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조감독이 꾸준히 선발을 키운다는 건 헛소리입니다.
- 작성일
- 09-04-28 00:56
일단 제목은 좀 자극적으로 썼고요.
대체로 선발투수를 "감독이 키운다"는 것은, 그 선수가 영 엉망이어도 자신의 안목과 선수에 대한 믿음을 갖고 기다려 준다는 것을 뜻하죠.
써보니 잘 던지더라.. 그래서 계속 쓰는 건 아무나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김성근 감독이 김광현을 꾸준하게 가르치면서 당장의 성적에 구애받지 않고 한 시즌 내내 기다려 준 경우를 들 수 있겠네요.
기아의 경우 몇년동안 싸그리 긁어모았던 강속구투수 수집증이 이제 겨우 영점들이 잡히면서 선발감들이 쏟아져나왔고, 서재응이 드디어 국내적응을 마친 시점이 되었을 뿐입니다. 물론 조감독이 데려온 칸베 코치가 여기에 공이 있다면 그것 역시 조감독의 공으로 인정해 줘도 됩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선입견, 어느 어느 감독과 달리 조감독이 선발투수를 키우는 데 의지가 있다는 것은 사실과 다릅니다.
김광현에 대한 믿음을 결코 저버리지 않았던 김성근 감독, 유원상에게 기회를 죽어라 주어 온 김인식 감독이 오히려 그런 칭찬을 받아야 겠죠.
작년 이범석의 경우,
선발 낙점 후 최초 세 경기 성적을 보죠. 6.2이닝 4자책 - 6이닝 무자책 - 8이닝 1자책.
중간에 합류한 1군 성적도 별로 없는 초짜 선발투수로서 이정도면 거의 센세이셔널한 데뷔입니다. 체력문제 등으로 이후 두 번 무너지지만 그 후로 9회말 2사까지 노히트노런을 하는 등 솔리드하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한 선발투수 노릇을 합니다. 당시 윤석민과 이범석은 전 구단 최강의 원투펀치라는 평가까지 받았죠. 실제로 늦게 합류해서 공인 순위에 들지 못했을 뿐 방어율, whip, 피안타율 등 거의 모든 비율스탯 부문에서 이범석은 윤석민과 시즌 내내 리그 1,2위를 다퉜고, 평균구속 1위의 선발투수기도 했죠.
양현종의 경우,
양현종의 경우에는 이미 순위싸움이 끝난 9월에 윤석민이 아예 로테이션에서 빠지면서 땜빵 선발을 했죠. 이런 경우 팀내 탑 프로스펙트에게 선발 기회가 주어지는 것은 아주 평범한 일입니다. 7이닝 3실점과 7이닝 무실점의 아주 준수한 투구를 하기도 했고 2이닝만에 강판된 적도 두 번 있군요. 한마디로 선발 적응이 되지 않고 포텐셜만 높은 선수가 기복이 심한 전형적인 예입니다. 이런 경우 선발 테스트를 해볼만 하죠.
그리고 올해 본격적으로 선발투수로 낙점, 사실상 선발로테이션 합류 첫해라고 할 수 있는 이번 시즌에 투고타저의 리그에서 4게임 24.2이닝 방어율 1.46이라는 리그에이스급의 성적을 거둠으로써 당당한 선발투수임을 내외에 공인받습니다. 감독이 꾸준히 기다려줬다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어디도 없습니다.
곽정철의 경우 올해 선발투수로서 훌륭한 성적을 거뒀지만 (5.1이닝 1자책 - 6이닝 1자책) 현재 팀사정상 불펜투수로 돌아서 있는 상태라 언급할 필요가 없고요.
반면 윤석민의 경우 4게임 방어율 5.25의 다소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불펜이 불안하자 마무리로 보직전환됩니다. 물론 마무리 경험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요인이겠지만, 윤석민이 WBC 후유증 없이 작년과 같은 페이스였고 다른 선발투수들이 부진했더라도 윤석민이 마무리로 갔을 거라고 단정하긴 어렵죠. 심지어 많은 기아팬들조차 지금 선발중에 윤석민의 페이스가 가장 좋지 않다는 것을 마무리 전환이 타당한 이유로 꼽고 있으니까요. 현재 윤석민의 부진이 상당부분 체력적인 문제일 것인데 보직전환이 더 부담이 될 것이란 점은 스킵하고 말이죠.
