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시기 이른 글이긴 한데, 시즌 시작하기 전 윤석민의 준비과정을 지적하고 싶은 생각에 적어봅니다.





류현진이 성공하면 둘의 가치가 올라가겠지만,
성공과 상관없이 윤석민과 오승환에게는 입질이 올 겁니다.

윤석민은 올해 끝나고 FA구, 오승환도 FA긴 한데, 대졸 선수FA혜택은 받되 해외진출은 그 혜택을 못받거든요. 그래서 해외진출은 2014년 이후에 가능합니다.


오승환은 마무리 투수죠. 이 마무리 투수의 가치에 대한 의심은 세이버의 발달과 함께 꾸준히 거론되었는데요.
최근에 재밌는 글을 읽은 적이 있어요.
http://mlbpark.donga.com/mbs/articleV.php?mbsC=mlbtown&mbsIdx=41315&cpage=&mbsW=&select=&opt=&keyword=

제대로 된 통계가 아니지만, 보직이 다른 선발투수와 마무리를 비교하는 WAR 계산보다는 훨씬 흥미롭습니다. 특급 마무리를 쓴다고 해서 크게 이득을 보진 않는 것 같다는 주장이구요.



오승환이 뛰어난 투수라는 건 틀림없죠. 그러나 국내에선 결국 kbo 불펜투수중 가장 뛰어난 투수에 만족해야 합니다. 마무리로 보여줄 수 있는 거의 모든 걸 보여주었는데도, 선발투수로 잘한 투수에게 평가가 뒤쳐지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던 오승환.  해외에 나가서 가치를 인정받고 싶어할 거 같아요. 삼성과 연봉협상에서 고연봉을 요구한 것 역시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달라는 시위였죠.


일본은 마무리 대우도 아주 좋죠.
일본으로 가면, 거의 성공이 거의 보장될 테지만, 류현진이 그럭저럭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면, 일본에 비해서도 나쁘지 않은 계약을 할 수 있고, 더 도전의식을 갖게 될 거 같아요.


올해 후지카와 큐지가 마무리나 셋업으로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오승환도 자신있게 진출해도 될 거 같아요. 큐지보다 떨어지는 건 세컨 변화구 단 하나라고 생각하거든요. (큐지의 포크볼>오승환의 슬라이더)위기 상황에서의 안정감은 오승환이 더 뛰어나다고 생각하구요.










윤석민은,
지금 부상당한게 너무 아쉬운데 ㅠ

국내에서 가장 위력적인 공을 던지는 투수죠. 류현진보다도 구위자체는 더 좋습니다. (제 생각이 아니라, wbc때 미국 구장에서 분석된 자료로 증명된 사실입니다.) 공도 더 빠르고, 무브먼트도 더 좋죠. 게다가 변화구를 익히는 재능도 엄청나죠.

류현진도 새 구질을 배우는 능력이 좋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류현진은 변화구를 쉽게 장착하는 투수가 아닙니다. 고등학교 때 팜볼을 던질 줄 알았다죠. 그런 경험이 아니었다면 써클 체인지업을 그렇게 빨리 익히지 못했을 거에요. 슬라이더도 배운건 2007년인데 어느 정도 슬라이더의 위력이 올라온 건 작년이 처음이었구요. 커브 역시 포심과 속도차이가 너무 크고(슬로우커브) 그 속도에 비하면 낙차도 작은 편입니다. 그래서 시범 경기 던지는 거 보면 커브로 삼진보다 아웃잡는다 해도 땅볼이 더 많잖아요. 상대타자들이 속았다 싶어도 배트에 맞춘다는 이야기고, 어린 시절부터 던져왔음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구질이 아닙니다. 



윤석민은?

대강 그립만 가르쳐주면 몇번 던져보고 제법 던질 정도의 수준입니다. 문제는 그렇게 변화구를 던지고 공의 움직임도 좋은데, 다른 구질들과의 조합에서 1+1>2가 되는 모습을 잘 못보여준다는 점이에요.

비슷한 폼에서 던져야 하는데, 구질에 따라 그 구질을 던지기 더 편한 폼으로 던지는 그런 느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통했던 건 워낙 공의 위력이 좋아서 그랬던 것이고,

오히려 포심+슬라이더 투 피치로 갔을 때, 더 위력적이 된 것도 그런 이유에서 기인한거죠. 가위바위보 싸움할 것 없이 그냥 가장 뛰어난 두가지 구질로 정면승부해도 못친다는 거.


게다가 많은 이닝을 소화한 적이 드물죠. 불펜투수로는 오히려 1년간 아프지 않고 던진 적이 있는데, 선발투수로는 종종 결장했고, 기복이 있었죠. 잘던질 때는 뭐... 4관왕을 하던 해의 여름 한달간 윤석민의 투구는 류현진 좋을 때와 비교해서도 한 수 위라는 생각이 들었었어요. 류현진 기록보다 더 먼저 찾아보던 기억이 납니다.


게다가 윤석민은 위에서 말한 것처럼 구위로 승부하는 스타일이라 제구가 생각보다 안좋더라구요. 볼넷이 적은 건 가운데 꽂아도 타자들이 잘 못치니까. 피안타율도 엄청 훌륭하고 볼넷도 안내주니 whip을 보면 엄청나죠. 2000년대 들어 150이닝 던지는 선발투수 중 휩 1.0이하를 찍을 수 있는 유일한 선발투수였죠. 그러나 이런 경우가 상위 리그로 올라가면 제구력이 뽀록나기 쉬운 -_-


이런 점들은 큰 무대에서 선발투수로써 어필하기 힘든 요소에요. 불펜투수로도 활약해왔기 때문인지 몰라도 여전히 선발투수로의 완성도가 떨어집니다. 몸이 빨리 풀리는 편이고 불펜투수 경험도 있어서 불펜투수로 메이저에 진출할 수도 있고, 지금까지의 모습만으로는 아마 메이저 구단에선 불펜투수로 계약을 하려고 할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그래서 올해 윤석민이 부상에서 회복되면, 제 3구질을 다른 구질들과 폼에서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가다듬고, 볼넷을 좀 주더라도 코너를 찌르는 투구(로케이션 훈련)를 시도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주자들이 있을 때 정면승부를 연이어하다가 실투를 던지고 실점을 하는 그런 모습은 사라질 가능성이 크고, 그럼 한단계 더 올라서는거죠.


그리고 미국 진출하면, 특유의 구질 습득능력으로 커터나 투심같은 제 4구종을 추가해주면, 미국 공인구의 특성과 맞물려 선발투수로도 엄청난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희망입니다. ㅎㅎ
혹시 불펜투수로 진출할 경우에는 비교 대상은 사이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