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현실이 된 류중일 감독의 꿈, 나바로 ＂발이 말을 안들어서＂
- 작성일
- 14-03-30 20:51
삼성 류중일 감독은 29일 KIA와의 대구 개막전을 앞두고 느닷없이 꿈 얘기를 꺼냈다. 외국인 타자 야마이코 나바로(27)가 홈런을 친 꿈이었다.
그런데 나바로가 홈런을 때린 뒤 3루를 돌아 홈으로 들어가지 않고 관중석에 올라가 세리머니를 했다고 한다. 류 감독은 “꿈인데도 ‘이상한 놈이다’라는 생각을 했다”며 껄껄 웃으면서도 혹시나 길몽의 기운이 빠져나갈까 조심스러워 했다. 개막 경기에서는 나바로가 4타수 무안타를 쳤고, 팀도 지면서 개꿈으로 남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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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나바로가 30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 1회말 좌월 2점홈런을 날린 뒤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
나바로는 30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홈 경기 1회말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송은범을 상대로 투런홈런을 날렸다. 이은 3루타로 2타점까지 더해 4타수2안타 1볼넷 4타점 1득점을 기록한 나바로는 경기 MVP로 선정돼 홈 관중석까지 올라가 큰 박수를 받았다. 류 감독의 꿈이 현실화된 것이다.
나바로는 전날 7번에서 2번으로 전진 배치했다. 첫 경기에서 공격이 매끄럽지 못한데 대한 변화였다. 나바로의 타순 변화는 성공적이었다.
1회말 선두 정형식이 안타로 출루해 무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나바로는 송은범이 카운트를 잡기 위해 던진 밋밋한 초구 직구(143㎞)을 잡아당겼다. 타구는 라인드라이브로 날아가 구장 왼쪽 폴대를 그대로 때렸다.
수비에서도 인상적이었다. 3회 1사 만루 위기에서 신종길의 잘 맞은 안타성 타구를 잡아 선행주자를 잡아내면서 대량 실점을 막기도 했다.
삼성은 이어진 4회 1사 만루에서 밀어내기 사구와 내야땅볼로 2점을 더 뽑아 4-3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계속된 2사 1·2루에서 등장한 나바로가 좌전 적시타로 분위기를 가져왔다. 나바로는 좌익수 김주찬이 공을 놓친 사이 3루까지 내달렸고, 김재걸 3루 코치의 제지에도 홈까지 욕심을 부리다 아웃되고 말았다.
경기 뒤 만난 나바로는 “3루 코치가 막는걸 봤는데 다리가 말을 듣지 않았다”고 설명해 좌중을 웃겼다.
나바로는 지난 26일부터 어머니 마리사(49)와 함께 구단이 마련해준 아파트에 머물면서 모처럼 어머니가 해준 밥을 먹고 있다. 나바로는 “어머니가 내가 경기하는 모습을 보고 있어서 행복하다”며 개막 2연전을 관전한 어머니께 영광을 돌렸다.
류 감독은 나바로의 활약에 “기대했던 선수가 홈런도 치고 수비도 잘해줘서 희망적이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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