뭐 여기까지 쓴 건 다 끼워맞추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fact)들이 끼워맞추기 수준을 넘어서 진실(truth)로서 명확해지는 건 로페즈의 보직 때문이죠.
메이저리그에서 불펜투수로만 나왔던 용병투수와, 팀의 상징이자 지난 수년간의 유일한 자존심이었던 리그에이스급 영건 중 하나를 뒤로 돌릴 때 후자를 선택한다는 건 다들 지적하듯이, 선발을 보장한다는 내용이 계약에 포함되어 있다는 것 없이 납득하기 어렵죠.
윤석민, 서재응 두 명은 붙박이 선발로 구상할 수밖에 없고,
이범석 또한 부상이라지만 1년간 에이스급 포텐셜을 유감없이 발휘하여 돌아오면 선발진 합류가 당연시되는 시점에서,
8개구단에서 가장 많은 선발후보군을 거느리고
(윤석민,서재응,이범석,곽정철,양현종,이대진,임준혁.. 오준형 강철민 고우석 등은 그냥 전력외로 분류한다 하더라도)
작년에는 어느 팀이나 탐냈던 좌완강속구 투수도 헐값에 팔아넘겼던 팀의 감독이,
작년 리그 최하위였던 장타력의 문제조차 외면하고, 용병투수 두 명을 붙박이 선발로 뽑은 (최소한 뽑는 걸 승인한) 거죠.
기아의 선발 리빌딩이 조감독의 끈기와 의지에 의한 것이라는 건 코웃음칠 얘기입니다. 한국에서 5선발의 위치를 고려해 보면, 사실상 윤석민-서재응(이범석) - 용병 두 명으로 시즌을 꾸릴 생각을 했다는 거죠. 차라리 영건들 영점을 잡아서 조감독의 시즌구상을 망그러뜨러버린(?) - "아니 우리 팀에 왜이리 쓸만한 선발이 많은 거야??" - 투수코치의 공이라면 더 얘기가 되겠습니다만.
대체로 선발투수를 "감독이 키운다"는 것은, 그 선수가 영 엉망이어도 자신의 안목과 선수에 대한 믿음을 갖고 기다려 준다는 것을 뜻하죠.
써보니 잘 던지더라.. 그래서 계속 쓰는 건 아무나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김성근 감독이 김광현을 꾸준하게 가르치면서 당장의 성적에 구애받지 않고 한 시즌 내내 기다려 준 경우를 들 수 있겠네요.
기아의 경우 몇년동안 싸그리 긁어모았던 강속구투수 수집증이 이제 겨우 영점들이 잡히면서 선발감들이 쏟아져나왔고, 서재응이 드디어 국내적응을 마친 시점이 되었을 뿐입니다. 물론 조감독이 데려온 칸베 코치가 여기에 공이 있다면 그것 역시 조감독의 공으로 인정해 줘도 됩니다.
하지만 일반적인 선입견, 어느 어느 감독과 달리 조감독이 선발투수를 키우는 데 의지가 있다는 것은 사실과 다릅니다.
김광현에 대한 믿음을 결코 저버리지 않았던 김성근 감독, 유원상에게 기회를 죽어라 주어 온 김인식 감독이 오히려 그런 칭찬을 받아야 겠죠.
작년 이범석의 경우,
선발 낙점 후 최초 세 경기 성적을 보죠. 6.2이닝 4자책 - 6이닝 무자책 - 8이닝 1자책.
중간에 합류한 1군 성적도 별로 없는 초짜 선발투수로서 이정도면 거의 센세이셔널한 데뷔입니다. 체력문제 등으로 이후 두 번 무너지지만 그 후로 9회말 2사까지 노히트노런을 하는 등 솔리드하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한 선발투수 노릇을 합니다. 당시 윤석민과 이범석은 전 구단 최강의 원투펀치라는 평가까지 받았죠. 실제로 늦게 합류해서 공인 순위에 들지 못했을 뿐 방어율, whip, 피안타율 등 거의 모든 비율스탯 부문에서 이범석은 윤석민과 시즌 내내 리그 1,2위를 다퉜고, 평균구속 1위의 선발투수기도 했죠.
