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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오른손투수 안지만(31)은 지난 23일 연봉 계약을 하고 괌에서 전지훈련중인 팀에 뒤늦게 합류했다.

　2002년 삼성 입단 뒤 벌써 10년 넘게 경험한 스프링캠프지만 올해는 느낌이 또 다르다. 마무리 후보라는 중책을 안고 시즌 준비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안지만은 “보직은 내가 정하는 것이 아니다. 누가 마무리를 맡을지 모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지만, 마무리후보 1순위로 조명받은지 오래다. 지난해까지 필승조의 ‘8회 투수’였던 안지만은 기존 마무리 오승환(32)이 일본프로야구 한신으로 이적하며 그의 자리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한신 오승환-삼성 안지만

　오승환 또한 일본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인기 구단 한신의 마무리를 맡으며 또 다른 공백 메우기에 들어갔다. 오승환은 2012년까지 한신 마무리로 뛰다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로 이적한 후지카와 규지(34)의 빈 자리를 채운다.

　그러고 보면 연쇄이동의 고리로 연결된 듯한 이들 세 남자는 얄궂은 상황에 놓여 있다.

　안지만은 올해 마무리로 뛴다면 프로야구 역대 최고 마무리급인 오승환이란 이름과 싸워야한다. 안지만도 이를 잘 안다. 마음 단단히 먹고 있다.

　오승환도 마찬가지다. 2006년 이후 7년간 한신 마무리로 활약하며 통산 220세이브를 기록한 후지카와가 잔류했다면 적어도 한신에 입단할 일은 없었다.

　한신 또한 후지카와가 미국으로 떠난 지난해 마무리 공백을 제대로 체감한 터라 대체 가능한 가장 확실한 카드인 오승환에게 강력한 러브콜을 했다.

　오승환 또한 한신의 기대값을 알고 있지만 부담감을 최소화하고 마운드에 오르려 하고 있다. 세이브 숫자를 구체화하기보다는 “블론 세이브가 가장 적은 마무리투수가 되겠다”며 안정적인 활약을 다짐하고 있다.

　후지카와 역시 본격적으로 무대에 오를 날을 앞두고 있다. 빅리그 첫해인 지난해 6월 오른쪽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뒤로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후지카와는 2월말 불펜피칭을 시작하며 재기에 속도를 낼 예정이지만, 마무리 자리를 확보할지 장담이 어렵다.

　컵스는 지난해 말 베테랑 불펜투수 호세 베라스(34)를 영입했다. 베라스는 지난해 디트로이트와 휴스턴 등에서 뛰며 21세이브를 거뒀다. 일단 마무리 후보로 올라 있다. 후지카와 역시 본격 재활 피칭에 들어간 뒤로 다른 후보들과 경쟁해야 한다.

　이들 셋은 어떤 모습으로 시즌을 보낼까. 이래저래 복잡한 싸움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