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코끼리에겐 여전히 어려운 미디어데이
- 작성일
- 14-03-24 21:34
김응용 한화 감독은 지난해 8년만에 현장 사령탑으로 복귀한 뒤 함께 한 프로야구 미디어데이가 여간 어렵지 않았다. 이전 감독으로 있을 때만 해도 미디어데이 행사 자체가 없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의 일거수 일투족은 많은 화제를 모았다.
김 감독은 이제 미디어데이 2년차를 맞았지만, 여전히 그 자리가 낯설다. 그래도 가끔씩 던지는 촌철살인 같은 입담은 살아 있다.
24일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9개 구단 감독들은 서로가 생각하는 우승후보와 다크호스를 밝혔다. 대다수의 감독들이 NC를 다크호스로 꼽는 가운데 8번째로 답한 KIA 선동열 감독은 “9개구단이 모두 우승후보”라며 “다크호스는 한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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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김응룡 감독과 최진행(왼쪽)·송창식(오른쪽)이 24일 이화여자대학교 ECC 삼성홀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미디어데이 & 팬페스트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
김 감독은 “작년에 삼성과 KIA가 우승후보라고 얘기를 했었는데 KIA에 부상 선수들이 많이 나오면서 미끄러졌다”고 말했다. 잠시 주위의 반응을 살피던 김 감독은 “우승후보는 KIA”라고 말해 선 감독을 놀라게 했다. 선 감독의 스승의 역공에 두 손 든 표정을 보였다.
김 감독은 미디어데이 후반부에는 작은 해프닝을 만들었다. 각 구단 감독과 선수들이 마지막에 단체 포토타임을 갖기로 예정이 돼 있었지만 김 감독이 보이지 않았다. 관계자들이 급하게 김 감독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헛품만 팔았다. 결국 마지막 사진 촬영은 김 감독이 빠진 가운데 진행됐다.
김 감독이 일부러 자리를 피한 것은 아니었다. 미디어데이 행사를 잘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이날 미디어데이에서 감독들은 먼저 출사표를 밝히고 취재진과 팬들의 질문에 답한 뒤 객석으로 자리를 옮기고 곧바로 선수들의 각오를 듣는 순서로 진행됐다. 하지만 김 감독은 객석으로 올라간 뒤 사라졌다. 한화 임헌린 홍보팀장은 “무슨 급한 일이 있어서가 아니다. 행사가 끝난 줄 알고 먼저 자리를 뜨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근 몇 년간 프로야구가 급성장을 이루면서 미디어데이의 규모도 커졌다. 한국 4대 프로스포츠를 통틀어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처음 시작할 때는 각 언론 취재기자들과 간담회 형식으로 진행됐던 미디어데이는 이제 수많은 팬들이 찾아오고 TV로 생중계도 된다. 김 감독에게 미디어데이는 신세계 같다. 적응하기 어렵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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