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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동점으로 끝나고 나서 7회말에 우규민이 몸에 맞는 공을 줬을 때 투수를 바꿨어야 한다고 봤다. 그 동안 잘 던지던 우규민이 '최선을 다해 막는다'에서 '절대 점수를 줘선 안된다'라는, 부담이 훨씬 심한 형태로 마음가짐이 바뀐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최재훈의 번트 때 2루 승부를 못했고, 김재호에게 다시 몸 맞는 공을 내줬다. 오늘 지면 끝인 LG는 조금이라도 낌새가 안좋으면 불펜을 쏟아 부어야 했는데, 그 이전에 우규민이 너무 잘 던진 탓에 LG 코칭 스텝이 망설였고, 교체가 한 타이밍이 늦은 데다 현재윤의 결정적인 실책이 나오면서 결승점을 줬다. PO에서 이종욱의 컨디션을 생각하면 1, 2루였다면 이상열이 이종욱을 충분히 막을 수 있었는데, 그게 2, 3루가 되면서 루 상의 주자가 모두 빠른 탓에 이상열에게 걸린 부담이 너무 심해졌고 결국 홈에서 승부조차 해볼 수 없는 외야 플라이를 맞았다.

8회초 득점 찬스를 놓치면서 LG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기는 했지만,(거기다 LG는 9회 8번 타자부터 시작하게 되었다...) 사실 아직까진 해볼만 했다. 두산에는 어찌되었건 1점을 막을 투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점수차를 지키기 위해 봉중근을 올렸는데, 그 봉중근이 최준석에게 홈런을 맞았다. 그 홈런을 본 순간 '시리즈 끝났다'라는 생각 보다는 'LG가 봉중근을 가라앉히며 다잡아야 한다'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는데, 준플 5차전13회초에 최준석의 홈런으로부터 시작된 두산의 노도와도 같은 공격이 눈 앞에 스쳐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LG는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고, 아니나 다를까 두산 타선의 맹공이 시작됐다.(LG 야수진의 마지막 태클도 함께 있었다.) 그리고, 플레이오프 시리즈는 그렇게 끝났다.

LG는 수비 불안, 두산은 '없는 거나 다름 없는 불펜'이라는 각각 커다란 약점을 가진채 시작한 플레이오프 였지만, LG는 그 약점이 시리즈를 내줄 정도로 크게 터진 반면 두산은 홍상삼의 '홍삼 피칭'이 등장하면서 문제점을 최소화 했다. 개인적으로는 LG가 2차전에 두산 불펜진의 이어 던지기에 말려서 끝끝내 추가점을 못낸 것이 정말 컸다고 생각한다. 두산이 비록 2차전을 졌지만, 거기서 두산 불펜이 6.1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LG 타선 상대로는 해볼만 하다'라는 자신감을 두산 불펜진에 심어줬기 때문이다. 두산 불펜진은 비록 불안했지만, 거기서 얻은 자신감과 홍상삼의 힘, 그리고 야수진의 도움을 받아 LG 타선을 상대로 시리즈 동안 15이닝을 1점으로 막아냈다.

이제 한국 시리즈다. 삼성 입장에서는 '가장 안 만나고 싶은 팀'이 '별로 안좋은 형태'로 올라온 셈인데, 그렇다고 해도 삼성이 우위에 있다는 점에 변함은 없다. 다만 이전까지는 9:1 정도의 절대 우위였다면, 이젠 7:3 정도로 줄어들은 수준이라고 할까? 3일간 두산이 어디까지 컨디션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인가, 특히 김현수, 이종욱, 양의지가 어느 정도 몸을 추스릴 수 있을 지에 따라서 시리즈는 재미없게 끝날 수도 있고, 아주 재미있게 전개될 수도 있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