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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오늘의 패인은 타선의 침묵이고요

개인적으로 2회 이현곤 번트가 매우 아쉽네요. 시리즈 첫겜임을 감안할때 초반에 흔들리는 선발 상대로 1점을 짜내겠다는 소극적 운용은 갑갑합니다. 기아는 초반에 대량득점으로 기세를 잡아야 삼성을 이길 수 있고 지더라도 1회전에 삼성의 불펜을 초반에 가동시키는 겜이 되어야 했는데 장원삼만 완전히 살려주고 말았습니다. 삼성의 이후 페넌트 운영에 큰 힘이 되겠네요.

물론 이현곤이 병살을 칠수도 있고 진루타에도 실패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몰아붙여야 할 때 몰아붙이지 않고 공 하나에 아웃카운트 하나를 헌납함으로써 저 개인적으로는 이후 5회까지 장원삼이 1,2실점 더 하면서 꾸역꾸역 막고, 트레비스도 상태가 별로였으므로 1,2실점 더하고 삼성불펜이 6회부터 출동하여 결국 역전패당할 공산이 크겠다고 봤습니다. 삼성 상대로는 특히 짜내고 지키는 야구는 역전패를 불러올 뿐입니다. 이건 운이 나빠서 다이긴 겜을 자꾸 지는 게 아니라, 삼성과 기아의 전력배분이 그렇게 되어 있는 것일 뿐이죠. 게임 중반은 보지 않았지만 생각외로 양선발이 호투하면서 길게 버텨서 예상이 빗나가긴 했더군요.

그리고 한기주를 마무리로 쓰겠다는 무모한 계획은 빨리 재검토했으면 좋겠군요. 기주 없이도 어쨌든 5월 이후 굉장한 승률로 1위까지 치고 올라온 전력입니다. 1년 반동안 재활하고 선발로 석달간 등판간격 지키면서 훈련시킨 녀석을 1군올라오자마자 박빙 프레셔를 견디며 연투대기하는 마무리로 쓰겠다는 건 잘 이해가 안갑니다. 지난 주 굴렸더니 금방 공도 망가졌네요. 마무리로 쓸거면 그렇게 훈련을 시키던가, 걍 2군에서 내년선발준비시키면서 한번씩 콜업해서 스팟스타터로 써먹던가, 머 어쨌든 희걸현종보다 낫지 않겠습니까. 하튼 없는 전력 셈치고 구상을 해야지요. 몇년간 수술도 못하게 하는 구단을 위해 팔꿈치 통증 참고 던지다 갓 재활마치고 올라온 넘에게, 선배랍시고 우리 우승하게 늬가 희생해라는 식의 압력을 넣어서 한순간에 이기적인 선수로 만든 이범호도 개인적으로 상당히 비호감됐구요.