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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감독의 혹사 논란이 있는 투수들 기록을 쭉 살펴봤습니다. (글 아래에 기록 첨부)

OB 시절에도 상당한 혹사가 있긴 했는데, 뭐 그땐 다 그랬죠.

삼성 김성길은 35살 시즌에 선발투수에서 전천후 투수로 보직을 바꿔 굴렸고, 김성길은 완전 나가 떨어졌습니다. 이후는 쌍방울 김현옥인데, 이 분은 고무팔인 건지 별 문제가 없....

다음은 엘지. 신윤호는 원래부터 상당한 유망주였는데, 지금으로 치면 김진우가 정말 오랜 방황 끝에 돌아온 것 같은 투수였습니다. 당시에는 그만큼 팀에서 기다려 준 것도 흔치 않았고, 제기하는 일도 거의 없었으니 김성근 감독의 공이 컸다고는 하지만 사실 구위 자체는 굉장했던 투수였습니다. 마음을 다잡아준 일도 중요하지만. 여튼 신윤호는 2001년 단 1년만 활약하고 사실상 구위 회복이 안 되었다고 봅니다.

이동현은 말할 것도 없이 2001년 서울지역 고교 1위 투수였고, 원래부터 기량이 좋았습니다. 여러 말 할 것 없이 참 안타까운 케이스입니다. 선발투수로 천천히 육성되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병역 비리와 부상으로 점철된 5년 간의 공백이 없었을 수도 있었구요.

다음은 전병두, 고효준인데, 이 두 좌완 투수 모두 각각 두산과 롯데에 상위 순번으로 지명된 구위 좋은 투수였습니다. 김성근 감독의 일종의 신화의 주인공이긴 합니다만, 김성근 감독이 떠난 후 1군에서 제대로 시즌을 보낸 적이 없습니다. 근데 전병두와 고효준은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전병두는 기복이 있었지만 원래 좋은 투수였고, 1군에서 성적도 꽤 좋았습니다. 평가도 괜찮았고요. 두산과 기아 시절 모두, 정확히는 아마 때부터 부상이 늘 염려되던 선수였습니다. 고효준은 전병두 보다는 커리어 평가가 한 단계 낮긴 합니다.

이렇게 보면 김성근 감독이 선수의 가능성을 열어주었다는 말은 절반은 맞고, 절반을 틀린 말이 되는 것 같습니다. 김현욱, 신윤호, 고효준의 케이스는 기량을 만개하도록 도와주었지만, 그외의 혹사 논란이 있는 김성길, 이동현, 전병두는 원래부터 좋은 투수였습니다. 단지 좋은 투수였기에 혹사 당한 것이고요.

다만 가능성을 열어주었든 원래 기량이 좋은 투수였든지 좀더 오래 뛸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기용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P. S. 이렇게 보니까... 김성근 감독은 구위 좋은 투수를 참 좋아하네요 ^^; 혹사의 대상은 주로 제구력 위주 투수가 아니라 구위가 좋은 투수네요. 이런 추세로 봐서는 구위 좋은 윤규진이나, 유창식(일정 수준 이상으로 발전한다면)이 전천후로 많은 이닝을 소화할 가능성이 있을 것 같네요.

김성근 감독의 야구 구상에 따르면 한화의 문제는 구위 좋은 전천후 투수가 없다는 것이긴 합니다. 유창식이 그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는 건 아닌가 싶네요.

김성길(제일교포 출신, NPB에서 9년간 활약)

1991년 김성근 감독 부임



김현욱(1993년 2차지명 3라운드(전체 23번, 삼성))
김성근 감독 1996년 부임



신윤호(LG 1994년 고졸우선지명, 고교 투수 사상 첫 1억 원대 계약(계약금+연봉))
김성근 감독 2001년 4월 부임



이동현(LG 2001년 1차지명)



전병두(03 두산 2차 1라운드 8순위)




고효준(02 롯데 2차 1라운드 6순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