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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만 시작하면 선수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이탈한다. 올해는 스프링캠프부터 1군 주전 선수들이 아파서 빠졌다. 어느덧 4년째 같은 일이 반복된다. 이쯤 하면 줄 부상이 KIA만의 또 다른 병이 될 지경이다.

재활군이 차고 넘친다. 지난 주말 도루를 하다가 손가락이 찢어진 김주찬을 비롯해 김선빈(햄스트링)-김민우(햄스트링 파열)-이범호(옆구리)가 있다. 스프링캠프 도중 귀국한 유동훈(무릎)-박지훈(팔꿈치)-곽정철(무릎), 최희섭(무릎)이 있다. 선동열(51) KIA 감독의 말마따나 재활군으로 또 하나의 주전을 꾸릴 수 있을 정도다.

줄부상의 시작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9년 10번째 우승컵을 거머쥐었던 KIA는 이듬해 시즌 중반까지 3위권을 유지했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선수들의 부상이 시작됐고 결국 정규시즌을 5위로 마치고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당시 사령탑이었던 조범현(현 KT 감독) 감독은 "선수들이 자꾸 아프다. 전년도 우승을 했던 팀이라 피로가 누적된 듯하다"며 한숨을 내쉬곤 했다. KIA는 이듬해에도 이범호를 FA(프리에이전트) 영입하는 등 우승을 위해 전력을 보강했지만 줄 부상 끝에 시즌을 4위로 마쳤다. 201년 타이거즈는 새 수장을 맞이했으나 지난해까지 단 한 번도 가을야구에 진출하지 못했다. 물론 가장 큰 이유는 주전급 선수들의 부상이었다.

KIA는 지난해 함평에 2군 전용훈련장을 만들었다. 인조잔디였던 무등구장에 푹신한 천연 잔디를 깔았다. 올해부터 사용하는 챔피언스필드 환경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좋은 편이다. 다시 시작된 줄 부상이 이해되지 않는 이유다.

다치는 선수가 드물기로 유명한 한 구단의 트레이닝 팀 관계자는 "다친 선수들을 관리하는 트레이너 숫자가 부족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KIA는 9명의 트레이너를 운영 중이다. 이중 2명이 재활군을 담당한다. 2명은 적은 숫자가 아니다. 대부분의 팀이 이 정도 규모의 트레이너팀을 재활군에 배치한다. 총 트레이너 숫자 면에서는 KIA가 오히려 많은 축에 든다. 이 관계자는 "트레이너들의 실력이나 수준, 운영 방법은 모든 구단이 비슷하다. KIA라고 해서 트레이너들의 자질이 떨어진다는 시선은 사실이 아니다. 요즘은 전 구단이 트레이너들에게 해외 연수 기회를 주고 있다. KIA도 논문을 찾아 보며 공부하는 트레이너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많이 아프면 관리자의 숫자도 늘려야 한다. 재활군 트레이너는 격무에 시달린다. 아픈 선수 한 명 한 명을 붙잡고 컨디션을 체크하고 직접 훈련과 운동을 서포트 한다. 한기주는 지난해 어깨 회전근 부분 파열 연골 수술을 받았다. 재활군과 훈련하던 그는 지난 겨울 집을 꾸려 서울로 올라왔다. 개인 재활 시설을 찾아 훈련을 하기 위해서 였다. 한기주는 "KIA 트레이너님들도 정말 잘 도와주신다. 그런데 워낙 다친 선수들이 많더라"며 "재활은 트레이너 한 명이 선수 한 명에게 오랜 시간을 투자하고 관리를 해야 하는 과정이다. 넉넉한 트레이너진 속에서 조금더 긴 시간 동안 재활 훈련을 하기 위해 함평을 나왔다"고 말했다.

다른 구단의 트레이너 팀 관계자의 생각도 비슷했다. 그는 "재활은 품이 많이 든다. 다른 곳보다 훨씬 더 많은 주전급 선수들이 재활군에 와 있다면 트레이너의 숫자도 늘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