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불놀이夜’ 올시즌 야구의 꽃이 피어난다
- 작성일
- 14-02-04 20:55
2013년 10월14일 준플레이오프 5차전. 0-3으로 끌려가던 경기가 9회 2사까지 이어졌다. ‘야구의 신’이 아니면 이대로 경기가 끝나는 순간, 3점을 앞선 두산 팬들은 이미 승리를 확신하고 있었다. 그때 ‘야구의 신’이 내려왔다. 넥센 박병호가 때린 타구가 거짓말처럼 목동구장 가운데 담장을 넘어갔다. 승부는 순식간에 주인공을 알 수 없는 드라마가 됐다. 홈런을 ‘야구의 꽃’이라고 부르는 이유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준 장면이었다.
2014시즌, 야구의 꽃이 만발한다. 지난 수년간 한국야구를 덮었던 홈런 가뭄이 이제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거름과 물이 충분히 뿌려졌다. 야구 꽃을 구경할 일만 남았다.
■홈런 가뭄, 바닥을 쳤다
2013시즌 총 홈런 수는 798개로 2012시즌 615개보다 183개, 29.8%나 늘었다. 그런데 경기 수도 532경기에서 576경기로 늘어났으니 경기당 평균으로 따지면 1.16개에서 1.39개로 19.8% 증가한 것이다. 20% 가까운 증가율이 적은 수치는 아니지만 2011시즌 경기당 평균 홈런수가 1.45개였던 것을 감안하면 아직 2011시즌으로 회복된 것은 아니다. 그래도 2009년 경기당 2.17개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하락하던 홈런 숫자가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 타자 효과
2014시즌에는 구단별로 1명씩인 외국인 타자가 9명이나 몰려온다. 물론 9명 모두 홈런을 펑펑 쳐대는 타자는 아니다. 또 3년전 라이언 가코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제 아무리 화려한 경력의 외국인 타자라도 모두 리그 적응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외국인 타자의 증가는 장타력의 상승 가능성을 높이는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외국인 선수 제도가 처음 도입된 1998시즌을 살펴보면, 전년도 경기당 평균 1.65개에서 1.77개로 약 7% 증가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당시 외국인 선수 중 야수는 8명이었다. 야수 중에는 성공한 타이론 우즈도 있었지만 실패한 숀 헤어도 있었다. 성공·실패를 고려해도 외국인 선수 영입 노하우가 쌓인 점을 고려하면 7% 이상의 증가는 기대할 수 있다.
■포스트시즌 홈런의 맛
한국 야구는 2000년대 후반부터 급격하게 ‘발야구’로 재편됐다. SK·두산이 몰고 온 발야구의 바람은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과 2009 WBC 준우승으로 이어지면서 대세로 굳어졌다. 홈런을 펑펑 때리는 타자보다 작전 수행 능력이 좋고 발 빠른 야수들이 중용됐다.
그러나 지난해 포스트시즌 홈런의 위력이 다시 한 번 증명됐다. 넥센 박병호, 두산 최준석의 홈런은 경기의 흐름을 단숨에 돌려놓는 효과를 가져왔다. 중심타선 거포의 존재는 상대팀의 투수 운영을 어렵게 만들었다. 팬들 뿐만 아니라 구단들도 ‘한 방’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힘있는 타자들의 중용 가능성이 높아졌다.
■투수들이 떠나갔다
한국 프로야구가 2010시즌 이후 홈런 수가 뚝 떨어진 이유는 거포들이 전력에서 이탈했던 것도 큰 이유가 됐다. 2009년 경기당 평균 2개를 넘겼지만 이듬해 홈런왕 김상현이 부상을 당하는 등 거포들이 전력에서 빠져나갔다. 2010시즌이 끝난 뒤에는 김태균과 이범호가 일본으로 떠났고, 2011시즌이 끝난 뒤 이대호가 또 떠났다.
