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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경기는 참 많은 의미와 얘깃거리를 남긴 완전한 승리였습니다.

일단 상대 에이스급 2선발인 에릭해커를 상대로 역전승을 일구어 냈고,

에이스 밴헤켄선수의 9연승으로 13시즌 다승 12승에 벌써 도달 했으며,

부진을 거듭하던 이성열과 박병호 선수의 가뭄의 단비같은 홈런포가 있었죠.

9구단 최초로 500득점을 달성한 날이기도 합니다.

선발 밴헤켄선수는 7이닝 104구 3피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방어율을 다시금 2점대로 내리며 12승에

달성하였습니다. 고무적인 것은 예년과 달리 날씨가 무더운 여름임에도 지치지 않고 자기 페이스를 유지하는

데에 있는데요. 이는 코칭스탭의 배려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자신의 컨디션 관리와 크보 환경에 완벽히 적응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페이스대로라면 넥센 역대 최다승인 2012년의 브랜든 나이트의 16승을 넘어서는 것도 가능할 거라 보여집니다.

오늘은 로티노선수의 부상으로 선발포수박동원과 배터리를 이뤘는데요. 청주구장에서 한화와의 3연전을 기점으로

포수 박동원이라는 하나의 선수가 재탄생 했다고 봐도 좋을 정도의 호흡을 보여주었습니다.

특유의 최대한 볼넷을 주지 않고 그냥 맞더라도 공격적인 볼배합을 가져가는 그의 리드로 인해

3회에서 6회초까지를 안타,볼넷하나 맞지않는 퍼펙트피칭을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투구수를 훨씬 줄이는 피칭을 해준 것이 7이닝을 가져갈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타격에 있어서도 4경기연속 안타를 기록하는 등 좋은 모습을 이어가주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박동원에게 

경기감각을 유지시켜 많은 경험을 쌓게 해주는 배려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오늘 좋았던 것은 염경엽감독의 1차전을 잡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드러낸 점입니다. 점수가 벌어졌음에도

긴장을 풀지않고 세이브상황이 아님에도 한현희에 이어 손승락선수를 등판 시킨점을 볼 때,

제가 누누히 강조했던 상대팀에게 내일에 대한 여지를 최대한 주지 않겠다는 모습이 보여준 모습이 반가웠습니다.

이것은 2차전에서 오늘 안타를 치지못했던 나성범을 위시한 타자들을 상대로 심리싸움을 펼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오늘 밴헤켄선수가 최근 타격이 부진한 엔씨 타자들을 상대로 심리전을 펼치면서 주효하게

작용하였습니다.

공격에 있어서는 초반 에릭의 수싸움에 밀리고 잘친타구가 호수비에 잡히는 등 부진과 불운이 겹쳐

상대에게 선취점을 내주면서 어렵게 끌고 갔으나, 에릭의 직구 제구가 안되면서 연거푸 브레이킹볼로

타자와 승부하면서 단조로운 볼배합이 노출되며 4회의 집중력으로 역전시키는데 성공하였습니다.

엔씨의 타선을 생각하면 불안한 리드였지만, 6회 또한번의 집중력으로 이성열선수의 쓰리런이 터지면서

경기의 흐름을 가져오는데 성공하였습니다. 사실 2달만의 홈런포를 터뜨린 이성열선수의 쐐기포도 대단하지만

아무래도 4회에 터진 김민성 선수의 적시타와 6회의 안타가 아니었다면 경기를 가져오지 못했을 것입니다.

최근에 김민성 선수가 투수에게 연거푸스트라이크를 허용하면서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승부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럼에도 주눅들지 않고 홈런과 적시타를 쳐주는 것은, 선수의 집중력이 계속 잘 유지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6번의 윤석민 선수는 타석에선 부진하였으나 선발 1루수로 나와 2번의 슈퍼세이브를 기록하면서

무안타가 아쉽지 않은 승리의 수호신역할을 톡톡히 해주었습니다.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11경기만의 박병호 선수의 30호 홈런포였는데요. 최근에 박병호 선수의 뱃스피드와

스윙이 노림수에 따라가지 못하면서 좀더 이른타이밍에 뱃이 나오게 되고, 당연히 상대투수의 유인구에

말리면서 불리한 볼카운트를 만들어 놓고 투수를 상대하는 바람에 제대로 파악도 못하고 수많은 타석을

범타로 날리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었습니다.

30호 홈런으로 아직 이러한 악순환이 해결 된 것은 아니지만, 박병호선수 본인이 마음의 짐을 많이 덜었다는

것만으로 좀 더 여유있는 모습으로 투수를 상대하게 된 점이 단비와 같은 희소식이 아닐까 싶네요.

이 자리를 빌어 박선수에게 조언하고 싶은 것은 박병호의 홈런은 항상 많은 볼카운트에서 나왔다는 것입니다.

투수가 정면승부를 피한다? 좋은 것입니다. 볼넷으로 나가야할 때도 있겠지만 유리한 카운트에서 커트로 투구수를 늘려 투수를 지치게 하세요. 지치게 하면 할 수록 노리고 휘두르는 스윙이 아닌, 본능에 의한 스윙으로도 좋은 타구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고, 그것이 홈런왕 박병호가 시즌동안 보여왔던 본래의 모습입니다.

내일은 오재영선수가 등판하는데 상대선발이 에이스 찰리 쉬렉이기 때문에 어려운 승부가 될 것입니다.

관건은 얼마나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느냐, 그러기 위해선 엔씨 타자들의 심리를 얼마나 잘 읽고 이용하느냐

가 되겠지요. 현재 엔트리에 좌완 불펜투수가 없기 때문에 계투진을 어떻게 가져갈지도 키포인트가 되겠습니다.

공격에 있어서는 찰리 쉬렉의 안쪽 바깥쪽 코너 구석구석을 찌르는 직구를 얼마나 홈베이스 앞에서 타격으로 가져갈 것인가가 관건이 될 것입니다. 찰리가 우완이기 때문에 좌타자 라인업을 짜보는 것도 좋겠지만,

내일은 내일의 결과에 맡기고 오늘만큼은 기쁨을 마음껏 즐기셨으면 합니다.

ps.원래 히어로즈 공홈에 올리는 글인데 게시판이 폭파되는바람에ㅠㅠ 넓은 양해 바랍니다.
복구되면 삭제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