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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박병호(27)가 치는 홈런엔 드라마가 있다.

홈런은 흔히 야구의 꽃으로 불린다. 야구 팬들이 가장 짜릿함을 느끼는 순간이 바로 홈런이 나왔을 때다. 홈런 한 방은 조용하게 가라앉은 야구장조차 떠들썩한 축제로 만드는 힘이 있다.

박병호는 야구를 뜨겁게 만드는, 리그에서 몇 안 되는 슬러거다. 올해 16홈런으로 공동 선두에 올라 2년 연속 홈런왕에 도전하고 있다. 스피드, 작전 야구가 득세하는 경향과 맞물려 그의 가치는 더욱 빛난다. 여기에 해결사 기질과 자기만의 색깔이 묻어나 더욱 매력적이다.

◇ 대단한 클러치 능력

박병호는 결정적인 홈런을 많이 친다. 16홈런 중 12개를 2점 차 이내 접전에서 때렸다. 12홈런 중에 역전 홈런이 4개, 끝내기 홈런 1개를 포함한 결승 홈런이 4개다. 팀이 동점이나 역전을 내줘 날아간 결승 홈런도 꽤 많다. 그가 홈런을 칠 때 유독 양 팀 선수와 관중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는 데에는 이런 이유가 있다.

최근에도 영양가 만점의 홈런을 쏟아내고 있다. LG와 맞붙은 5일 경기에서 나온 홈런을 압권으로 꼽을 만하다. 그는 7-9로 뒤진 8회 LG 셋업맨 이동현을 상대로 극적인 동점 투런포를 터뜨려 팀의 12-10 대역전승을 이끌었다. 무표정하게 경기를 지켜보던 넥센 투수 김병현이 환하게 웃을 정도로 극적인 홈런이었다. 이틀 뒤인 7일 LG전에선 3회 결승 3점포를 쏴올렸다.

그는 올 시즌 1점 홈런이 6개, 2점 홈런이 4개, 3점 홈런이 6개 있다. 주자 없을 때보다 주자 있을 때 강하다. 홈런이 극적일 수밖에 없다.



◇ 멋들어진 방망이 던지기

여기에 타격 마무리 동작에서 거포 이미지가 물씬 풍긴다. 그는 공을 제대로 맞힌 뒤 풀스윙하면 허리가 살짝 뒤로 젖혀진다. 이와 동시에 방망이가 앞으로 날아간다. 방망이 놓은 두 손을 살짝 든 상태로 잠시 타구를 응시하는 게 하이라이트다. 마치 용병 타자가 홈런을 치고 숨을 고르는 듯한 느낌이다. 그의 타격 후 자세만 봐도 홈런을 직감할 수 있다. '브룸박', '병홀스'라는 별명도 그래서 붙었다.

이런 자세는 그의 타격 메커니즘에서 나온다. 그는 공을 받쳐놓고 밀어 때린다. 스윙을 하고 난 다음에도 무게 중심이 뒤에 남아 있어 몸이 대나무처럼 휘어지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올 시즌 홈런 16개 중 오른쪽 방향 홈런이 9개로 절반이 넘는다. 잡아당긴 왼쪽 방향 홈런은 4개에 불과하다. 역시 타격 자세와 관계가 있다.



◇ 번개 세리머니

박병호는 지난 5일 LG전에서 동점 2점 포를 친 뒤 왼손을 하늘 위로 올리고 오른손으로 활 시위를 잡아당기는 포즈를 취했다. 스프린터 우사인 볼트의 번개 세리머니였다. 그동안 홈런 뒤풀이를 하지 않았던 그에게 확실한 트레이드마크가 생겼다.

넥센 베테랑 송신영이 멍석을 깔아줬다. 그는 "우리 팀 더그아웃이 너무 조용하고 처져 있었다. 분위기를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포수 박동원이 얼떨결에 박병호 뒤에서 보조를 맞추게 됐다. 그전까지 2연패 했던 넥센은 이후 3연승으로 상승세를 탔다.

박병호는 이 동작을 홈런 세리머니로 굳혀가고 있다. 7일 결승 3점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에 들어와 다시 활 시위를 당겼다. 넥센 팬들이 또 한번 열광한 것은 물론이다. 넥센은 박병호가 홈런을 친 경기에서 13승2패(승률 0.867)를 기록하고 있다. 번개 세리머니가 자주 나오는 것이 넥센에도 좋은 일이다.

김우철 기자 beneath@joongang.co.kr

http://isplus.joins.com/article/510/12018510.html?cloc=




박병호 홈런 짱짱맨~

저도 저 번개 세리머니가 좋아요 ㅋㅋㅋ 으쨔! 하는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