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유산을 대하는 방법
- 작성일
- 11-04-20 10:33
전임감독이 각기 롯데는 강력한 타격의 팀으로, 삼성은 강력한 투수력의 팀으로 만들었죠.
부산팬은 로 감독이 만든 팀 컬러가 롯데에 맞다고 생각했고, 대구팬은 타격이 더 활발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감독이 앞선 감독의 유산을 대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양 감독은 로 감독의 유산을 지우는 데 급급해 팀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로 감독과 함께 했던 주요 코치들은 자리를 지키지 못했으며, 선수들의 포지션을 뒤흔었습니다.
그에 비해 류 감독은 선 감독의 유산인 투수력을 한층 더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선 감독이 선임했던 오치아이 투수코치를 연임시키고, 투수관리를 위임해 유산을 이어 가고 있지요.
앞선 사람의 유산을 지우는 법도 필요합니다.
SK에 김성근 감독이 부임했을 때 가장 먼저한 일 중 하나가 선수단을 장악하는 일이었죠. 장악하며 이대수가 타겟이 돼 나주환과 트레이드 됐습니다. 자신의 야구 스타일에 맞는 유격수가 필요했고, 스타일이 확고해진 이대수 대신 자신의 색깔에 맞는 나주환을 택한 거죠. 이는 조범현 감독이 중용했던 야구 스타일을 지우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은 조범현 감독이 준비해놓은 박재상, 김강민, 정근우, 송은범 등의 전력을 자기화해서 이어갔습니다.
시즌 초반이지만 양 감독의 1차 패인은 여기에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바로 무리한 과거 지우기죠.
정권 초반이 떠올라 씁쓸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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