그러나 2012시즌에 이어 2013시즌에는 타자들의 유출이 없었다. 오히려 박병호·최형우·최정 등이 성장했고 김상현·이범호·최희섭 등도 명예 회복을 노리는 상황이다.
대신 2012시즌이 끝난 뒤 류현진이 떠났고 2013시즌 후에는 오승환도 떠났다. 윤석민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투수력이 줄어들면 타자들의 힘이 커질 수밖에 없다.
■시즌 1000홈런 시대 올까
한국프로야구에서 한 시즌 홈런수가 1000개를 넘었던 것은 앞선 32시즌 동안 6번 밖에 없었다. 그 6시즌 동안 한국프로야구는 경기당 홈런이 2개를 넘겼다. 야구장을 찾는 팬이라면 적어도 한 경기에 2번쯤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밤하늘을 가르는 짜릿한 홈런을 지켜볼 수 있었다.
2014시즌에는 거포들의 중용 가능성, 외국인 타자들의 가세, 투고타저의 완화 등 홈런 수 증가의 요소들이 두루두루 갖춰졌다. 프로야구 사상 7번째 1000홈런 시즌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2014시즌, 야구의 꽃이 만발한다. 지난 수년간 한국야구를 덮었던 홈런 가뭄이 이제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거름과 물이 충분히 뿌려졌다. 야구 꽃을 구경할 일만 남았다.
■홈런 가뭄, 바닥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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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가 2013년 10월 14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 9회말 2사 1,2루 상황에서 동점 스리런 홈런을 치고 있는 모습. 사진|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
■외국인 타자 효과
2014시즌에는 구단별로 1명씩인 외국인 타자가 9명이나 몰려온다. 물론 9명 모두 홈런을 펑펑 쳐대는 타자는 아니다. 또 3년전 라이언 가코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제 아무리 화려한 경력의 외국인 타자라도 모두 리그 적응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외국인 타자의 증가는 장타력의 상승 가능성을 높이는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외국인 선수 제도가 처음 도입된 1998시즌을 살펴보면, 전년도 경기당 평균 1.65개에서 1.77개로 약 7% 증가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당시 외국인 선수 중 야수는 8명이었다. 야수 중에는 성공한 타이론 우즈도 있었지만 실패한 숀 헤어도 있었다. 성공·실패를 고려해도 외국인 선수 영입 노하우가 쌓인 점을 고려하면 7% 이상의 증가는 기대할 수 있다.
■포스트시즌 홈런의 맛
한국 야구는 2000년대 후반부터 급격하게 ‘발야구’로 재편됐다. SK·두산이 몰고 온 발야구의 바람은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과 2009 WBC 준우승으로 이어지면서 대세로 굳어졌다. 홈런을 펑펑 때리는 타자보다 작전 수행 능력이 좋고 발 빠른 야수들이 중용됐다.
그러나 지난해 포스트시즌 홈런의 위력이 다시 한 번 증명됐다. 넥센 박병호, 두산 최준석의 홈런은 경기의 흐름을 단숨에 돌려놓는 효과를 가져왔다. 중심타선 거포의 존재는 상대팀의 투수 운영을 어렵게 만들었다. 팬들 뿐만 아니라 구단들도 ‘한 방’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힘있는 타자들의 중용 가능성이 높아졌다.
■투수들이 떠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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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신 오승환 |
그러나 2012시즌에 이어 2013시즌에는 타자들의 유출이 없었다. 오히려 박병호·최형우·최정 등이 성장했고 김상현·이범호·최희섭 등도 명예 회복을 노리는 상황이다.
대신 2012시즌이 끝난 뒤 류현진이 떠났고 2013시즌 후에는 오승환도 떠났다. 윤석민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투수력이 줄어들면 타자들의 힘이 커질 수밖에 없다.
■시즌 1000홈런 시대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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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시즌에는 거포들의 중용 가능성, 외국인 타자들의 가세, 투고타저의 완화 등 홈런 수 증가의 요소들이 두루두루 갖춰졌다. 프로야구 사상 7번째 1000홈런 시즌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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