 만족도는 상당히 높다.
김현수 스스로 원하는 스윙을 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김현수는 “세게 자신있게 휘둘러야 빗맞은 안타라도 나온다. 올해 들어서는 그런 스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는 공에도 맞히는 데 급급한 스윙을 하며 아쉽게 날린 타석이 적잖았다. 김현수는 올해는 의미 없이 보내는 타석을 줄일 생각이다. 칠 만한 공이라면 머뭇거림 없이 스윙하는 것을 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중심타선에서 제몫을 하는 것을 자기 과제로 놓기도 했다. 김현수는 올해 외국인타자 호르헤 칸투, 홍성흔과 중심타선을 꾸린다. 김현수는 “칸투나 성흔이 형 모두 자기 몫을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나만 잘 하면 중심타선은 세질 것이다”고 했다. 김현수는 자기 몫을 채울 방법을 이미 알고 있는 표정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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