양현종의 경우,
양현종의 경우에는 이미 순위싸움이 끝난 9월에 윤석민이 아예 로테이션에서 빠지면서 땜빵 선발을 했죠. 이런 경우 팀내 탑 프로스펙트에게 선발 기회가 주어지는 것은 아주 평범한 일입니다. 7이닝 3실점과 7이닝 무실점의 아주 준수한 투구를 하기도 했고 2이닝만에 강판된 적도 두 번 있군요. 한마디로 선발 적응이 되지 않고 포텐셜만 높은 선수가 기복이 심한 전형적인 예입니다. 이런 경우 선발 테스트를 해볼만 하죠.
그리고 올해 본격적으로 선발투수로 낙점, 사실상 선발로테이션 합류 첫해라고 할 수 있는 이번 시즌에 투고타저의 리그에서 4게임 24.2이닝 방어율 1.46이라는 리그에이스급의 성적을 거둠으로써 당당한 선발투수임을 내외에 공인받습니다. 감독이 꾸준히 기다려줬다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어디도 없습니다.
곽정철의 경우 올해 선발투수로서 훌륭한 성적을 거뒀지만 (5.1이닝 1자책 - 6이닝 1자책) 현재 팀사정상 불펜투수로 돌아서 있는 상태라 언급할 필요가 없고요.
반면 윤석민의 경우 4게임 방어율 5.25의 다소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불펜이 불안하자 마무리로 보직전환됩니다. 물론 마무리 경험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요인이겠지만, 윤석민이 WBC 후유증 없이 작년과 같은 페이스였고 다른 선발투수들이 부진했더라도 윤석민이 마무리로 갔을 거라고 단정하긴 어렵죠. 심지어 많은 기아팬들조차 지금 선발중에 윤석민의 페이스가 가장 좋지 않다는 것을 마무리 전환이 타당한 이유로 꼽고 있으니까요. 현재 윤석민의 부진이 상당부분 체력적인 문제일 것인데 보직전환이 더 부담이 될 것이란 점은 스킵하고 말이죠.
뭐 여기까지 쓴 건 다 끼워맞추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fact)들이 끼워맞추기 수준을 넘어서 진실(truth)로서 명확해지는 건 로페즈의 보직 때문이죠.
메이저리그에서 불펜투수로만 나왔던 용병투수와, 팀의 상징이자 지난 수년간의 유일한 자존심이었던 리그에이스급 영건 중 하나를 뒤로 돌릴 때 후자를 선택한다는 건 다들 지적하듯이, 선발을 보장한다는 내용이 계약에 포함되어 있다는 것 없이 납득하기 어렵죠.
윤석민, 서재응 두 명은 붙박이 선발로 구상할 수밖에 없고,
이범석 또한 부상이라지만 1년간 에이스급 포텐셜을 유감없이 발휘하여 돌아오면 선발진 합류가 당연시되는 시점에서,
8개구단에서 가장 많은 선발후보군을 거느리고
(윤석민,서재응,이범석,곽정철,양현종,이대진,임준혁.. 오준형 강철민 고우석 등은 그냥 전력외로 분류한다 하더라도)
작년에는 어느 팀이나 탐냈던 좌완강속구 투수도 헐값에 팔아넘겼던 팀의 감독이,
작년 리그 최하위였던 장타력의 문제조차 외면하고, 용병투수 두 명을 붙박이 선발로 뽑은 (최소한 뽑는 걸 승인한) 거죠.
기아의 선발 리빌딩이 조감독의 끈기와 의지에 의한 것이라는 건 코웃음칠 얘기입니다. 한국에서 5선발의 위치를 고려해 보면, 사실상 윤석민-서재응(이범석) - 용병 두 명으로 시즌을 꾸릴 생각을 했다는 거죠. 차라리 영건들 영점을 잡아서 조감독의 시즌구상을 망그러뜨러버린(?) - "아니 우리 팀에 왜이리 쓸만한 선발이 많은 거야??" - 투수코치의 공이라면 더 얘기가 되겠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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