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야구愛빠진 대한민국 “당신은 왜 야구를 사랑하십니까”
- 작성일
- 14-03-28 19:40
5년 전 2007시즌 개막을 앞두고 경향신문은 8개 구단 프런트와 선수들을 대상으로 물었다. “당신은 왜 야구를 사랑하나요?” 현대 유니콘스의 유니폼을 입고 있던 김동수 넥센 코치는 답했다. “야구는 자기희생을 공식기록으로 남겨 내가 팀을 위해 얼마나 헌신했는가를 문서로 보여준다. 개인주의와 이기주의가 팽배한 이 사회에 야구가 주는 아름다운 메시지”라고. 야구는 메시지다.
2년 전 2012시즌 개막을 앞두고 중계방송 관계자들에게 또 물었다. “당신은 왜 야구를 사랑하나요?” 그때 배지현 전 SBS스포츠 아나운서는 “경기장에 들어서는 선수들 중 사연이 없는 선수는 한 명도 없다”고 했고, 한명재 MBC스포츠플러스 캐스터는 “옛날에도, 지금도 야구는 매일매일 스토리를 만들어낸다”고 했다. 야구는 스토리다.
2014시즌은 또다시 새로운 메시지와 새로운 스토리를 준비한다. 전력의 차이가 줄었고,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탄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래서 다시 한 번 묻는다. “당신은 왜 야구를 사랑하나요?” 지겹도록 야구와 함께 한 이들, 그라운드에서 뛰었고, 벤치에서 지켜봤고, 이제는 마이크 앞에서 이를 전달하는, 해설위원들이 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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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다는 것은 한계가 없는 ‘무한’의 재미를 가져온다. 선수 시절 ‘승부사’였던 그들은 ‘무한’에서 새로운 목표를 찾는다. 김재현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야구는 최고를 넘어서는 또 하나의 최고를 찾는 매력이 있다”고 했다. 최고의 팀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랐고, 그 자리에서 팀을 떠났다. 김 위원은 “밖에 나오니 그 팀에도 부족했던 점이 보인다. 최고를 넘어서는 또 최고를 찾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최고의 최고는 다시 기본으로 돌아간다. 안경현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잘 하려고 하면 오히려 잘 안되는게 야구”라고 했다. 그라운드를 떠나니 기본이 보인다. 안 위원은 “수비를 말하자면, 내 손에 공이 있을 때 몸이 움직여야 빠르고 강한 송구가 가능하다. 내 손에 오기 전 부터 움직이면 정작 느리고 부정확하다”고 했다. 야구의 매력. 야구는 다시 ‘기본’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김정준 SBS스포츠 해설위원도 ‘기본’을 강조한다. 김 위원은 “지난해 류현진이 첫 등판 때 번트 대고 살살 뛰다가 관중들로부터 야유를 받는 장면이 인상깊었다”고 했다. 야구는 승리를 목적으로 하지만 그 과정에서 보여주는 기본기를 강조하는 문화를 가졌다. 그 결과를 향한 비겁한 꼼수를 용서하지 않는다. “우리 사회는 기본, 기초 보다 결과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결과보다 기본, 과정에 집중하는 야구 문화, ‘진짜 야구 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서 야구는 이들에게 문화이자 삶이다. 이순철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이제 야구는 생활이 됐다. 세상의 모든 일을 야구를 통해 본다”고 했고, 박재홍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도 “야구는 언제나 함께 애 온 오랜 친구와 같이 느껴진다”고 했다.
야구는 올해도 계속된다. 야구를 생활로, 삶으로 만든 이들이지만 승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차명석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야구는 내게 사랑이라기 보다 전쟁에 가깝다. 코치를 시작하면서부터 야구는 나에게 전쟁터와 같았다. 야구에 대해 수많은 책을 읽으며 열심히 공부해왔지만 아직도 부족한 게 많다”고 말했다.
이제 2014 프로야구가 개막한다. 야구는 우리 사회에 ‘페어 플레이’를 강조한다. 비겁한 꼼수에 대해 ‘야유’를 보낼 것을 가르쳐 준다. 그 속에서 또 하나의 드라마가 펼쳐진다. 이제 즐길 준비 되셨나요. 당신이 답할 차례입니다. “당신은 왜 야구를 사랑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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