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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K 와이번스 제공.
  [OSEN = 강필주 기자]    "1단계부터 시작할 필요가 없게 됐다."

 올해도 우승 후보는 단연 SK다. 다른 7개 구단의 스프링 캠프 비공식 화두가 SK 따라잡기일 정도다.

 SK는 FA 이진영이 LG로 이적함에 따라 공격과 수비에서 손실이 있었다. 윤길현, 이재원 등은 수술, 이영욱은 군 입대로 올 시즌 상반기 전력에서 일단 제외돼 투타에서 공백이 생긴 채 1월초 일본 고지 캠프로 향했다.

 하지만 고지에서 들려오는 소식을 종합해보면 여전히 틈은 보이지 않는다. 왼 무릎 수술에서 완벽하게 회복한 이호준을 비롯해 박정권이 부상을 완전히 털어냈다. 또 안경현, 김용우, 최길성까지 보충했다.

 마운드는 우완 투수와 좌완 투수가 고르고 탄탄해졌다. 우완에는 채병룡을 비롯해 송은범, 김원형, 조웅천, 정대현으로 기본 뼈대를 유지한 상태에 엄정욱, 제춘모가 가세한다. 엄정욱은 재활의 막바지로 접어든 상태고 지난 해 제대한 제춘모는 벌써 정상 기량을 되찾았다. 여기에 2년차 오민철이 성장했고 사이드 암 좌완 신인 박현준 등이 기대를 가지게 하고 있다. 좌완은 김광현, 정우람, 가득염, 이승호가 중심을 이룬 상태에서 전병두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또 고효준, 김준, 신인 김태훈, 이진영의 보상으로 받은 이승호까지 넘쳐나고 있다. 외국인 투수까지 합하면 좌우 투수 자원은 1명씩 더 추가된다.

 그나마 외야진이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김강민이 중수골 종양 수술로 빠져 외야를 볼 오른손 타자의 보충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이마저도 모창민, 김동건, 윤상균 등 일부 내야 요원들의 외야 포지션 겸업과 권영진, 김기현, 이명기, 오현근 등 1.5군들이 기량 발전을 통해 메워가고 있다.

 SK 전력분석 팀 김정준 과장은 1월초부터 일본 고지에서 실시하고 있는 스프링 캠프를 지켜보며 "전체 팀 레벨이 어른이 됐다"고 한 마디로 평가했다. 2007년과 2008년이 바닥부터 다지는 기초공사로 시작된 스프링 캠프였다면 올해는 그런 과정을 생략, 수준을 올리는데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과장은 "지난 2007년과 2008년은 1단계부터 하나씩 차곡차곡 쌓아 올라갔다면, 올해는 이 단계를 생략한 채 바로 4~5단계에서 시작하는 것"이라며 "전체적으로 세련돼졌다"고 설명했다.

 김성근 감독은 이번 전지훈련에 앞서 일찌감치 '혹독한 지옥 훈련'을 예고, 선수들에게 100%에 가깝게 몸을 만들어 오라는 지시를 내렸다. 다른 구단 대부분의 선수들이 70~80%인 상태에서 캠프로 향해 몸을 만들며 컨디션을 끌어 올리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금 당장 경기를 하면 우승하겠다"고 한 김 감독의 말도 이런 부분에 대한 만족감을 표시한 것이다. 실제로 정대현은 곧바로 시즌에 투입돼도 될 정도라고 평가를 받았다.

 "원점으로 돌아가 퍼펙트 야구를 추구하겠다"고 이번 스프링 캠프의 목표를 밝힌 김 감독은 "작년까지는 이중 경쟁이었다면 올해부터는 삼중, 사중의 경쟁이라고 보면 된다"며 "퍼펙트 야구라는 것은 단순한 포지션 경쟁이 아니라 전체 SK 야구의 레벨 업을 뜻하는 것이다. 이는 곧 선수 개개인의 레벨 업과 직결된다"고 설명한 바 있다.

 기초 단계를 생략, 스프링 캠프 초반부터 홍백전을 치른 것도 이런 맥락이다. 실전 홍백전은 지난 21일 처음 했지만 이미 그 전부터 라이브 식 홍백전은 가동되고 있었다. 미리 볼 카운트 혹은 아웃 카운트, 주자 유무의 경기 상황을 가정한 상태에서 선수들의 대처 능력이나 각종 전술을 시험한 것이다. 더불어 투수들이 눈을 가린 피칭을 통해 컨트롤, 릴리스 포인트, 밸런스를 잡기 위한 효과를 노리고 있다.

 김 감독은 21일 홍백전부터 본격적인 '성장' 훈련에 돌입했다. 2군급 선수는 1.5군으로, 1.5군급은 1군으로 돕는 작업이다. 전체적인 수준은 올라왔다고 볼 수 있지만 개인 한 명 한 명을 뜯어 놓고 보면 미흡한 부분이 보인다. 이는 곧 지옥 훈련과 개인 훈련을 통해 업그레이드가 가능하고 그렇지 못하면 자연스럽게 도태된다. 이를 통해 조금씩 올 시즌 전력감을 가려내는 작업에 돌입한 셈이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