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두산맨’ 이상훈의 한마디 “무엇인들 못하겠습니까”
- 작성일
- 14-11-30 20:46
30일 비 내린 잠실아구장. 두산 선수들과 팬들의 만남인‘곰들의 모임’이 약식으로 열렸다.
두산 신입단 선수 그리고 코치들이 첫 인사를 하는 날이기도 했다. 가장 주목받은 인물은 코치 이상훈(43). LG 색깔이 워낙 강했던 터라 먼길을 돌아 이웃집 두산 유니폼을 입게된 것 그 자체로도 큰 관심을 몰고 왔다.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에서 2년간 지도자 생활을 한 이 코치는 프로 지도자로 어떤 모습을 보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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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이상훈 신임코치(오른쪽)와 박철우 코치와 함께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곰들의 모임’ 행사에서 두산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제공 |
김 감독이 두산 지휘봉을 잡은 지난 10월말. 두산 실무진으로부터 코칭스태프 합류 의사를 타진받은 이 코치는 김 감독으로부터 직접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두산 신임사령탑으로 발표된 뒤 사흘만이었다.
이 코치는 김 감독과 통화 내용 한토막을 소개했다.
“김태형 감독님이 직접 전화를 주셨는데 감개무량할 뿐이었다. ‘2군을 할지도 모른다가 아니고, 2군 투수들을 맡아달라’는 것이었다. 내 대답은 ‘무엇인들 못하겠습니까’였다. 한팀의 수장이 애기하는 것을 유니폼 입은 사람이라면 당연히 따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 마음으로 답했다.”
이 코치는 올해 2군서 투수 육성에 전념한다. 선수 시절에는 ‘야생마’라는 애칭을 얻을 만큼 마운드에서 거친 몸짓을 보였지만, 지도자로서는 선수들에 섬세하게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이 이 코치가 젊은 투수들에게 전해주기를 바라는 것은 기술뿐 아니라 ‘가슴’이다.
이 코치는 이 대목에서 “투수는 왼손투수라든지 우완이라든지 사이드암이라든 전문성도 있겠지만, 어떻게 던지든 내가 갖고 있는 것을 궁금해하는 선수에게 얘기해주고 싶다. 연습 때 잘 던져도 게임에 올라가 못던지면 선수가 아니다”고 하며 세부 접근법을 얘기했다.
이 코치는 “그저 ‘전수’라면 그거는 기계가 하는 것이다. 코치와 선수는 교류를 해야하는데 때로는 말이 필요 없는 선수가 있고, 또 때로는 붙잡아놓고 시켜야하는 선수가 있다. 또 직접 행동으로 보여줘야 하는 선수도 있다”며 “그래서 코치는 선수의 성격이라든지 심리상태라든지 더 나아가 개인사까지 많은 걸 읽고 있어야한다”고 말했다.
이 코치는 스스로 “난 아직 유능한 코치가 아니다”고 했다. “다만 죽도로 최선을 다하겠다. 내가 지나가는 곳에는 어떤 식이든 흔적이 남게될 것이다. 내가 좋은 선수를 만들든 또 어떤 선수들 만들든 그거는 다른 사람들이 판단할 몫이라고 본다. 지금은 내가 어떤 코치가 되겠다고 말 할 수 있는 단계조차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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