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BALL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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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저리그가 즐비한 베네수엘라 타선을 윽박지른 윤석민은 어릴때 모습이 얼굴에 그대로 남아있다. 어릴적 모습과 지금을 비교해 보면 여전히 별명이 '어린이'이라는 이유를 알 것 같다.

◇ 김현수는 어떤 투수가 나와도 정확한 히팅 포인트를 찾아냈다. 이치로도 울고갈 교타자로 거듭난 김현수지만 한복을 차려 입은 어릴적 모습엔 장난기가 가득하다.

◇ '거포 본능'으로 세계를 깜짝 놀라게 만든 김태균. 어릴적부터 당당함을 느낄 수 있는 체격을 과시했다. 우리는 이들이 있어 3월 한달동안 웃음꽃을 피웠다.

　 아이는 또래 친구보다 컸다. 힘도 셌다. 충청도 씨름판을 휩쓸었던 할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았다. 초등학교 시절, 아버지의 권유로 처음 방망이를 잡았다. 파워부터 남달랐다. 천안북중 시절에는 학교 담장밖 우체국 유리창을 여러번 깼다. 20년후, 그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홈런(3개)-타점왕(11점)에 올랐다. 아버지 김종대씨는 아들 김태균이 자랑스럽다. "어려서부터 부모를 잘 챙겨준 듬직한 아들"이라며 웃는다.

　또 한 소년은 꿈을 이뤘다. 그렇게 서고 싶었던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았다. 하지만 오래 가지 못했다. 국내로 돌아와야 했다. 지금, 그를 쫓아낸 메이저리그는 후회하고 있을지 모른다. 봉중근은 이번 WBC서 4게임에 등판, 2승에 방어율 0.51을 기록했다.

　아직도 그는 '어린이'로 불린다. 천진난만한 웃음을 짓고, 구김살이 없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의 내로라 하는 타자들은 천진난만한 웃음을 보지 못했다. 마운드의 그는 무서웠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아메리칸리그 홈런왕(37개) 미구엘 카브레라(디트로이트)도 윤석민의 공에 손을 못댔다.

　20년전,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했다. 누구는 프로야구 선수를 꿈꾸던 야구 꿈나무였다. 그 28명의 아이들. 그들이 커서 기적을 만들었다. 대한민국의 3월은 그들 덕분에 한없이 행복했다.

　전에는 누구도 꿈꿔 보지 못한 일이다.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도 그렇지만 WBC 준우승이라니.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출전하는 WBC다. 대회 관계자, 외신의 눈에 한국은 여전히 야구 변방이었다. 1회 대회 4강은 '소 뒷발로 쥐 잡은 격'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이제는 누구도 그런 소리를 하지 못한다. 세계 2위. 한국야구의 자랑스런 실력이다.

　박찬호(필라델피아) 이승엽(요미우리) 김병현 등 해외파들이 잇달아 이탈했다. 100％ 전력이 아니었다. 8강 정도는 생각했다. '4강 신화' 재현의 기대감은 '언감생심'처럼 보였다.

　하지만 세계가 놀랐다. 국민들은 열광했다. 한반도에는 다시 한번 "대~한민국"이 울려퍼졌다. 아쉬운 일본과의 결승전 패배(3대5)로 땀방울의 가치가 반감되지는 않는다. 태극전사는 승리자다.

　'Boys be ambitious.(소년이여 꿈을 가져라).' 이 땅의 야구 꿈나무들은 WBC 영웅들의 어린 시절 모습을 보며 자신들의 '20년 후'를 상상한다.

　< 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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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민어린이의 표정인 진짜 ㅎㅎ


그리고 보너스로 LG 시절 이용규 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